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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뽕 Nov 24. 2021

죽고싶진 않지만 살고싶지 않은날

우울과 무기력증 딛고 일어서기


무기력하다.


지금까지는 아무것도 하기 싫은 말하자면 귀찮은 상태를 나는 무기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방문을 열수가 없었다.


누운 자리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씻을수가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은 겨우 출근을 하는게 한계였다.


회사에 와도 일을 할 수가 없었다.


전혀 집중이 되지 않았고, 사소한 실수들이 계속 이어졌다.


상사의 지적이 계속되니 자존이 끝도 없이 떨어졌다.


죽고싶은 자살 충동과 자해 충동이 계속 이어졌다.


약을 먹는다고 기운이 나는 것도 아니었다.


아무리 의사가 이 약 한번 잡솨봐~~ 하고 약을 줘도 그 약을 먹을 의지가 들지 않았다.


마음대로 단약을 하면 더 나빠질걸 알면서도, 약을 먹어야 디폴트값의 우울을 유지하는 내 삶에 환멸이 느껴졌다.


온몸을 긁어서 피딱지가 앉았다.


몸이 계속 가려웠다.


따끔따끔한 통증이 이어지자 비로소 살았다는 안도가 밀려든다.


죽고싶은 마음과 살고싶은 마음 사이에서 끝도 없는 방황이 시작됐다.


의사는 자꾸 몸을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무기력을 몸이 학습하기 전에, 정말 힘들겠지만 운동이 하기 싫으면 산책을 하든 뭘하든 몸을 움직여야 한다고 했지만 의사도 알고 있었다. 우울증 환자에게 몸을 움직이라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사람을 만나고싶지 않았다.


모든게 부질없고 귀찮았다.


그런 일주일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머리가 터질것 같았다.


심지어 일을 하다가 퇴근시간이 되기전에 몸이 아프다며 조퇴를 하기도 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하던일을 다 내동댕이 칠것 같았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고 지나가긴 너무 잔혹한 시간이었다.


조금 안정을 찾은 나는 금요일날 겨우 하나 있는 월차를 써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이미 떠나기 전부터 귀찮다.


일정을 취소하고 싶은 마음이 몇번씩이나 불쑥불쑥 올라오기에 일부러 혼자가는 여행을 선택하지 않았다.


일행이 있으면 내 맘대로 여행을 취소할 수 없으니 말이다.


이번 여행에서 난 무얼 찾게 될지 모른다.


아니 아무것도 찾으려고 하지 않을 작정이다.


그저 나를 비워내고 나를 조금 내려놓는 연습을 해볼 생각이다.


일상의 감사를 느껴보자.


일상의 감사가 무뎌진 자리에 나의 욕심이 자라 그것이 자꾸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조금은 천천히 가도 되지 않을까....


사회적 알람을 끄고 내 발걸음대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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