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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 Jun 22. 2020

결국 그 말은 못 할 거잖아

넬 - 그리고, 남겨진 것들

그립고, 보고 싶었지.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어 자꾸만 삼켜.

 나의 솔직한 마음을 너는 듣지 못하게 말한다. 달라질 건 없다고 생각하면서. 달라질 있다면 내 마음을 알아챈 순간 차가워질 너의 마음뿐이라고. 쉬지 않고 생각하는 것, 계속해서 되뇌는 질문. 어느 쪽이 나에게 나을까 하고. 어느 쪽이 너에게 나을까 하고. 나는 결국 꿀꺽 삼키기로 해.


 나는 너의 머리카락이 흩어져있는 어깨 언저리에 언제까지나 시선을 두고 읊조린다. 너를 한 번만 안아보고 싶다. 그 말 끝에 네가 내 머리 위에 손을 올리고 괜찮다고 말해주기를. 나는 웃는다. 나는 이미 위로를 받았다.

됐다, 그걸로.

장화 위로 우산 위로 툭툭 떨어지는 빗소리에, 이렇게 아플 수 있을까 싶었던 그 겨울이 생각난다. 나는 당신에게 그저 한 계절일 뿐이었을까. 나는 그저 그 계절 속의 한 사람이었을 뿐이었을까.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나의 삶을 살아내고 있지만 당신이 없는 이 삶이 결국엔 어떤 의미일지 지금의 나는 알 수가 없다.


사실은 그래
흩어지는데 붙잡아 뭐해
마음만 더 아프게
근데 이렇게 살아지는 게
또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 싶긴 해
가끔씩은 같은 기억 속에 서있는지
너의 시간 역시 때론 멈춰버리는지
넬(NELL) - 그리고, 남겨진 것들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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