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이 변하지 않아도 말이죠
다시 말하지만 스트레스는 공학에서 응력이라고 합니다. 정의를 하기 위해 그림을 한번 보시죠. 간단합니다. 물체가 있고 그 물체가 어떤 하중을 받고 있습니다.
두 가지만 보면 됩니다. 하중과 단면적.
스트레스(응력)는 물체가 받은 하중의 크기를 물체의 단면적으로 나누는 것입니다. 물론 공학적, 물리학적으로 더 복잡하게 얘기해야 하지만 단순화하면 그렇습니다.
스트레스 = 하중/단면적
이 공식을 보면,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1. 하중을 감소시키는 방법
2. 단면적을 늘리는 방법
공학적인 상황에서는 하중이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즉 어떤 기계나 제품이 이 정도는 견뎌야 한다라는 하중 값이 정해져 있습니다. 세탁기가 빨래를 하면서 받는 하중은 이미 어느 정도 선에서 계산되어 있습니다. 25kg 세탁기라고 하면 빨래를 25kg까지 넣을 수 있다는 것이죠. 하중이 정해져 있으니 잘 견딜 만한 단면적으로 설계를 합니다. 만약에, 주어진 하중이 아닌 돌덩이를 넣고 돌려서 돌세탁을 하는 바람에 고장이 나면 사용자 과실입니다.
사람이 받는 스트레스 또한 이런 공학적인 관점으로 접근해 볼까요? 마찬가지로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는 나에게 하중이라고 느껴지는 것들을 줄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서 벗어나는 게 좋습니다. 여행을 가면 스트레스 해소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분명 하중의 크기가 줄어 들어서겠죠. 스트레스 원인을 줄이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이 없겠지만, 매번 여행으로 도피할 수도 없고, 아마 이런 생각이 드실 거 같습니다.
‘줄일 수 있다면 벌써 줄였다.’
네 맞습니다. 줄이고 줄여도 삶의 압박들이 남아 있죠. 두 번째 방법이 더 강력한 이유가 스트레스 원인을 그대로 둔 채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단면적을 넓힌다는 건 살을 찌우자는 의미는 아닙니다. 우리가 받는 하중이 사실 물리적인 게 아니고 심리적인 것이니까. 심리적인 단면적을 의미합니다. 바로 마음을 넓히는 것입니다. 자료들을 찾아보니 어떤 분은 마음의 틀을 넓히는 것에 대해 글을 쓰셨습니다. 또 마음 넓히는 법이라는 시를 쓰신 분도 있습니다. 두 분의 글을 봐도, 마음의 면적을 넓게 하는 것은 마음의 경계선과 관련이 있습니다. 경계선을 지속적으로 허무는 일이 마음을 넓히는 방법입니다. 자기가 갇혀 있는 생각의 틀을 깨는 것이 필요합니다. 경계선이 없다는 것은 면적이 매우 넓은 것이죠. 경계선이 너무 단단하면 마음의 넓이는 고정됩니다. 바꿀 여지가 없어집니다.
경계선이 무엇일지 생각해 봅니다. 생각의 경계선에 대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1. 그런 말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어.
2. 저런 사람과 마주치고 싶지 않아.
3. 난 이런 상황은 견딜 수가 없어.
4. 이런 류의 일은 너무 싫어.
누구나 자신의 내적 기준이 존재합니다. 그 기준 선이 어디까지 인가? 에 대한 얘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경계선을 넓힌다는 것은 결국 이런 것들이 되겠네요.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 ‘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고, 이런 사람도 있는 거지 ‘
‘이 상황도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 있을 거야 ‘
‘살다 보니, 이런 일도 해보게 되는 군‘
경계선을 허무는 일에 소극적일 수도 있고, 적극적일 수도 있습니다. 소극적이든 적극적이든 경계선을 허무는 생각의 전환이 있을 때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내가 마음 넓히기도 전에 압박이 훅 들어오면 어떡하죠? 우리 삶에는 세탁기에 돌덩어리를 던져 넣는 것 같은 잘못된 ‘하중’이 갑자기 찾아오기도 합니다. 나의 의도와는 상관이 없을 때가 많죠. 선을 세게 넘는 그런 일들, 도저히 마음이 견디지 못할 어떤 고난들이 몰려옵니다.
그럴 때 우리 마음은 어떻게 될지 다음 글에서 풀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