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가야 서울간다.

by 글치

모로간다는 것은 직선으로 가지 않고, 비껴 가는 여정을 뜻합니다. 곧장 갈 수 있는 길을 두고도 이리저리 돌아가는 경로입니다.

직행이 더 빠르고 덜 힘들 것 같지만, 실제로는 초기에 그린 계획대로 흘러가는 일은 드뭅니다. 예상하지 못한 암초에 걸려 방향을 틀고, 대안을 만들고, 그 대안의 대안을 거쳐야 비로소 하나의 봉우리를 넘습니다. 그리고 다음 봉우리가 기다립니다.


곧게 뻗은 선이 아니라, 굽이치는 비선형의 길. 그것이 우리 인생입니다.


서울로 가는 프로젝트 역시 그렇습니다. 난관을 헤치다 보면 경로는 자연스럽게 갈지자가 됩니다.

프로젝트 매니징이란 결국, 그 흔들리는 경로 속에서도 목표를 잊지 않게 하고, 지치지 않도록 버티게 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팀장님, 이러다 결과 못 내는 것 아닐까요. 계획대로 가고 있는 걸까요?”

“오케이, 계획대로 가고 있어.”


“팀장님, 생각보다 리소스가 많이 듭니다. 지원이 중단되면 어떡하죠?”

“오케이, 계획대로 가고 있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일 때, 오히려 그 우회가 계획의 일부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그것이 있어야 프로젝트를 끝까지 끌고 갈 수 있습니다.

서울이라는 목표만 분명하다면, 잠시 곁길로 새더라도 다시 합류할 수 있습니다.


정면으로만 밀어붙이면, 저항을 다 뚫기도 전에 먼저 지칠 수 있습니다.

장거리 운행 중 잠시 빠져 쉬기도 하고, 길을 잘못 들어 낯선 동네를 지나기도 하며 가는 것. 어쩌면 그것이 프로젝트의 실제 모습일지 모릅니다.


흔들림을 없애는 것이 목표는 아닙니다.

그 흔들림을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흔들림을 제로로 만들려는 순간, 그것은 과욕이 됩니다. 과욕은 결국 사람을 소진시킵니다.


흔들리지 않는 꽃은 없습니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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