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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선규 Sep 23. 2017

프라하의 에펠탑, 페르트진(Petřín) 타워

프라하의 에펠탑 페르트진 타워(Petřínská rozhledna)

우에즈드에서 충분한 휴식을 즐겼다면 이제 프라하의 타임머신을 타고 오늘의 목적지 프라하의 에펠탑으로 가보자.

쉬었던 벤치를 지나 왼쪽으로 계속 걸어가면 페트르진(Petřín) 언덕을 오르는 트램, 푸니쿨라르(Funicular)가 과거의 모습 그대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프라하의 푸니쿨라르


페트르진 타워까지는 걸어서 갈 수도 있고 올라가면서 느끼는 과수원의 향취와 서서히 작아지는 프라하의 전경도 상쾌하고 좋다. 하지만 과거를 그대로 담고 있는 트램에 몸을 싣고 페트르진 타워를 향해 올라가면,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 과거의 프라하와 현재의 프라하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과거 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이 든다


푸니쿨라르는 Újezd LD(출발역), Nebozizek LD(중간역), Petřín LD(도착역) 총 3개의 정거장을 지나친다. 중간 역인 Nebozizek LD 주변에는 경치가 아름다운 레스토랑이 몇 개 있지만 가격이 아름답지 못하니 현혹되지 말고 올라가도록 하자.


종착역(Petřín LD)에 도착하여 사람 무리에 이끌려 역을 빠져나오면 삼삼오오 공원에 모여 한가로움을 만끽하는 현지인들이 보인다. 이들을 뒤로한 채 우측으로 시선을 움직이면 드디어 우리가 찾던 페트르진 타워가 나무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다.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프라하의 에펠탑 페트르진 타워


페트르진 타워는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에펠탑을 보고 신선한 충격에 빠진 프라하 시위원들이 실제 에펠탑을 참고하여 1891년에 완성시킨 건축물로 실제 에펠탑의 1/5 크기이며 전망대 및 송전탑의 역할을 현재까지 하고 있다.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도 있긴 하지만 1층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끊고 꼭대기의 전경을 기대하며 원형계단을 하나하나 걸어 올가는 것이 보편적이다. 꼭대기에서 1/3 지점을 오르기 전 까지는 밖이 보이지 않아 몇 층인지, 어디쯤 왔는지 알 수가 없다. '괜히 왔나', '차라리 프라하 성을 한 번 더 갈걸..' 하는 걱정이 어렴풋이 떠오를 때쯤 머리를 헝크리는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서 프라하 전경을 담은 빛이 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프라하 전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원형계단을 따라 프라하의 동, 서, 남, 북을 모두 감상하며 걸어 오를 수 있다.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다 보면 어느새 꼭대기에 도착한다.

타워에서 보이는 까를교
타워에서 보이는 프라하 성


이곳을 방문한 여행자들의 얘기 혹은 블로그 후기를 보면 '유럽 어디서든 흔한 광경이다.', '입장료 주고 높은 계단을 걸어올라 와서 보기엔 그저 그렇다.'라는 아쉬움이 섞인 평가도 있다. 하지만 이곳은 프라하를 전역을 가장 세세하게 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보헤미아의 기운이 느껴지는 프라하 성과 아름다운 프라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 페트르진 타워를 제외하고 어디 있을까? 특히 석양이 지는 골든타임에 맞춰 운좋에 꼭대기에 도달했다면 지상에서 느껴지는 프라하의 아름다움과는 또 다른 광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석양을 받아 오묘한 색에 뒤덮인 프라하 성과 석양을 받아 더욱 붉은빛에 물든 빨간 벽돌의 프라하 시내를 보고 있자면 어느 영화처럼 석양빛이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신비한 힘이 정말 있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노을지는 프라하


우에즈드에서 시작해서 페트르진으로 마무리하는 이 코스는 여행에 지친 내 심신을 쉬게 하고 탁 트인 시야에 막혀있던 가슴이 뻥 뚫어주는 활명수 같은 역할을 한다.

오랜 시간을 요하지 않는다. 북적북적한 프라하 시내와 관광지를 조금 벗어나 우에즈드 공원에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석양이 지는 시간대에 맞춰 페트르진 타워에 올라 프라하를 내려다보면 그 오묘함에 갇혀 해가 질 때까지 타워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나를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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