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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yond eyes Jan 19. 2020

실무자를 위한 CS 서비스 기획 가이드 (1)

CS의 명가, 홈쇼핑에서 CS 서비스 기획을 하는 방법 4가지

현 직장에 입사하기 전까진 내가 CS 서비스 기획을 담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고객의 리텐션을 책임지고 브랜드와 채널 신뢰도 형성에 CS가 중요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하지만 홈쇼핑 내부에서는 물류와 CS,  오퍼레이션 (Operation)의 영역은 늘 영업의 후순위로 그저 '영업지원' 부서라는 인식이 강했다. 물류의 경우 쿠팡 발 물류 혁신과 마켓커리의 새벽배송을 시작으로 인공지능과 로봇이 중심이 된 Logistics 4.0의 화두 속에 이커머스 업계의 성공 요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CS는 'CS = 고객응대를 위한 3D 직업 또는 전화 상담원' 이라는 프레임을 깨기가 쉽지 않다.


실상은 홈쇼핑에서 근무하는 사람들도 정확히 CS팀이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그렇게 홈쇼핑 MD를 꿈꾸며 입사한 나는 우연한 계기로 CS 서비스 기획 팀 (고객보호팀)에서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CS 서비스 기획' 부분에서 홈쇼핑 사가 영위하고 있는 CS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하나씩 배울 수 있었다.


Lesson 1, 홈쇼핑에서 서비스 기획을 할 때
고객센터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홈쇼핑이 콜센터의 명가이자 CS의 명가라 불릴 수밖에 없던 배경엔 콜센터가 자리 잡고 있었다.

1995년 TV 홈쇼핑이 등장하고 1997년 LG 홈쇼핑(現 GS SHOP)으로 사명을 변경함과 동시에

오프라인 채널을 벗어나 무선 쇼핑 시대가 열렸고, 매장 직원 대신 전화 한 통으로 상품에 관한 콜센터의 시대도 함께 열렸다.


그로부터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이지만 여전히 콜센터는 각종 인바운드 (고객이 먼저 전화를 걸어 문의)와 아웃바운드 (콜센터 사에서 고객에게 전화함. 주로 금융권과 IPTV 업체에서 활용) 콜을 처리하며 때로는 마케팅 센터로, 때로는 퍼스널 쇼퍼의 역할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세상이 바뀌고 모바일의 시대라고 하지만, 5060 고객이 많은 H 홈쇼핑 사의 경우 고객 주문 인입 채널 비중 중 ARS와 상담원을 통한 주문은 여전히 60%를 상회하고 있다.


AI시대에서 단순 인력 투입을 통한 고객 문의를 처리하는 것이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홈쇼핑 입장에서 고객의 습관을 변화시키는 일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스타트업을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CS 처리를 자연어 기반의 챗봇이나 시나리오 기반의 챗봇 응대를 꿈꾸고 있지만,

기성 금융권에서 창구를 없애지 못하는 것처럼 여전히 고객에게 편한 구매 방식과 문의 방식은 N스크린을 통한 것이 아닌 '사람'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홈쇼핑의 CS 서비스 기획은 여타의 이커머스 기업과 마찬가지로 앱과 웹, 카카오톡 플러스 채널을 넘어 ARS, 그리고 '상담원'이라는 또 하나의 채널을 고려해서 프런트와 백엔드를 같이 기획해야 한다. 고객의 소리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서는 마케팅 팀도, 영업부서도 아닌 콜센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홈쇼핑사의 서비스 기획자는 고객센터 (도급사)의 관리자까지 그 범위가 확대된다.



Lesson2, 인바운드 중심의 콜센터에선 주문 콜이 첫 번째가 된다


고객 주문 인입 채널의 절반을 차지하는 상담원 채널이기에 CS 서비스 기획의 가장 첫 번째 목표는 '주문 최적화'다. 첫 번째 목표가 '주문 최적화'라는 말은 다양한 것들을 의미한다.


우선 주문 채널의 분산이란 미션을 할당받게 된다. 홈쇼핑 사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주문 인입 채널 가운데 쏠림 현상이 발생하면 안 된다. 홈쇼핑이 보유한 5개 채널 중 (상담원, ARS, 웹, 앱, 카카오톡) 상담원 채널의 완성도만 높고 나머지 4개 채널의 주문 시나리오가 불편할 경우, 고객들은 상담원 주문만 선호하게 된다. 이 경우 상담원 인입이 늘어 주문을 받지 못하는 상황 (콜센터 업계에서는 'Non-svc', 논 서비스라고 함)이 과중하게 발생하면 매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CS 서비스 기획자 입장에선 논 서비스를 전체 인입되는 콜 중 5~8% 정도로 유지할 수 있도록 나머지 채널로 주문이 분산될 수 있도록 주문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

모바일과 웹 주문 혜택을 제공해 모바일로 주문을 유도하고, 기존에 고객 결제 정보 (카드정보, 주소 정보 등)을 ARS에 입력해 ARS를 빠른 주문 채널로 고객에게 인식시키며, 시간과 장소애 구애받지 않고도 실시간 방송을 보며 주문할 수 있는 카카오톡 상에선 최대한 쉽고 간편한 주문 환경을 만들어 주문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채널 선호도는 있을지언정 채널별 주문 속도의 차이가 없도록 하는 것이 CS 서비스 기획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주문 최적화를 위해 상담원의 시간당 처리콜 수를(CPD, Call Per a Day. 1일 상담원이 처리할 수 있는 시간당 콜 수) 관리한다. 인바운드 센터를 기준으로 상담사의 시간당 목표 콜은 12 콜 내외로 주문과 기타 문의 콜 (주문 이외에 문의를 총칭하기를 '기타 문의'라 함)을 합한 콜 수를 의미한다. CPD를 관리하는 이유는 콜센터 운영의 효율성과 서비스 개선의 바로미터로 삼기 위함이다.

상담사는 일마다 '목표 콜'을 할당받게 된다. 상담사의 직무마다 다르겠지만, 목표 콜을 설정함으로써 주문 성공 건을 높이고 나아가 고객의 빠른 기타 문의 처리를 통한 리텐션 증가에 의를 둔다.

또한 CPD를 통해 해당 목표치를 채우지 못한 경우, 상담사 관리에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병목현상이 발생된다면 그것은 서비스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뜻한다. 특정 채널에 불만사항이 생겨 상담사 인입콜이 과하게 몰리게 된다면 콜 서비스 품질 저하는 물론 이탈까지 발생하기 때문에 CS 서비스 기획자는 숲과 나무를 한 번에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Lesson 3, 리텐션을 위해 VOC 관리 지표는 다양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주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고객의 기타 문의 처리다. 한 조사에 따르면, 고객들은 빠른 주문보다 빠른 반품과 환불, 배송 문의에 대한 빠른 회신 시 더 큰 만족감을 느끼며 해당 채널에서 재구매를 시도한다고 한다. 리텐션, 즉 고객이 다시 우리 쇼핑몰에 방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주문 이외의 CS 처리를 빠르고 명확하게 해내는 것에 달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VOC (Voice of Customer, 고객의 소리, 고객 문의를 일컫는 총칭어)의 처리 현황을 관리하는 지표는 아래와 같다. 이를 업계에서는 서비스 지표라 부른다.



당일 준수율 : 1차 상담 완료를 기점으로 고객의 문의 건에 대해 1차 회신을 당일 주었는지

약속 준수율 : 최종 상담 완료를 기점으로 고객과 약속한 날까지 답변하였는지

재인입률 : 동일 문의 건으로 2차 이상으로 인입된 고객의 비율

VOC 처리 기간 : 최종 상담 완료를 기점으로 고객의 문의 건이 처리되기까지 걸린 총 시간

상담 만족도 :  최종 상담 완료 후 방송과 인터넷 몰 별로 상담원 및 상담 내용에 대한 고객 만족도를 평가


서비스 지표별 목푯값을 설정하고 이를 고객센터 내 상담사 평가 지표와 CS 서비스 기획팀의 KPI로 설정해 일정 수준 서비스 레벨이 설정될 수 있도록 관리한다. VOC를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하고 나아가 고객의 문의 완료 과정까지 단계별 발생될 수 있는 이슈(상담과정에서의 만족도, 첫 답변을 받았던 시점, 최종 완료되기까지의 시일 등) 들을 지표화 함으로써 문의 단계별 병목 현상을 견지한다.



Lesson 4,  물류까지 고려해야 진정한 CS 서비스 기획이다


온오프라인 유통사업에서 물류는 미래 유통의 초석이자 서비스 혁신으로 가기 위한 준비 운동과 같다. 영업과 마케팅, 상품 소싱과 브랜딩으로 소비자를 유인해도 이를 뒷 밤 칠 할 수 있는 배송 체계가 잡혀있지 않다면 소비자는 다시 이탈한다. 따라서 CS 서비스 기획자는 물류에 관한 CS 서비스 가이드도 함께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중 CS 서비스 기획 담당자는 '품절' 이슈에 특히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 품절 안내 프로세스 : 품절 발생 후 n일 이내 고객에게 알림이 갈 것인가,

• 품절 페널티 : n 회 이상 연속해서 품절이 발생하는 협력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상기와 같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이탈 가능성이 농후한 고객들을 다시금 자사 채널로 인입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CS 서비스 기획을 위해선 고객의 주 인입 채널, 채널별 주문 최적화 정도와 기타 문의 처리 속도, 그리고 물류 시스템에 기반한 CS 정책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에서는 'Operation Manager'라는 직무가 존재한다. 이는 자사 채널로 인입된 고객의 문의 건을 처리하는 것은 물론 서비스 응대 과정에서의 고객 만족도 제크, 자사 제품 및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의 시스템 개선은 물론 뒷단의 물류 (logistics, fullfiment) 시스템까지 함께 아우르는 직무다. 다시 말해 영업과 마케팅 이외에 주문 이후 시점부터 발생하는 모든 이슈를 케어하는 매니저의 역할을 총칭한다고 볼 수 있다. 19년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100조 원을 돌파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CS 서비스 기획, 물류 서비스 기획이 아닌 오퍼레이션 매니저라는 통합된 직무가 앞으로는 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음에는 CS 서비스 기획의 부문별로 내용을 심도 있게 다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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