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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yond eyes Feb 03. 2020

실무자를 위한 CS 서비스 기획 가이드 (2)

이커머스의 만족도는 반품 정책에서  결정된다

배송 서비스, 이커머스의 핵으로 진화하다 


마켓 컬리, 쿠팡 발 '새벽 배송'과 '당일배송' 서비스는  단순히 특정사의 서비스가 아닌  배송 부문의 '기본 제공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대홈쇼핑 제공


좋은 상품을 소싱하고 많은 특가 딜을 올리는 것은 더 이상 이커머스의 차별화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29cm와 무신사, 디코드와 지그재그 등과 같은 콘텐츠 기반의 커머스 업체가 아닌 이상 상품 수준은 상향 평준화되었으며 상품의 차별화는 무너진 지 오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객들은 재구매 결정 시 '배송 혜택'과 고객 서비스에 주목합니다.

2019년 진행된 UPS의 온라인 고객의 구매행태 조사에 따르면, 무료배송 정책과 유연한 반품 정책이 있는 온라인 몰일수록 재구매하겠다는 비율은 평균 37%였습니다.

반대로 구매 경험 과정에서 만족하지 못할 배송과 반품 경험을 겪었을 경우 해당 업체에서 구매하지 않겠다고 말한 비율은 무려 93%였습니다.

홈쇼핑은 무료배송 무료 반품 및 교환, 반품 전 즉시 환불 실시 등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임, 컨슈머 인사이트, 2019

한편, CS 명가라 불리는 홈쇼핑은 역시나 고객들에게 높은 배송 만족도를 얻고 있었습니다.

컨슈머 인사이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채널 가운데 쿠팡의 배송 만족도가 가장 높지만,

온라인 채널 유형 중 홈쇼핑의 배송 종합만족도가 높은 것을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홈쇼핑의 '아묻따 (아무것도 묻지 않고 따지지 않는)' 전략이 고객에게 통했음을 알 수 있는데요,

홈쇼핑의 경우 방송 상품을 기준으로 조건 없는 무료 반품과 무료 배송을 진행하고 있고, 온라인 몰의 경우에도 보통 3만 원 이상이면 무료 배송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배송 과정에서 발생된 불편 사항 (상품 분실, 배송 중 상품 파손, 오배송, 회수 지연 등)에 대해서도 2억 안팍 (월 기준) 수준의 CS 처리 비용을 통해 빠르게 보상하고 있습니다.



왜 반품 정책이 중요할까?

운영 (오퍼레이션)의 관점에서 보면 교환 반품 정책을 수립하는 것은 고객의 바이럴 효과를 유도할 실행 전략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케팅 퍼널 모형을 오퍼레이션의 관점에서 재해석해봄,  Track Maven의 깔때기 모형 참조


2015년 마켓 컬리가 국내 최초 '새벽 배송'을 선보이며 OO배송은 이제 더 이상 물류 서비스가 아닌 고객을 유인할 마케팅 퍼널의 첫 번째인 마케팅 <인지>의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SSG와 마켓 컬리는 광고의 소구 포인트를 배송으로 잡고 TV 커머셜까지 진행한 바 있는데요.

하지만 특화 배송 서비스마저 상향 평준화된 시점에서 고객들의 요구 수준은 빠른 배송을 넘어 이후 '교환 및 반품'의 신속성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신규 배송 서비스를 통해 인입된 고객은 고객 경험 퍼널의 단계에서 해당 온라인 채널을 반복적으로 이용할 것이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데 있어 '교환, 반품'정책의 깊이를 본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합니다.


어떤 반품(교환) 정책을 펼쳐야 할까? 4가지를 기억하자


1. 반품률이 높은 것은 문제가 아니다 (중요도 ★)

입점한 브랜드의 입장에선 반품률을 낮추는 것이 관건입니다. 제품의 품질은 물론 디자인과 트렌드, 소재 등 어떠한 사유로 인해 고객이 방송 상품 또는 온라인 상품을 반품하는지 밝혀야 다음번 재구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운영 (오퍼레이션)의 관점에선 반품을 경험하는 고객 경험 과정을 상세화하여 '만족스러운 반품'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무료 반품 (교환)은 물론

반품 접수 채널 (모바일 반품 접수 채널 확대),  반품 시 발생되는 고객 클레임을 대비한 CS 보상 비용 확보 등 체계를 구체화하여 경험 과정 개선을 통한 매출 증대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2. 반품 채널을 확대해야 한다 (중요도 ★★)

주문 채널의 확대뿐만 아니라 반품 채널의 고도화와 다원화를 동시에 기획해야 합니다.

가령, 저희 회사의 경우에도 모든 상품이 모바일을 통해서 반품이 되지는 않습니다. 정산 이슈 및 카테고리 이슈로 인해 모든 상품의 반품을 허용하지는 않고 있는데요, 고객 입장에서는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닙니다. 상담원을 통한 반품 접수가 많을 경우, 고객 입장에선 해당 이커머스를 이탈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모바일 채널은 물론 카카오톡, ARS를 통한 반품 접수 채널을 다원화시키고

나아가 반품 옵션의 다양화 (회수처 변경, 회수처 메모, 회수 지연에 따른 고객 요구 사항 미리 기재 등)을 통해 발생될 수 있는 불만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시스템을 고려하지 않는 오프라인 반품은 불만만 증폭한다 (중요도 ★★★)

한 패션 브랜드가 다음과 같은 요구사항을 요구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본사 요청으로 인해 급하게 '오프라인 반품'을 한국 지부에서만 시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생각한 방식은  이렇습니다.
첫째,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서울 내 위치한 어느 매장으로 가서든 반품 접수할 수 있도록 합니다.
둘째,  이후 매장에선 해당 상품을 접수하고 택배사에 반품 회수를 접수합니다.
셋, 접수된 상품을 택배사는 저희 브랜드 사의 물류 창고로 입고시킵니다.
이렇게만 한다면 비교적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반품 프로세스이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결론부터 말해 현실적으로 수용되기어려운 내용입니다.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① CS 상담 시스템과 연결할 매장 내 시스템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모든 고객의 주문건과 배송 건, 그리고 고객 문의 사항은 반드시 추적되어야 하고 기록되어야 합니다. 매장에서 접수를 하고 바로 송장번호를 발행함으로써 발생되는 문제는 고객의 반품 접수건이 기존에 주문한 이력에 데이터로 쌓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내부 상담 시스템에선 아직 '주문 후 배송 완료, 고객 제품 수령'으로 접수가 되지만

매장 내 연동 시스템이 없어 매장에서만 반품으로 접수될 뿐 이후 상담원으로 인입된다 하더라도

고객의 반품 접수 흐름을 전혀 관리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냥 매장에서 고객의 주문번호를 받아서 상담원에게 알려주고, 그것이 내부 상담 시스템에 쌓이게끔 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말이죠.

하지만 여러분이 CS 서비스 기획자라면 한 번 더 생각하셔야 합니다.

1) 매장의 어떤 사람을 지정하여 얼마를 주기로 반품 접수 건을 전달하도록 할 것인가

2) 전달할 때의 채널은 이메일을 활용할 것인가, 외부 메신저 (카톡, 네이트온 등)을 활용할 것인가

3) 추가적으로 늘어난 상담원의 업무로 인해 기존 고객들의 문의를 처리하는 상담 퀄리티 저하 우려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결국 이 모든 것이 매장 내 상담 시스템 연동 부재로 인해 발생된 문제입니다.

시스템이 세팅되지 않은 상황에선 그 어떤 것도 시작할 수 없음을 반증합니다.


② 고객의 이중 접수 건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았다

설사 시스템이 구축을 제외했다 하더라도, 브랜드 매니저는 고객의 이용 습관에 대한 고려를 누락했습니다. 고객들은 오프라인 반품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불안'심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접수한 상품의 반품 접수가 잘 되었는지 말이죠. 그래서 간혹 저희 홈쇼핑으로도 고객 본인이 ARS나 앱을 통해 반품접수를 했음에도 한 번 더 상담원에게 전화를 걸어 반품 접수를 재차 확인하곤 합니다.


자 그렇다면 이런 시점에서 고객은 아마 오프라인 반품이건 온라인 반품 (상담원 등 다른 무선 채널을 활용한 반품)을 동시에 할 수 있습니다. 매장에 가기 전, 혹은 매장 접수 후 말이죠.

그렇다면 어떤 것이 우선되어야 하는지도 고려해봐야 하는 것입니다. 이 또한 매장에 전산이 구비되어 실시간으로 반품 접수 연동이 된다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는 일이지만, 전산이 구비되지 않았다면 어느 채널을 통해 고객이 먼저 접수를 했는지 조차 알 수 없습니다.

매장 직원과 상담사가 하나씩 맞춰보는 수 밖엔 없는 노릇이죠.


③ 온오프라인 통합형 반품 채널을 만들고 싶다면 톤 앤 매너부터 먼저 통일하라  

따라서 온오프라인 통합형, 옴니채널을 구축하고 싶다면 고객이 채널별로 톤 앤 매너를 다르게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고객의 사고 구조는 간단합니다. 딱 5단계로 이루어져 있죠

- 1단계 : 나 반품하고 싶어

- 2단계 : 내가 제일 편한 채널에 가서 할래 (오늘과 내일의 접수 채널이 다를 수 있음)

- 3단계 : 이제 택배기사가 알아서 (혹은 매장에서 알아서) 반품해줄 거야

- 4단계 : 회수된 상품이 알아서 물류 창고로 들어갔겠지

- 5단계 : 상품이 회수되고 나서 이상이 없으면 환불 처리가 확정되겠지

- 기본 논조 : 이 모든 것들이 빠르고 정확하게, 아무런 문제 없이 내 뜻대로 될 것이야


이런 논조와 5단계의 시나리오 이외의 다른 변수가 채널별로 다르게 생기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오프라인에선 전산 연동이 되지 않아서, ARS채널에서는 정말 반품 확정이 되었는지 확인 문자가 안 와서, 앱을 통해 접수했더니 회수가 지연되고 있어서 등. 이런 병목 현상들을 사전에 예측하여 채널별 고객 경험이 분리되는 현상을 막는 것이 CS 서비스 기획자이자 오퍼레이션 담당자의 의무라고 볼 수 있습니다.


4. 보상 정책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마지막은 보상정책입니다. 회수가 지연되는 경우, 반품을 접수했으나 회수가 지연되어 환불이 되었는데 그 와중에 다시 또 반품 취소를 한다는 고객의 경우, 반품 접수하려던 찰나에 품절이 발생되어 고객 보상이 불가피한 경우 등. 다양한 사례를 시나리오화 하고 고객의 인입 경로까지 예측해 이에 대한 상다원 응대 매뉴얼과 상황별 보상 금액의 수준, 그리고 보상 유형 (현금 또는 적립금)까지 함께 결정해두어야 합니다.


총 4가지를 여러분께 설명해드렸는데요 실전에서 겪는 반품 이슈는 이보다 더 다이내믹하고

저희 담당자들의 예상을 뛰어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지간한 이슈가 아니고서는 사전에 마련해둔 시스템과 보상 정책의 가두리 안에서 대비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이커머스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은 꼭 '반품 경험 여정'까지도 고객의 구매 과정과 만족도 과정에 포함되는 것임을 인지하시는 것이 고객을 우리 브랜드의 옹호자로 길러내는 길임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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