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가 떨어졌다.
당연히 붙을 줄 알았다.
학력을 보지 않고
일의 책임이 덜한 자리이기에..
또 직업적인 무시가 약간 있는 자리이기에
다른 경쟁자들 얼마나 잘썼겠어? 했는데
아니였다.
출중한 분들이 계셨고
직업적인 무시가 있더라도
자신의 프라이드가 강하여서
그 직업을 만만하게 보지 않도록
열심히 뛰고 계신 분들이 붙었다.
난 결국 이리치이고 저리 치이고 되지 않았다.
2년전 다녔던 회사..
7년 다닌 회사..
9시출근 5시 퇴근이라 정말 편했는데
내가 버티지 못하고 나왔다.
일도 할만하고 직원분들도 좋았다.
하지만..
6~8개월 거래처 대금을 우리가 밀리고 있는 모습이 나는 너무 괴로웠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사장님은 사모님의 벤츠를 사주고..
집 인테리어에 쓰는 모습에.. 나는 괴로웠다.
우리 아빠가 생각나서였다.
아빠도 건설쪽에서 일하셨고
우리 사장님과 같은 입장이 아닌..
사장님 같은 분을 만나서 돈이 뗴여서 부도가 난 사람이었다.
그래서 괴로워하시다가 술로.. 세상을 뜨게 되었다.
거래처 사장님들께 죄송하면서..
우리 아빠 모습이 생각났고..
그 돈을 안주고 떵떵거리며 사는 사장님이 너무 싫었다.
그렇게 나는 그 회사를 뒤돌아섰다.
여전히 그 사장님은 그러겠지..
내가 떠난다고 달라지지 않는데.. 외면하고 싶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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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회사는 일이 너무 없다.
공부를 하라고 하시는데... 이 분야에 뜻이 없다보니..
공부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젊었을떄는.. 회사에서 하라는 공부도 다 하고... 성적도 좋았는데..
지금은 그냥 하고 싶지가 않다.
그러면서 불안해하고 있는 내 모습이 참 모순이다.
난 무엇을 하며 먹고 살아야할까.
무엇에 집중하며 살아야 할까..
무엇에 준비를 하고 앞으로 30~40년은 더 먹고 살아야 할까?
내 나이 40살..
앞으로 기본 정년이라도 20년은 더 하면서 먹고살 곳을 찾아야 하고..
그 이후 60대,70대에도 할 일이 있어야 살 수 있는데..
무엇을 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