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을 벗어난 이후의 삶
가난의 궤도를 벗어난 삶은 어떠한가.
어느덧 경제적 여유로움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을 소비할 여력이 충분합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오래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 느낌이 더 무뎌지기 전에 기록을 해보고자 합니다.
일상에서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건 역시 소비입니다. 특히, 먹는 것은 매일 반복되는 일이니만큼 가장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가난한 시절에 해보지 못한 것을 몰아서 하느라 최근 몇 년 동안 꽤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고급 레스토랑도 가보고, 오마카세는 물론, 가격 상관없이 입맛을 만족시켜 줄 만한 곳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다 보니, 입맛이 올라간 것 같기도 합니다. 역설적으로, 평소에는 식사 메뉴 선택에 별로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아 졌습니다. 보통은 회사에서 때우고, 약속이 생기면 근처 식당에서 해결합니다. 과거와 분명한 차이점은 가격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머뭇거리게 만들던 가격표도 이제는 별 느낌이 없습니다. 가격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으며 경제적 여유로움을 느끼는 순간도 아직까지는 가끔 있습니다. 평소에는 잘 못 느끼던 여유로움은 타인을 만날 때 가끔씩 더 크게 느낍니다. 저에게는 별로 부담이 안 되는 가격에 누군가는 부담을 느낄 때가 그런 순간입니다. 여행도 좋아하는 편이라, 가고 싶은 곳이 생기면 별 고민 없이 갑니다. 5성급 호텔도 많이 다녀서 이제는 흥미가 좀 떨어졌고, 웬만한 수준이 아니면 만족감도 잘 들지 않습니다.
이렇게 여유로움이 생긴 이유는 금융소득 때문인 것 같습니다. 월급만으로 생활한다면, 할당량만큼만 써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모든 소비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특히, 저는 신용카드를 쓰지 않기 때문에 딱 정해진 만큼만 쓰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습니다. 금융소득이 있으면 곳간이 여유로워지기 때문에 소비에도 부담이 덜어집니다. 어떤 달에는 월급과 합쳐서 3천만 원이 넘는 소득을 얻기도 했습니다. 이 중 일부는 비상금으로 쌓아두니 여유로움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비싼 차를 턱턱 사거나, 몇 십억 대의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저는 과소비에는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골프를 치지도 않고, 치고 싶지도 않습니다. 포르셰를 갖고 싶은 마음이 조금 있지만, 그보다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저에게는 더 흥미로운 일입니다. 사치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와이프도 저와 비슷한 성향이어서 우리는 보통 여행이나, 맛있는 것을 먹거나, 필수품을 사는 데에만 소비를 합니다. 서울에 살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회사와 거리도 멀뿐더러 지금 살고 있는 곳이 인프라나 자연환경 측면에서 훨씬 좋기 때문입니다. 서울은 가끔 호텔을 잡고 놀러 가는 것이 훨씬 큰 만족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여유로우면 어떻게 될까요. 저는 가끔씩 과거의 귀족들을 생각해 봅니다. 그들은 여행을 가거나 사교 모임을 하고, 책을 보고, 예술에 심취했습니다. 그러다, 정말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빠져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경제적 자유를 얻으면, 저도 과거의 귀족들의 생활과 비슷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의 주인이 되어 내가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곳에, 하고 싶은 만큼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혜택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라도 회사를 떠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투자 모델을 실험하고 지속 가능한 투자 구조를 만드는 것도 경제적 독립을 위한 것입니다. 사실, 지금 회사를 그만둬도 그럭저럭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아직 할 일도 남아있고, 월급이 아쉽기도 합니다. 한 달에 한 번 꾸준히 발생하는 소득은 투자 측면에 있어서도 정말 큰 매력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노동자는 언젠가는 해야 할 독립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숙명적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는 집을 샀습니다. 저는 부동산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에 회의적입니다. 그래서, 자산의 1/3 정도만 투자하자고 마음먹었는데, 마침 전세로 살고 있던 집이 예산 범위에 들어와서 구매를 해버렸습니다. 앞으로 5~10년은 이 집에서 살게 될 것 같습니다. 집을 사니 확실히 안정감은 있습니다. 이제는 자산에서 부동산은 신경 쓸 일이 없으니 금융자산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집을 생활하는 곳으로 여기면 좋겠습니다. 서울에 사는 지인의 집에 가본 적이 있는데, 오래된 아파트를 그 가격에 사는 게 저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개인마다 가치관이 다르니 어쩔 수 없지만, 제 바람은 그렇습니다.
주식 투자는 이제 일상화되었습니다. 주가의 등락으로 인한 감정의 진폭도 전보다는 많이 진정된 것 같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월 별 자산을 정리하고, 월간 리뷰를 씁니다. 투자 관련 수업을 유료로 구독해서 공부하고 있고, 유튜브도 참고하고, 책도 가끔 사서 읽습니다. 이제 스스로를 개인 투자자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주식 투자를 위해 총 4개의 계좌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메인 포트폴리오 계좌, 인덱스 추종 ETF만 모으는 인덱스펀드 계좌, 배당주만 모으는 배당주 계좌, 마음대로 사고파는 실험실 계좌, 이런 구성입니다. 지금까지 찾은 나름의 정답지 같지만, 큰 상승장이 온다면 모두 정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배당주 덕분에 한 달에 최소 세 번의 소득이 발생합니다. 월 초, 월 중에는 배당금을 받고, 월 말에는 월급을 받습니다. 배당금 덕분에 월급의 대부분은 다시 투자금으로 활용할 수가 있습니다. 추후, 생활비 이상의 배당금을 받는다면 지금보다 더 큰 자유로움을 느끼게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최근의 느낌과 근황, 생각을 적어봤습니다. 생각해 보니, 얼마 전 책을 읽기 전까지, 부자가 된 누군가의 생활이나 생각을 읽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찾기 쉬운 내용도 아닌 것 같고요. 큰 부자는 아니지만, 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저도 향후 더 큰 부를 갖게 된다면, 하고 싶은 말이 더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는 뭔가 파격적이라고 느껴질 만한 경험을 쓸 수 있을까요. 부를 향한 저의 항해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