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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in Mar 19. 2018

인간의 욕심은 끝이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소설 한 권으로, 세 마리 토끼를 잡는 “비트코인의 미래”

들어가며: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비트코인



인간은 모두 ‘욕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돈, 명예, 권력 그리고 사랑을 바란다. 인간이 행동하고 사고하는 과정에서 욕망이 주인이다. 가상화폐 투자 열풍은 ‘나도 부자가 되고 싶다’는 원초적 욕망에서 시작했다. 사람을 행복하게도 만들지만, 괴롭게도 만드는 양면성을 가진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오늘 소개할 책은, 테네시 윌리엄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라는 책이 아니다. 사도시의 '비트코인의 미래'다. 이 소설 '비트코인의 미래'는 2018년'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다른 내러티브로 써내려간다. 소설 '비트코인의 미래'는 제목에서 '경제/경영'서적 느낌이 물쓴난다. 책을 한페이지만 넘긴다면, 이 책이 소설임을 바로 안다. "이 소설은 최초의 암호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창시자로 불리는 사토시 나카모토를 둘러싼 이야기를 픽션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창작물입니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익명의 개발자이며, 그가 누군지 아무도 모른다. 저자는 어떤 이유로 이 기술을 개발했을지 상상하면서 썼다. 비트코인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쓸 수 없는 책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이 소설을 읽으면 비트코인에 대해 쉽게 이해하게 된다. 비트코인을 구성하는 블록체인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 이 소설은 그 어떤 기술경영서보다 친절하다.



읽기 쉬운 친절한 소설.


소름끼치게 친절한 소설.. (출처: MBC)

이 책은 웹소설 연재를 단행본으로 엮어서 출간했다. 웹소설이 가지는 특유 짧은 호흡이 인상적이다. 총 30개의 챕터로 되어 있고, 한 챕터를 읽는데 5~7분정도면 충분하다. 중편이상의 서사장르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어디서 호흡을 끊어야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중편소설의 분량정도이지만 단편을 읽을 정도의 폐활량이면 충분히 읽는다. 누구나 읽는 데 부담이 없다는 얘기다. 책읽기를 어려워하는 사람이라도 이 책은 가볍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처럼 내게 그런 시계가 있다면 좋겠다. 누구나 인생을 되돌리고 싶을 때가 있다.(p.242)" 맞다. 내게도 되돌리고 싶은 시간이 있다. '이 소설을 1년만이라도 일찍 접했더라면, 블록체인기술과 가상화폐에 대해 덜 허둥댔을텐데.' 지금에라도 이 책을 읽어서 다행이라고 위로해본다. 시집 제목에도 이런 말이 있지 않은가.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그렇지만 이미 시간은 지나갔고, 지금 우리 손에 놓여있는 책 한권이 있을 뿐이다. 지금 읽으면 된다!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소설


세마리 토끼는 독서논술할때만 잡는게 아니고..

이 책을 읽고 나서 마음에 든 생각은, '이 책은 세가지 결로 읽으면 좋겠다.'였다. 하나는 경제학의 관점에서, 또 하나는, 신기술이라는 측면에서, 마지막 하나는 소설의 본질이라는 점에 착안해서다. 각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하나, 금융투기 역사의 연장선상에서 비트코인을 본다. 


이 책은 금융투기에 대한 간략한 역사를 정리한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18세기 프랑스 재정위기와 존로 체제, 18세기 프랑스 미시시피 버플, 17세기 네델란드 튤립 파동을 소개한다. 왜 버블과 패닉이 생기는지에 대해서 담담하게 써내려간다. 그리고 어떤 패턴이 반복되는지 '투자'의 관점에서 정리한다. 


이 책은 투자 본질에 확고한 철학이 있다. 자산의 가격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과 가치에 대해서 설명한다. 투기와 투자의 차이에 대해서 고민하고 싶다면, 이 책은 단초를 제공한다.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그 가치를 평가해나가는 방법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그래서 이 책은 아빠가 아들에게 얘기해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저자 사도시에게 아들이 있다면, 아마 거실에서 사도시 부자가 나누던 이야기를 몰래 엿듣는 기분을 준다.



인간이 욕망을 보고 달려갈 때에 투기가 되고, 버블이 생기고, 버블이 꺼지면 패닉상태가 됩니다...




화폐의 역사는 화폐의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란 믿음을 저버린 사례로 넘쳐난다.(p.134)


가즈아!!!!!!!!!!!!!!!!!!!!!!!!!!!!!


오늘도 우리는 '가즈아'를 외치면서 매일을 살아간다. 힘든 현실, 보이지 않는 미래, 막막함이 발목을 잡는다. 조금만 더 긴 호흡으로 일상과 매일을 살펴본다면, 마음이 넉넉해질지 모를 일이다. '오늘'은 아직 역사책에 기록되지 않았겠지만, 역사는 수많은 "오늘"을 축적하고 기록한다. 무거운 일상이라는 짐을 가볍게 생각하도록 도와주는 이야기가 여기 있다. 



둘, 블록체인기술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컴퓨터공학 전공자, 개발자들에게 물어보면 "'코인'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은 읽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고 하곤 했다. 코인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책이 우후죽순 나올 때였다. 그리고, 우리에게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좋은 책들이 걸러지기 시작했다. 그중 한 권이 '블록체인혁명(을유문화사)', 또 다른 한권은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로크미디어)'다. 

새로운 기술 정보에 대한 제공은 보통 '설명문' 방식을 택한다. 이 소설은 이야기(서사) 방식으로 우리에게 블록체인을 설명한다. 블록체인이 작동하는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상상을 이야기로 풀어냈다. 이 책은 수식이나 어려운 전문용어로 겁을 주지도 않는다. 오히려 사랑, 배신, 욕심이라는 인간의 감정을 시작으로 기술들을 펼쳐나간다. 



“비트코인에 대해 설명하려는 책이라면, 무조건 블록체인부터 얘기해야지.”





블록체인 기술의 성공에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가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암호화폐라는 인센티브(유인)가 있어야 사람들이 투자도 하고 사업도 번영할 수 있지 않을까
기술로 세상을 발전시킬 수 있다 해도 그 기술을 이용하는 것은 인간의 혜안이다
(책 중에서)




셋, 인간 욕망에 대한 통찰이 넘친다.


내가 이 소설이 탁월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이 지점이다. 소설읽기의 유익은, 인간본질을 꿰뚫어 볼 기회가 생긴다. 소설은 “문제적 개인(우연적 세계)이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이다(게오르그 루카치, <소설의 이론>). 주인공 사토시 나카모토가 스스로를 찾아가는 여행길에 꽂혀진 푯말은 "욕망"이다. 금융권 종사자로서, 인간욕망을 비지니스하는 데에 환멸을 느껴 은퇴를 결심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원하지만, 속죄하고 자책하는 마음때문에 서성인다. 타인에 대한 부채의식을 씻어버리기 위해서 부단히 애쓰기도 한다. 


이 책 저자, 사도시가 생각하는 삶과 사람이라는 본질이 무엇인지 귀기울여 볼 가치가 있다. 분명 이 책 저자는 따뜻한 사람이다. 그리고 삶에 대한 고민이 넘쳐흘러서 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 


욕심, 욕망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 나중에도 남을 욕심인지 아닌지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이미지 출처: JTBC)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사람들이 다른 욕망으로 사용하고자 하면 선의는 왜곡될 수 있어(p.172)
모든 걸 털어놓아도 잃을 게 없는 사람에겐 더 추락할 바닥도 없다.(p.283)




나가며: 배신하지 않는, 좋은 친구같은 책


좋은 책을 만나는 일은, 좋은 친구를 만나는 일이다. 좋은 이야기를 접하는 경험은, 내 삶을 바꾼다. 좋은 책, 좋은 이야기(내러티브)를 계속 만나야하는 이유다. 더구나 새로운 기술에 얽힌 상상을 만난다면, 그리고 역사라는 긴 호흡에서 이 책을 읽어나간다면 '세마리 토끼'를 얻어가는 셈이다. 독자를 배신하지 않는다. 사도시의 다른 고민과 상상이 기대되는 이유다. 


*(타이틀 배경이미지의 출처는 JTBC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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