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애덤 데이비드슨의 <나는 무조건 성공하는 사업만 한다>를 읽고 말미에 소개된 후무(Humu)라는 회사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라즐로 복이 설립한 회사였기 때문이다.
라즐로 복은 테크뿐 아니라 HR 분야에서 전설적인 사람으로서, 구글의 최고인적자원책임자(CHRO)를 지냈고, 나 역시 그의 책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를 감명깊게 읽은 적 있다. 라즐로 복이 구글에서 나와 세운 회사는 대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직을 변화시키는 솔루션인 “Nudge Engine”이다. Humu는 머신러닝을 이용하여 각 비즈니스와 조직의 주요한 지표(행복, 생산성, 리텐션)를 진단한 후 Nudge Engine을 통해 수천 개의 개인화된 넛지를 직원, 매니저, 팀, 리더 한 명 한 명에게 적용한다.
Humu의 문제 의식은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어떤 조직이든 변화가 필요하지만, 스스로에게서 비롯되지 않은 변화는 저항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저항에 대응하기 위해 넛지 엔진은 조직과 개인의 고유성(uniqueness)을 고려한다.
즉 시간이 지나며 넛지는 더 정교해지고 타이밍, 메시지, 동기부여 방식에 있어서 개인화된다. 개인화된 넛지는 한 명 한 명의 직원을 변화시킬만큼 힘이 있고, 결과적으로 조직 전체를 변화시킬만큼 강력하다. 이를 통해 직원은 더 행복해지며 회사는 생산성이 높아진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넛지’는 물건을 판매하는 전략으로 흔히 사용되지만, 넛지의 본래 정의는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다. Humu의 넛지 엔진은 사람들이 더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일할 수 있도록 근로자의 일상에 부드럽게 개입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낸다.
이 넛지 엔진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는 기업 성과로 알 수 있을 거 같아서 Humu의 최근 근황을 찾아봤다. 2022년 시리즈C 투자를 받았고 (6천 만 달러 규모) 2023년 8월 Perceptyx라는 직원 서베이 회사에 인수되었다는 기사가 났다(Humu의 인수에 관한 포브스 기사 링크). Humu는 직원과 매니저에게 슬랙, 이메일,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등에서 AI 생성된 커스텀 메시지를 통해 피드백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기사에 “시대를 너무 앞서 나갔다“라는 표현이 있는 걸 봐서는 그동안은 선방하지 못했던 것 같다. (기사에는 HR이 보통 보수적이고 예산이 적게 편성되는 부서라는 언급도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AI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지금, HR에 머신러닝이나 기술 솔루션을 도입하여 혁신하는 것은 가능성이 큰 영역임은 분명해 보인다.
앞으로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조직이 아니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세상이 점점 더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ChatGPT를 3년 전엔 상상이나 했을까? 한편, 회사에서 의사 결정하고 변화를 이끄는 것은 결국 인간이므로, 능력 있는 소수에 대한 인재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개인 관점에서는,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인간의 풍요가 특정 시점에 도달하면 일의 목적이 다시 정의되어야 할 것이다. 즉, 잉여생산물이 충분한 시대에 일은 생존을 위한 수단이 더 이상 아닌, 자아실현의 수단이 될 것이다. 따라서 직원의 행복과 조직의 성취, 둘 모두를 손에 넣을 수 있는 회사만이 살아남고 번성할 것이다.
Humu는 직장에서 리더와 관리자, 직원들이 더 생산적이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게 만듦으로써 두 니즈를 모두 충족한다. 지난 2018년 라슬로 복이 Humu와 Nudge Engine을 공개하며 쓴 글을 번역했다.
라즐로 복 작성 / 2018.10.08
Humu의 미션은 모든 장소에서, 모든 사람에게, 일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존재입니다. 내일 우리의 일이 더 나아지려면, 오늘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그야말로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일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변화가 더 쉬워져야 합니다.
이번 달 우리는 '넛지 엔진™'을 공개합니다. 과학, 머신러닝, 그리고 약간의 사랑을 기반으로 거대한 조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죠.
Humu는 리서치, 기술, 인간성을 활용해 조직 내부에서 실제로 중요한 요소를 측정합니다. 그리고 점진적인 (그러나 중요한) 변화에 조직이 주의를 기울이고 변화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 결과 직장 환경은 더 견고해지고, 행복해지며, 생산적이 됩니다.
넛지 엔진™의 작동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머신러닝을 통해 각 회사의 행복도, 생산성, 퇴사율 같은 비즈니스 지표의 고유한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합니다. 거기에는 사용자 고유 정의와 직원 출퇴근 시간 같은 구체적인 정보가 활용됩니다.
시장에 만연한, 상관 관계에 의존한 '참여 조사'와 대조적으로, Humu의 알고리즘은 독자적인 통계 모델을 활용합니다. 이 통계 모델을 수천 번 반복 실행하며 행복도, 생산성, 퇴사율에 영향을 미치는 각 조직의 고유 지표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드디어 조직에 속한 모든 개인은 중요한 변화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변화는 저항을 수반합니다. 특히 자신의 선택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거나, 리더십의 명령인 경우에 더욱 그렇습니다.
생각해보면 조직에 속한 구성원은 매일 수백만 건의 상호 작용을 합니다. 회의하고, 평가하고, 상대방을 위해 문을 열어줍니다. Humu는 모든 사람이 각자의 상호 작용에서 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Humu의 넛지 엔진™은 모든 직원, 관리자, 팀, 리더가 변화의 주체로서 능력을 발휘하도록 조직 전체에 수천 개의 맞춤형 넛지를 배치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개인의 행동을 유도하는 넛지의 타이밍, 메시지 전달 방식, 동기 부여 방식은 점점 더 정교해집니다. (이게 약간 너무 비인간적이거나 "HAL 9000"처럼 느껴진다면 사랑이 배후에 작용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세요.)
결과적으로 더 강하고, 행복하고, 능력 있는 조직이 내부에서부터 외부로, 아래로부터 위로 구축됩니다. Humu를 통해 조직 내 행동은 최대 250%까지 증가했고, 사람들은 단 6개월만에 관련 영역에서 20% 이상 지표가 증가했습니다. 넛지는 실제로 효과가 있습니다.
투명함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세요. 관리자가 Humu의 조사 결과를 팀원들과 공유했을 때, 공유하지 않은 관리자와 비교해서 팀원들은 변화에 대한 의지를 46% 더 높게 평가했으며, 회사에 대한 헌신도를 22% 더 높게 평가했습니다. 놀라우신가요? 이것은 과학적 사실입니다. 리더십의 투명성은 직원의 헌신도, 역량, 리더십에 대한 신뢰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습니다.
Humu는 기업과 직원, 양쪽 모두에 이롭습니다. 기업은 더 높은 생산성과 현저히 낮은 퇴사율을 얻게 됩니다. 직원은 일의 의미와 보람, 리더십에 의해 능력을 부여받았다는 기분, 조직에 대한 신뢰를 통해 행복감을 얻게 됩니다.
스위트그린의 창립자 겸 CEO Jonathan Neman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Humu의 분석을 통해 각 팀원의 경험을 측정하고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Humu는 데이터, 통찰력, 넛지를 제공함으로써 참여도를 올리고, 성과 중심적인 곳으로 만드는 데에 기여합니다."
Humu의 접근 방식은 노벨상 수상자 Richard Taler 교수의 미시 개입 또는 '넛지'에 관한 이론, 그리고 수십 년간의 학술 문헌을 기반으로 합니다. 그러나 구글에서의 경험과 그 과정에서 개척한 지식을 기반하고 있기도 합니다. 구글은 조직 문화를 탈바꿈하기 위해 지속적인 실험과 피드백 루프를 사용했습니다.
저에게 있어, 구글이 8년 연속 최고의 회사로 선정된 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Humu를 통해 구글의 방식을 확장하고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무척 기대됩니다.
저는 구글에서 인간이 검색 알고리즘보다 더 복잡하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물론 농담이었죠. 어느 정도는요. HR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기업 문제(또는 스캔들!)라도, 결국 사람 문제(또는 스캔들!)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모든 회사에서 매년 수조 건의 상호 작용이 발생합니다. 그 각각이 재앙의 기회일 수도 있고, 변화의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일은 더 나아질 수 있습니다. 매일 1%씩 더 나은 자신이 될 수 있도록, 우리와 주변의 모두를 지원하는 기술을 통해서 말이죠. 이 과정을 통해 조직은 빠르게 변화합니다.
[비즈니스북스] 구글이 밝혀낸 넛지로 더 행복한 조직을 만드는 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