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현주 Dec 02. 2018

임팩트뉴스 #9: 모멘텀을 이어받아

임팩트 투자에 발을 걸치고 있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읽어보거나 적어도 들어보셨을 Omidyar Network의 리포트 [Across the Returns Continuum]의 맥락을 잇는 리포트가 발간되었다.


제목은 "The Impact Investing Continuum: Inside the drivers and growth of the impact market". EIU에서 쓰고 Omidyar Network에서 후원했다.


https://beyondtradeoffs.economist.com/




[Across the Returns Continuum]은 임팩트 투자 분야의 오랜 논쟁거리 -- "수익률Return과 임팩트Impact 사이에 트레이드오프가 있느냐"를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프레임워크를 제시하는 리포트였다. 서로 다른 자본, 서로 다른 투자자산에 대한 이야기를 한뭉텅이로 뒤섞어 놓고, 거기에 개인적 믿음과 선호를 투영하는 방식의 논쟁에 종지부를 찍으려는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오랜 논쟁거리'가 그렇듯, 잘 정리된 좋은 답변이 있다고 해서, 그 논쟁이 깔끔하게 종결되지는 않는다. 모든 분야에는, 특히 성장하는 분야라면 더욱, 끊임없이 newcomer들이 있고, 사정을 모르는 청중들이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니까. 인내심을 갖고 계속 성실히 답변해야 한다. 그럴 때, 잘 정리된 좋은 답변이 이미 존재한다는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이 글을 참조)





본론으로 돌아와,


새로이 EIU에서 발행한 [The Impact Investing Continuum: Inside the drivers and growth of the impact market] 리포트(이하 'EIU 리포트')는 임팩트 투자 시장이 보여주는 최근의 급속한 성장을 시장 내 다양한 주체들의 관점에서 조명해주는 보고서다. 임팩트 투자 시장은 다른 전통적 투자 시장이 그렇듯이, 아래와 같이 다양한 주체들로 구성되어 있고, 모든 주체가 계속해 바톤을 이어받으며 함께 성장해 나가야만이 시장 전체가 성장의 모멘텀을 잃지 않고 계속 커나갈 수 있다.

자산 소유주들, 즉 funders (Ultra Hign Net Wealth Individuals부터 연기금, 보험사 등과 같은 기관 투자자, 비영리기관까지)

자산 운용사들, 즉 투자집행기관들 (PE, VC를 포함, 투자 자산군별 자산운용사들)

투자처들 (임팩트 투자의 경우, 임팩트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들 혹은 다른 형태의 조직들)


그리고 위 3개의 주체는 목표로 하는 수익률의 수준과 투자 대상으로 삼는 자산에 따라 또 나뉘므로, 임팩트 투자 시장 전체의 성숙은 목표 수익률과 자산군별로 골고루, 다양한 주체들이 등장해 함께 성장해 나가야만 담보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2-3년 사이 임팩트 투자의 성장을 단순히 전체 운용자산의 성장만을 놓고 축하하기 보다는, 각기 다른 주체의 관점에서 남아 있는 과제를 조명하는 이번 EIU 리포트가 반갑다.


특히 내 눈에 들어왔던 몇몇 구절을 옮겨 보자면,


오늘날,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및 social entrepreneurship에 대한 지원과 요구가 함께 성장하면서, 임팩트 투자 시장 역시 극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Global Impact Investing Network (GIIN)의 2018년 연간 투자자 서베이 결과는 임팩트 투자 시장 규모의 보수적인 측정치로 볼 수 있는데, 이에 따르면 229개 핵심 기관이 보유한 임팩트 투자 자산의 총 규모는 2280억 달러에 달한다. 2017년의 수치에 비해 거의 2배 성장한 것으로, 최근 임팩트 투자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GIIN의 같은 서베이에 따르면,  임팩트 투자기관의 2/3 가까이가 시장 수익률(risk-adjusted, market-rate return)을 목표로 한다. 실제로, 임팩트 투자자가 '좋은 일'을 하기 위해 '좋은 수익률'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 — a solid body of research and increasing numbers of asset managers with long-term track records—는 충분히 많다.


"모든 투자자가 모든 투자 건에서 시장 수익률을 거두는 분야가 있으면 말해 보세요. 그런 일은 어떤 분야에서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나는 임팩트 투자만이 이런 불가능할 정도의 높은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좋은 임팩트 투자가 있고 나쁜 임팩트 투자가 있겠죠. 전통적인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로 좋은 투자와 나쁜 투자가 있듯이 말입니다." DBL Partners의 창업자이자 매니징 파트너인 Nancy Pfund의 말이다. DBL Partners는 15년간 임팩트 스타트업들에 투자해온 벤처 캐피털이다.


(...) 더 제대로 임팩트를 측정해야 하고, 모든 형태에서 임팩트를 더 잘 관리해야 한다. "DBL Partners를 시작한 건, 전통적인 VC와는 다른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였고, 그 다른 무언가를 측정하고자 했죠. 그래서 처음부터 지표들을 준비했습니다. 임팩트를 측정하지 않는다는 아이디어는 저희에게는 혐오에 가까운 것이었어요." Pfund의 말이다. 예를 들어, DBL의 우선순위 중 하나는 여성 창업가에 투자하는 것이다. 여성 창업가에 대한 투자는 젠더 평등에 큰 효과를 일으키며, 동시에 측정하는 것이 그렇게 까다롭지도 않다. "DBL이 현재 운용중인 펀드가 투자한 기업 중 63%(2018년 9월 기준)가 여성 창업자 또는 여성 임원을 갖고 있어요." 미국 전체 평균은 7%다. "따라서 다양성의 측면에서 우리는 훨씬 앞서 있습니다. 하지만 측정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이 사실을 몰랐겠죠."


비슷하게, Impact Management Project (IMP)와 같은 기관은 시장에 공통 요소들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이 자신들이 일으키는 임팩트를 좀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IMP는 투자집행기관들이 공통적으로 아래와 같이 임팩트의 다섯 가지 측면을 고려하도록 권유한다.
(1) 사람들과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2) 특정 기간 동안 이 영향의 크기는 얼마나 되는가
(3) 누가 그 영향을 경험하는가
(4) 이 영향이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는가
(5) 임팩트가 기대했던 것과 다를 리스크는 무엇인가


EIU 리포트는 임팩트 투자가 다음 단계로 성장해 나가려면, 여러 측면에서 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그중 가장 중요한 과제로 다음을 꼽는다.


바로, 수익률-리스크 스펙트럼 전체를 가로질러 좀더 폭넓은 범위의 자본이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서는 첫째, 시장 수익률 이상을 거둘 수 있는 다양한 임팩트 투자 기회를 찾아내려는 투자집행기관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수익률-리스크 스펙트럼을 가로질러, 다양한 자산군을 아울러, 투자집행기관들이 다양한 투자의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둘째,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런 기회의 존재를 제대로 증명해낼 수 있어야 연기금과 같은 '선관의 의무'를 지는 수탁기관들의 자본을 유치할 수 있다. 일관되고 보편적으로 임팩트를 설명하고 측정할 수 있는 수단과 언어가 필요하다는 것. 어떤 식으로든 보편적으로 이해 가능한 언어로 임팩트의 목표를 설명하고 그 목표의 달성 여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길지 않은 리포트이므로, 임팩트 투자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전문을 읽어보시길 권한다. (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