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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본인의 촉을 믿으시나요?
저는 어떤 논리와 냉철한 분석 없이 직감으로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평소엔 별생각 없이 무던히 사는 게 제 삶의 모토이자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한 방법인데요. 그래서 늘 무엇을 결정하거나 결과를 기다릴 때 제 마음이 따르는 대로, 그 느낌을 믿는 편입니다. 물론 틀릴 때도 있지만 이런 제게도 어느 순간 발동하는 촉이 있더라고요.
개빈 드 베커의 『서늘한 신호』를 읽으면서 제가 무의식적으로 의존해 온 직감이 사실은 과학적 근거가 있는 능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우리 모두가 위험을 감지하는 타고난 직관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단순한 운이나 우연이 아니라 뇌가 수많은 정보를 종합해서 보내는 정교한 신호라고 말합니다.
생각해 보면 저 역시 그런 경험들이 있었어요. 처음 만난 사람의 첫인상에 그 사람이 나와 얼마큼 가까워질지 가늠이 되거나, 기다리는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상되는 기분이라던가, 평상시와 다름없어 보이는 상황에서도 왠지 모를 불안감이 밀려와 그 자리를 피했던 일들이요. 너무 예민하게 군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중에 알고 보면 신기하게도 제 직감이 맞았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빈 드 베커는 이런 직관을 ‘부정’ 하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우리는 종종 논리적 사고가 직관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지만, 위험한 상황에서는 오히려 머리로 판단하려다가 소중한 신호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는 “위험이 닥치면 논리보다 두려움을 믿어라”라고 말합니다.
물론 직감에만 의존해서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제 마음이 보내는 신호들을 무시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때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서늘한 신호’가 저를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고, 더 나은 선택으로 이끌어주었으니까요. 본인이 본인의 마음을 믿지 않으면 그 누가 믿어주겠어요?
혹시 어떤 순간 갑자기 밀려오는 직감이나 감정을 경험해 본 적 있으신가요? 그 신호들을 무시하지 않고 조금 더 주의 깊게 들여다보세요. 우리 삶이 더 안전하고 현명해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