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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용석 Oct 20. 2023

15화 - 삼성은 안전한가?

비효율적일수록 안전하다

안녕하세요.

30 대 후반, 9년 가까이 일한 회사를 퇴사한 후 작년 8월에 평택에 있는 삼성 고덕 반도체 현장에서 숙식 노가다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여기서 있었던 일들과 깨달음, 의미 있는 일들을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글들은 매번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 베스트 게시판으로 이동했고 많은 응원과 공감의 댓글이 있었습니다.


현재도 지속적으로 연재중이고 이 글에 대한 반응(댓글)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게시글 아래에 댓글이 있으며 브런치 댓글도 언제나 환영입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8264633



최근에 대기업 공장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을 자주 접합니다.

특히 제빵계의 삼성이라 할 수 있는 모 대기업의 지속적인 안전사고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원래 이 주제도 나중에 다루려 했지만 무언가 지금 쓰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아 글을 씁니다.


먼저 이 글이 삼성이 무조건 안전하다는 걸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노가다, 건설현장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처음 고덕 삼성 현장에 왔을 때부터 느꼈던 점들을 솔직히 써보려고 합니다. 다른 현장과 무엇이 다른지, 또 대기업이라면 적어도 어느 정도 선을 지켜야 하는지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과 같이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처음 평택에서 숙식 노가다를 한다고 했을 때 당연히 가족들의 반대가 있었습니다.

특히 어머니께서 굉장히 속상해하셨습니다. 멀쩡히 미술학원 다니다 퇴직하고 갑자기 TV에서나 보던 노가다를 하러 간다는 아들이 마치 자신의 잘못인양, 그저 자식 하나 못 챙겨주는 본인의 능력을 탓하기도 했습니다. 평소 무뚝뚝한 형도 굳이 그런대로 가야겠느냐 라는 모습이었고 무엇보다 안전에 대한 걱정이 제일 컸습니다.


이미 그곳에 간 친구는 꽤나 힘든 일을 하고 있었지만 안전만큼은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친구와 통화하고 가족의 걱정을 등에 업고 온 것이 작년 8월 말,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거의 1년이 되어갑니다.


일단 먼저 결론을 말하자면, 십 년을 넘게 조선소에서 일하다 평택 현장에서 품질 검사원으로 일하는 분의 말을 빌려 말하겠습니다.


“제가 조선소나 여러 건설 현장에서 많이 일했지만... 솔직히 여기 삼성은 빤스차림으로 입고 다녀도 안전해요”


물론 이곳에서도 사건 사고는 많이 일어납니다. 때로는 작업자의 부주의로, 또는 천재지변으로, 아니면 장비나 자재의 추락 등으로 사고는 일어납니다. 하지만 최근 뉴스에서 나오는 회사처럼 안전장치를 아예 제거하면서 생기는 사고만큼은 일어나기 힘들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사고에 대한 걱정이 많았습니다. 워낙 건설현장이라 하면 TV에서 누군가 벽돌을 지고 올라가다 발을 헛디뎌 추락하거나 아니면 뉴스처럼 부실공사로 인해 갑자기 무너져 내리거나 하는 일들 말이죠. 하지만 첫날 신체검사를 하고 현장을 잠깐 둘러보면서부터 아무것도 모르는 제 눈에도 ‘아, 뭔가 안전에 신경 쓰고 있구나’ 하는 점들이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차량과 사람이 지나가는 길(인동선)을 철저히 분리해 놓습니다. 첫날 함께 온 동료와 아무것도 모르고 차도로 가자 한 감시원이 매섭게 달려와 조심하라고 경고를 들었습니다. 주변에 차량도 없었고 꽤나 넓은 도로였는데도 말입니다. 그 외에도 일하면서 상당히 느낀 점들, 그리고 자연스레 교육받으면서 지키게 되는 규칙들을 하나씩 공유해 보겠습니다.


1. 단독 작업은 없다. 어떠한 작업이든 무조건 2인 1조, 3인 1조, 4인 1조 그 이상

13년도 성수역, 15년 강남역, 16년 구의역.

무엇일까요? 바로 스크린도어 수리 직원 사망 사고입니다. 분명 2인 1조로 작업해야 하지만 인력부족과 시간제한으로 인해 단독작업을 하다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일단 삼성 현장 자체에서는 단독 작업은 무조건 불법입니다. 물론 어느 업체나 현장이든 불법으로 간주할 겁니다. 삼성이 다른 점은 실제로 엄격하게 지키고 필요한 인원을 실제로 고용하고 있습니다.


말비계, 우마라고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말비계가 있습니다. 공사 현장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그 외 크고 작은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다리입니다. 말비계는 무조건 2인 1조로 한 사람은 잡고 있고 한 사람은 올라가 작업합니다. 혼자 올라가 작업하면 고소 작업 규칙 위반으로 패널티가 부여됩니다. 작게는 그날 바로 퇴근부터 1일, 3일 출근 금지를 합니다.(출력정지)


기껏해야 1.2미터 높이의 사다리 위에서 작업하는데 혼자서 할 수 있지 않느냐 싶지만 막상 올라가 보면 누군가 아래에서 물건을 집어다 주거나 중심을 잡아주지 않으면 불안합니다. 무엇보다 실제로 팀장이나 업체에서도 홀로 작업을 지시하지 않습니다. 물론 급한 상황이거나 잠깐 필요할 때면 몰래 눈치 보며 잠깐 올라가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그 어느 업체도 단독작업을 지시하지 않습니다. 동료들 내에서도 혼자 올라가느니 그냥 대기하라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3인 1조로는 테이블 리프트를 관리 감독하는 유도원 제도가 있습니다. 테이블 리프트, 렌탈이라고 불리는 장치는 사람은 높은 곳으로 옮겨주는 장치입니다. 건설현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그만큼 많은 사고가 나기도 합니다. 삼성에서는 T/L(티엘이랑 하겠습니다)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3명이 있어야 합니다.


유도원, 운전자, 보조 인원, 이렇게 총 3명이 있어야 티엘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만약 유도원 없이 운전자가 단독 운전한다? 정말 심각한 패널티를 받습니다. 기본 3일에서 아예 퇴사 권유를 받을 수 있습니다. 유도원은 말 그대로 티엘이 이동하거나 승, 하강을 할 때 주변 사람들을 통제합니다. 유도봉과 확성기를 가지고 “티엘 지나갑니다”라고 하면서 사람들에게 미리 경고해 줍니다. 작업 위치에서는 보조 인원과 함께 티엘 주변에 펜스로 구획설정을 합니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길 것입니다. 유도원외에 보조인원은 왜 있어야 할까요? 바로 구획설정을 하거나 운전자의 필요한 것들을 챙겨주기 위해서입니다. 규칙상 유도원은 오직 유도만 해야 합니다. 심지어 펜스까지도 유도원이 하면 안 되고 보조인원이 해야 하는 것이죠. 말 그대로 유도원이기에 유도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이 부분이 삼성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사실 유도원이 이것저것 해도 상관없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바쁠 때는 유도원이 이것저것 챙겨주기는 하지만 원칙상으로는 유도 외 노동을 하면 안 됩니다. 처음에 왔을 때 유도 이모님께 함께 들어달라는 부탁을 했을 때 팀장님께서 ”웬만하면 유도이모님께 일 부탁하지 마라 “라고 핀잔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현장에서 유도원의 존재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 외에도 자제를 들고 갈 때에도 자재 길이가 2미터가 넘으면 무조건 유도원이 유도해야 합니다. 그래서 몇 가지 물건을 들고 갈 때에도 유도원이 앞장서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사실 인건비 측면에서 보면 티엘의 3인 1조는 상당히 낭비적입니다. 그 어느 현장도 이렇게 비용을 들여가며 운용을 하는 곳은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감리분들이나 다르 안전요원들도 입을 모아 말하는 사항입니다.


재미있는 건 다른 기업들의 건설 현장 홍보현장을 보면 티엘 운전자 단독으로 운전하는 장면들이 여과 없이 보입니다. 게다가 상승한 채로 이동하거나 확장한 채로 이동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곳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풍경입니다.


그 외에 4인 1조, 5인 1조도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위험하다 생각되면 무조건 많은 인원들이 투입됩니다. 삼성에서는 ‘사내구역’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건설이 완료되고 본격적으로 장비를 운영하기 시작하면 그곳은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게 안전요원이 허락한 인원들만 들어갑니다. 이런 구역에서는 작업 난이도가 어마어마하게 올라갑니다.


한 예로 사내구역의 전등 하나 고치기 위해 팀 전체가 대형 말비계(A형 말비계)를 설치하기 위해 투입되기도 했습니다. 사다리 하나에 6~7명이 안전요원과 함께 작업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 비효율 적인 느낌과 동시에 ‘안전에 돈을 투자하는구나’ ‘삼성이 정말 돈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2. 각종 감시체계가 존재합니다.

고덕 현장에서 일할 때는 각 업체에서 제공한 작업 조끼를 착용합니다. 그 뒤에는 업체명과 일하는 위치, 그리고 해당 기술인의 업무가 있습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상당히 중2병스러운(?) 업무를 봤습니다.


‘밀폐 감시자’


뭔가 스타 2에서 나올법한 느낌의 이름입니다. 그 외에도 화재감시자, 안전요원 등 삼성에서는 상당히 많은 감시체계가 있습니다. 게다가 안전만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업체가 따로 있고 그 위에 SECL(세클, 삼성 엔지니어링), 또 그 위에 삼성전자 안전관리자 등 2중, 3중 감시체계가 있습니다.


개인적인 기준으로 안전요원의 계급을 보면

1차 안전요원(밀폐, 화재 감시자, 안전요원) < 2차 안전업체(주연, 문무 등) < 3차 SECL <<<<< 4차 삼성전자 안전요원


*물론 실제 계급은 아닙니다. 제가 거의 1년 가까이 옆에서 본모습으로 추정한 모습입니다.


이렇게 됩니다. 1차 안전요원은 기술인과 같은 업체 사람이기에 서로 작업에 대해 주의, 경고만 줄 뿐입니다. 하지만 2차로 넘어가면 직접적으로 기술인이나 업체에 패널티를 줄 수 있습니다. 그 뒤로 3차 SECL은 더 강력한 권한을 행사합니다. 그리고.... 사실상 가장 상위급 요원은 집주인, 말 그대로 삼성전자의 안전 담당자입니다.


당연히 반도체 공장의 주인이고 그만큼 파워가 막강합니다. 다만 사내구역에서만 활동하기 때문에 쉽게 마주치진 않습니다. 하지만 한번 걸리면 기술인 영구 퇴출은 물론이고 아예 팀 전체가 갈려나가는(...) 위력을 갖고 있다고만 들었습니다.


실제로 사내 구역에서 굉장히 사소한 문제로 전자 안전요원에게 지적을 당한 적이 있었는데 그 순간 함께 있던 2차 주연, 3차 SECL 모두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걸 보고서... ‘이래서 집주인이 무섭구나’를 절실히 느꼈습니다.


이렇듯 여러 감시체계가 있다 보니 실제로 업체에서도 “작업하다 걸려서 패널티 먹느니 그냥 하지 마라”라고 교육합니다. 만약 한 팀에서 높은 곳에서 위험한 작업을 하다 걸리면 중대재해 패널티로 재발방지 대책을 작성합니다. 이 패널티는 각 업체마다 적립되는데 나중에는 여러 실제적인 불이익이 있습니다. 심하면 다음 공사에서는 아예 입찰 자격조차 얻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각 업체에서 고용한 안전요원들이 1차적으로 어떻게든 기술인들이 불법작업이나 위험작업을 못하게 단속합니다. 아니면 적어도 2차, 3차 업체와 미리 협의해서 수많은 눈들이 보는 앞에서 작업을 합니다. 이러다 보니 확실히 ’ 안전하다 ‘라는 느낌을 받으며 작업합니다.


3. 작업 거부권이 있습니다.

사실 처음 이곳에서 작업거부권을 들었을 때 코웃음 쳤습니다. 그저 대기업의 탁상행정의 일부라 생각했습니다. 작업 거부권은 말 그대로 기술인이 위험한 작업을 지시받거나 본인이 판단하기에 위험하면 작업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이런 좋은 제도는 얼마든지 있지만 실제로 활용하는 일은 거의 드물었습니다. (군대의 소원 수리함? 필체 추적이 있죠) 작업 거부권 또한 그저 보여주기식 제도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일하면서 의외로 작업 거부권을 많이 행사하는 걸 봐왔습니다. 팀에서도 위험하다 싶으면 그냥 거부하라고 가르칩니다. 한 예로 저희 팀원이 상위 업체에서 시킨 일이 있었는데 천장 쪽 배관을 뛰어넘어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팀원은 “위험해서 못합니다.”라고 하면서 작업을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업체에서도 알았다고 하며 넘어갔습니다. 후에 팀장도 잘했다고만 했습니다.


그 외에 작업 거부권 사례를 신고받는 부서가 있고 포상금 제도까지 있습니다. 신고하거나 포상을 받은 사례는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현실에서 이 정도로 지켜지는 건 삼성이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4. 안전장비, 안전 관련 제도들이 많습니다.

어느 대기업이라고 하기에도 치졸한 중소 빵공장에서는 반죽 기계에 사람이 말려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유인즉 안전장치가 있음에도 작업의 효율을 위해서 장치를 제거했다고 합니다.


삼성에서는 매달 공도구 점검을 합니다. 이때 말비계나 여러 장비들 점검을 받습니다. 한 번은 말비계를 점검받는데 ’ 사용불가‘ 딱지를 받았습니다. 왜 그러냐 물어보니 SECL안전요원이 가리키는 곳에 미세한 금이 가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부러질 수 있으니 업체에 연락해서 새 말비계를 받아오라 합니다. 실제로 이후에 새 제품을 받았습니다.


그 외에 높은 곳에서 작업할 때에는 이탈 방지끈으로 공구들을 묶어 놓습니다. 만약에 공구를 떨어뜨리더라도 바닥에 떨어지거나 지나가는 사람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상부에서 작업하면 바닥에는 반드시 보양지(방수천과 같이 두꺼운 천)를 깔아줘야 합니다. 난간에 서 작업할 때에는 안전고리를 해야 하고 그 외에 추락방지대, 생명줄 등 다양한 안전도구들을 사용해야 합니다. 모두 보여주기식 규칙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해야 하고 위반 시 강한 패너티를 받는 사항들입니다.


가끔은 몇몇 기술인들은 너무나 많은 규칙 때문에 하이바를 던지고 나간 적도 있을 정도로 작업에 대한 제한들이 많습니다.


그 외에도 매일 아침 조회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안전교육, 패널티 사항들이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일하다가 어느 날 서울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1호선 지하철에서 환승하기 위해 플랫폼에 내리자 티엘로 작업하는 사람을 봤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그 사람을 보자마자 이상함과 함께 씁쓸함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머릿속에 ’왜 저 사람 혼자 작업하지?‘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삼성이 유별난 것인지 아니면 철도공사가 허술한 것일까요? 스크린도어 사고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또 한 번은 휴일에 팀원들과 함께 근처 대형 쇼핑몰의 ’ 스포츠 *스터‘에 놀러 갔습니다.

각종 활동기구들이 있어 함께 미니 번지점프도 하고 여러 운동을 했습니다. 그중에 천장에 징검다리와 각종 스릴 있게 꾸며진 ‘로프코스’를 타 보았습니다. 별로 높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바닥을 보니 상당히 심장이 떨렸습니다.

코스를 중간쯤 오면서 진짜 무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중간중간에 어떠한 안전요원도 없었습니다.

코스를 지나며 자세히 보니 돌아다니는 안전요원은 없었습니다.

바닥에 그물망이 설치된 것도 아니고 아래에서 요원이 보고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안전장치라곤 등에 있는 안전고리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물론 발을 헛디디면 바닥에 추락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헛디뎠을 때 안전요원이 어떻게 꺼내주고 조치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주변을 봐도 누구도 없었습니다.

오직 입구와 출구에서 직원이 사람들을 안내하고 있을 뿐입니다. 심지어 사람들이 몰려오자 입구 쪽 직원 혼자서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순간 ‘삼성 현장이 훨씬 안전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로프 코스와 비슷한 트레이 위에서 작업하면 바닥에는 합판이 있고 양 옆에는 생명줄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위, 아래에서 감시의 눈들이 있기 때문에 행여나 위험에 처해도 빠르게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어떠한 요원도 없이 그저 사람들이 화살표만 보고 가야만 합니다. 어쩌면 진짜 스릴이 목적이라면 이 편이 더 맞는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혹시나 검색해보니 실제 사고 사례가 있었고 블로그에는 평일에는 직원 한명이 2~3개 기구를 한다는 말들이 있네요..)


그럼에도 사고는 일어난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사고 사례는 있습니다. 뉴스에는 나오지 않지만 소문으로 퍼지는 사망, 부상 사고, 실제로 조회 때 나오는 사고들을 보면 ‘이렇게 안전에 신경 써도 다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삼성 현장도 이런데 다른 곳은 얼마나 많은 사고가 일어날까 생각도 해봅니다. 퇴근하면서 주변에 보이는 공사장 인부들을 보면 동료와 “저 사람 완전 퇴출각인데?”라고 하면서 불안전한 작업들을 발견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삼성에서는 안전장치를 제거하거나 단독작업을 하면서 발생하는 어이없는 사고는 훨씬 적을 거라 확신합니다. 1년은 일하면서 항상 수많은 감시의 눈들과 함께 일해왔고 저 또한 부끄럽게도 3일 출근 금지 패널티도 받아봤기 때문입니다.(나중에 자세히 다루겠습니다-_-)


그리고 제가 아직 한 공종에서 일해봤기 때문에 분명 제가 모르는 불합리한 점들도 있을 것입니다. 업체 패널티 때문에 다쳐도 보고하지 않고 스스로 병원에 가거나 치료받는 사항들도 존재할 것입니다. 저희 팀은 그런 일은 없지만 소문으로는 큰 부상을 당해도 업체에서 쉬쉬 하면서 자체적으로 치료했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어디든 완벽한 안전제도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다른 곳에서 일하고 온 사람들의 의견도 들어보면 삼성이 정말 병적으로 안전에 신경 쓴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가끔 젊어서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해 노가다와 같은 육체노동을 해볼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만약 친한 친구나 미래의 제 자녀가 어떤 이유에서 노가다를 해야 한다면 그때는 고덕 현장을 추천해 주고 싶습니다.

(실제로 가족이 와서 일하는 경우도 꽤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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