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는 차치하고라도 우리나라에는 참 많은 분야에서 강의를 하는 강사들이 있다.
사교육 시장 규모가 크다 보니 입시 관련 과목을 강의하는 스타강사도 있고, 기업체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사도 있으며, 사설 학원강사, 직업훈련을 위한 강사까지... 수도 없이 많은 강사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강단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이 수많은 강사들 중에는 이제 막 시작한 풋내기 강사도 있을 것이고, 강의 현장에서 오랜 세월을 살아온 베테랑 강사도 있을 것이다.
성공해서 매일매일 빽빽한 스케줄을 소화하는 강사도 있겠고, 강의 자리를 찾지 못해 쩔쩔매며 먹고 살기 어려워 다른 분야로의 이직을 고민하는 강사도 있겠다.
성공하는 강사들을 소개하는 책은 꽤 많이 나와 있다.
성공하는 강사들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하나하나 분석해서 소개하는 책들도 많다. 강의기법, 유머 활용, 수강생 관리, 자료 만들기...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 노하우를 엮어서 낸 책들을 읽으면 성공할 수 있을까?
우리는 성공한 사람의 무용담을 듣고 보며 꿈을 키운다. 야망을 갖고 목표를 세운다. 그렇게 또 하나의 영웅이 될 수 있을 거라 희망을 갖는다.
하지만 세상은 성공한 영웅 한 두 사람이 아니라 매일매일 실패하며, 그럼에도 또다시 내일을 꿈꾸는 수많은 보통사람들로 인해 돌아간다.
강사 역시 마찬가지...
스타급 강사의 화려한 모습을 보며 꿈을 키우지만, 매일매일 삐걱대는 강의를 하며 하루를 버틴다.
필자는 1990년, 컴퓨터 그래픽 분야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주로 컴퓨터 관련 분야 강의를 해왔다.
사설학원, 공공교육기관, 기업체, 대학교까지...
2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강의를 했다. 바쁘게 일정 조절까지 해가며 강의할 때도 있었고, 강의를 잡지 못해 쩔쩔맬 때도 있었다.
다양한 경험을 하며 25년을 보냈지만 여전히 무명 강사일 뿐이다.
필자의 25년간의 강의 경험을 엮으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적어도 25년 동안 강의를 했지만, 여전히 무명 강사인 이유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이 책에서 들려주는 실패 이유 몇 가지만 알아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강사로 성공을 하기 위해, 그전에 먼저 실패하지 않는 방법을 배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우리나라는 IMF 이후 늘 반복되는 경제 위기와 그로 인한 유무형의 어려움이 만성이 되어가고 있다. 직업은 비정규직으로 빠르게 대체되어가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불안한 사회생활로 힘들어한다.
경제가 어려울 때 직업교육이 활성화된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직업학교가 활성화된 건 IMF 이후 직업전환을 위한 교육을 정부에서 지원하면서부터였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전통적인 교육기관이 아닌 곳에서 강의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문제는 이렇게 강의를 하게 되는 사람들이 제대로 강의기법이나 교안 작성 등 교육을 위해 꼭 필요한 능력을 배우지 못한 채 강단에 서게 된다는 점이다.
강사 역시 하나의 직업이다. 잘 하는 강사는 계속 발전해나갈 수 있겠지만, 제대로 강의를 진행하지 못하는 강사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흔히 말하는 성공적인 강의에 관한 책들은 다수 소개되어 있다. 교단에서, 강단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수강생과 눈높이를 맞추는 법, 강의에 집중하게 하는 법 등의 책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사라는 직업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벌어진다.
이 책은 조금 다른 방향에서 “강의하기”에 대해 접근하고자 한다.
강의는 결국 강사와 수강생 간의 커뮤니케이션, 즉 의사소통이다. 새로운 것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은 의사소통이 이루어진 이후에 발생한다.
실패의 원인을 찾고 대처방안을 세워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한 권쯤 필요하지 않을까?
현재 출간된 책들은 대부분 “강사로 성공하기”에 초점을 맞춘다. 성공한 강사를 인터뷰하고, 성공하기 위해서 강의를 기획하고 현장에서 활용하기까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국내에는 다양한 분야의 “성공담”에 관한 책들이 넘쳐난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담, 또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책을 만든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열심히 노력해서 그 결과를 갖게 된 것이지 성공담을 읽었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의 경험을 들으며 열광하고 꿈을 꾸지만, 그 성공담을 듣고 성공하지는 못한다.
또한 성공한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그 어디에도 실패에 대한 경험이 담겨있지는 않다.
현실은 어떨까?
1%의 성공하는 사람 뒤에는 99%의 실패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이 현실이다.
실패하는 사람은 무엇 때문에 실패하는가?
성공하는 사람들이 열심히 했기 때문이라면, 실패하는 사람 역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과가 다르게 나온 것뿐이다.
오늘의 실패를 단순히 또 하나의 패배로 받아들인다면 성공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실패한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
이 책은 본인의 경험을 담고 있다.
25년간 강의를 하면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 중에서 실패의 원인은 무엇인지,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실패하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함께 찾아보고자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진부한 격언이 아니더라도 실패의 원인을 찾고 분석하는 것은 성공한 사람의 성공 스토리를 듣는 것보다 백배, 천배쯤 더 유익하다.
내일의 성공한 강사가 되기 위한 처방전이라면 너무 큰 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