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도 봄도 아닌 어중간한 계절, 날씨만큼이나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
나무도 간판들도 바람에 요동친다. 머플러가 스르륵 목에서 빠지더니 허공으로 날았다.
머플러의 힘이 그토록 컸던가... 체감온도가 급감하며 몸이 절로 움츠러든다.
머플러는 순간에 저만큼 더 멀어지고 달려가 잡을까 생각하다가 내버려둔다. 귀찮다.
자유가 그리웠을까? 나의 귀차니즘에 녀석은 자유를 얻었으니, 어디든 제발 걸리지 말고 나비처럼 날아갔으면...
안녕, 고마웠다. 그리고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