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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en Jan 22. 2024

[Analysis] 역량 기반 서베이

이제 다시 교육과정 개발 이야기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먼저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교통정리부터 하겠습니다. 교육과정 개발을 위해 요구분석(Analysis) 서베이를 한다는 것은 특정 주제와 Scope(리더십, 핵심가치, 직무 등)이 정해져 있다는 전제 하에 서베이를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00 주제로 교육과정을 개발하려고 하는데 정말 필요한가요? 어떤 부분이 중요하거나 시급한가요?" 등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교육계획을 수립할 때 실시하는 거시적인 서베이와 과정개발 서베이를 혼동하시는 분간혹 계시더군요. 교육계획 수립을 위한 서베이는 "우리 회사 임직원들은 어떤 교육을 원할까?"를 파악하기 위한 서베이입니다. 이와 같은 접근은 반찬(Course)이 아니라 밥상(Curriculum)을 차리는데 필요한 질문에 가깝습니다.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서베이는 차려진 밥상 위의 반찬을 만드는 데 있어서 어떤 재료를 가지고 어떤 레시피로 만들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입니다. 먼저 이 점을 명확히 하고 서베이 이야기를 이어가 볼까 합니다.


1. 서베이 항목, 역량 도출하기


역량을 기반으로 서베이를 하고자 한다면 교육과정을 개발하고자 하는 주제와 관련된 역량이 사전에 도출되어 있어야 합니다. 만약 교육체계가 CBC로 개발되었다면 아마도 역량사전이 만들어져 있을 텐데요, 그것을 활용하면 제일 간편하고 좋지요. 하지만 역량이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등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만들었거나 논문 등에 게재된 검증된 역량을 찾아 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리더십 역량이라면 CCL(Center for Creative Leadership)과 같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리더십 개발/연구 조직의 리더십 역량자료를 활용하기도 하는데요, 그대로 활용할 수도 있고 조직 맥락에 맞게 가공해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2. 역량 기반 서베이 설계


역량 기반 서베이를 할 때 가장 많이 활용되는 서베이 설계방식은 필요역량별 As-Is와 To-Be를 묻는 방식입니다. A라는 역량에 대해 현재 보유 정도는 몇 점인지, 그리고 목표 수준은 몇 점인지를 비교하면서 체크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아래 예시는 '감사(Audit)'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역량에 대한 서베이입니다. 아래와 같은 서베이를 실시하면 어떤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까요? 현재 수준에 대한 데이터와, 목표 수준에 대한 데이터는 당연히 얻을 수 있고요, 두 수준 사이의  GAP에 대한 데이터도 추가로 얻을 수 있습니다.

[역량기반 서베이 예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구글폼이나 네이버폼에서는 위와 같은 서베이 디자인을 지원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엑셀로 양식을 만들어서 메일로 송부한 후 회신을 받는 방식으로 하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 응답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담당자 업무로드도 문제고요. 구글폼과 네이버폼이 빨리 업그레이드되면 좋겠습니다. (혹시 이미 업그레이드되어 있다면 댓글로 알려 주세요.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하니까요)


3. 역량 기반 서베이 결과 분석


역량 기반 서베이에서 현재 수준과 목표 수준 그리고 GAP에 대한 데이터가 도출되었다면 그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면 좋을까요? 가장 흔히 활용되는 모델이 바로 The Locus for Focus Model입니다. 아래에 예시 그림을 제시해 놓았는데요, 파란색 점 하나하나가 서베이 항목, 즉 역량입니다. 현재 수준과 목표 수준 사이의 GAP이 크면서도 목표 수준이 높은 것, 바로 분홍색 영역(HH)이 교육적으로 우선순위가 높은 역량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The Locus for Focus Model]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갈 것이 있습니다. 파란색 점들이 모두 역량이라면 해당 역량을 모두 포함시켜서 교육과정을 개발하면 될 텐데 왜 굳이 서베이를 해서 역량을 분류하는 것일까요? 교육은 비싼 쇼핑이기 때문입니다.(출처 : CEO와 HRD, 최연식) 돈과 시간, 노력이 많이 들어가지요. 그래서 필요한 모든 것을 교육으로 가르칠 수 없습니다. 회사의 자원이 한정되어 있으니 최대한 효율적으로 일을 해야 하고 그래서 우선순위가 중요한 것입니다. 교육을 했을 때 가장 효과가 있을만한(성과향상에 기여할만한) 이슈를 찾아야 하고 그 이슈 안에서도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영역이 무엇인지를 추적하기 위해 위와 같은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쉬운 일이 하나도 없지요?


참고로, 역량기반 서베이의 경우 완성된 서베이를 받아 보았을 때 당황스러워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이런 것도 알아야 하는 거야?""이런 것까지 할 줄 알아야 해?"와 같은 반응입니다. 왜 그런 반응이 나오는 것일까요? 역량 기반 서베이는 "As-Is"가 아니라 "To-Be" 개념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모 고객사 담당자의 경우 "역량 기반"으로 서베이를 하자고 합의하고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완성된 서베이 문항을 보는 순간 "이건 현실적이지 않네요!"라고 컴플레인을 하신 적도 있어요. '을'로서는 몹시 난감한 상황이지요. 역량기반 서베이의 경우 To-Be 개념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현실과는 조금 떨어진, 고성과자만이 하는 행동이 반영된 항목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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