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 부터 Evaluation까지
교육과정을 평가하는 목적이 무엇일까요? 우선 교육과정의 품질을 향상하기 위한 개선점을 확인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평가 결과는 교육과정의 개선과 품질 안정에만 활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교육부서가 돈만 쓰는 부서가 아니라 회사의 경영에 그리고 성과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고 있음을 증명하고자 할 때에도 활용됩니다. 좀 슬픈 이야기지만 보통 경영이 어려워질 때 가장 먼저 삭감이 검토되는 예산이 교육비와 홍보비거든요. 그렇다 보니 HRD부서는 존폐에 대한 위기감이 드러났다 사라졌다 하는 부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HRD가 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Appeal 할 수밖에 없고 그때 활용되는 것이 교육이 성과에 기여하고 있다는 객관적인 증거, 즉 교육평가 결과입니다.
HRD 시장이 우리나라보다 앞서 발달한 서구에서는 교육평가만을 전문으로 하는 HRD 컨설팅펌이 많이 있습니다. 교육을 평가하기 위해 특별한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조직 내에서 자체적으로 평가를 했을 때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외부 전문가에게 위탁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저도 조직 내에서 평가업무를 담당해 보았지만 조금만 방심(?)하면 아전인수, 자화자찬이 되기 쉽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평가한 결과를 경영층에 보고했을 때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허벅지 꼬집으며 노력한 것을 우리 상사는 이해하실까 걱정한 적도 많았습니다.
결국 조직 내부에서 자가점검 방식으로 교육과정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검증된 평가모델 혹은 합리적 프로세스를 갖춘 평가도구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가장 기본이 되는 모델인 Donald Kirkpatrick의 4 수준 평가 모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흔히 교육평가는 교육과정을 개발의 가장 마지막에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평가 관련 업무는 Design 단계에서부터 이미 시작됩니다. 아래 그림에 나와 있는 것처럼 교육과정 개발을 할 때 Design 단계에서 가장 먼저 하는 것이 교육과정의 목표를 기술하는 것인데, 교육평가는 바로 그 목표의 달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목표를 기술할 때부터 평가의 수준과 방법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야 하지요. 그리고 그 아이디어를 정리한 것이 '평가설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Development 단계로 넘어가면 평가와 관련된 도구들을 개발하게 됩니다. 시험지, 평가지, 서베이 등을 준비하는 것이지요. Implementation 단계에서는 실제 평가를 실행하여 필요한 평가데이터를 수집하고 마지막에 있는 Evaluation 단계에서는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선안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결과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평가전략
여기서 잠깐 평가전략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평가전략이란 장기적인 관점에서 교육평가를 계획하고 조직의 목표와 일치시키는 과정이며 조직, 부서 차원의 교육평가에 대한 전반적인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실제 제가 경험했던 일들인데요) 연수원의 원장님이 "담당자별로 제각각인 교육만족도 설문 문항을 표준화하십시오"라고 지시를 했다면 그것도 그 조직의 평가젼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전체 교육과정에 대해 Level 2 평가를 실시하십시오"라는 지시가 있어서 HRD 부서 내 거의 모든 교육과정에 대해 지필평가와 수행평가 등을 실시하도록 했다면 그 또한 평가전략에 대한 실행이라고 볼 수 있지요. 평가전략 없이 담당자가 각자 본인 교육과정의 평가에 대해 고민하는 조직도 있겠지만 평가라는 것의 특성상 동일한 잣대를 사용하는 것이 상호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에 조직 차원의 평가전략이 있는 것이 좋습니다.
교육목표와 평가
Design 단계에서 수립하는 교육목표와 교수기법, 교육평가방법은 서로 Align 되어 있어야 합니다. 아래 그림을 참고하시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