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컬럼니스트 김유경의 세계미식기행 #18
지난달 세븐일레븐에 재미있는 과자가 나왔다.
(Sriracha Popcorn)
스리라차는 태국식 매운 소스로
멕시코산 매운 고추인 할라피뇨와 식초, 마늘, 설탕, 소금을 넣어 만든 매콤달콤한 태국식 소스다.
초록색 마개에 닭이 그려져있는 빨간 병인데 베트남 쌀국수집에서 한 두번 봤을 것이다.
일단 스리라차 팝콘에 대해 간단한 리뷰를 해본다
가격은 천원. 70g이 들어있으며,
한 봉지를 다 먹으면 290Kcal다.
원재료명 및 함량을 살펴보자. 미국산 옥수수 43%, 식물성 유지 (해바라기유, 팜유), 백설탕, 스리라차 칠리시즈닝, 소금, 식초분말, 간장분말, L-글루타민산나트륨 등이 들어있다.
스리라차 칠리시즈닝은 약 4.8% 들어가있는데 결정포도당과 고춧가루로 만들었다.
결국 제조과정에서 오리지널 스리라차는 전혀 넣지 않고, 그냥 고춧가루로 매콤한 맛만 구현해냈다는 것인데..
스리라차 브랜드 로얄티와 관련된 단가문제 때문이겠지만 팝콘이름이 스리라차 인데 스리라차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게 아쉽다.
스리라차 (맛) 팝콘으로 이름을 바꿔도되겠다.
비주얼은 라면스프를 뿌려놓은 듯하고, 봉지를 여는데 재채기가 난다. 후추가루의 매운 향이 몰려온다. 맛은 매콤하긴 한데 고추가루나 고추장과 같은 알싸한 매운맛이 아니다.
하지만 은근히 맵고, 은근히 달콤해서 자꾸자꾸 손이간다. 몇 번 먹다보면 코와 목이 칼칼해지는데, 가끔 재채기가 난다.
매콤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도전해볼만하고, 매콤달콤한 스리라차의 맛을 간접적으로 느끼는데 의의를 가지면 되겠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매운 음식이라면 고개를 내젓던 미국인들이 요즘은 매운 맛을 찾고 있는데 그 기점은 스리라차의 등장이다. 스리라차는 태국식 매운 소스로 멕시코산 매운 고추인 할라피뇨와 식초, 마늘, 설탕, 소금을 넣어 만든 매콤달콤한 태국식 소스다. 스리라차라는 이름는 태국 동부의 해안도시 '시 라차'에서 유래했다. 스리라차가 생산되는 곳은 미국으로 베트남 사람인 David Tran 이 전쟁을 피해 미국에 정착했는데 마음에 드는 칠리소스가 없어서 개발했다고 한다.
타바스코가 미국시장에서 매운맛 1세대라면, 스리라차는 2세대라고 볼 수 있다. 타바스코는 알싸한 매운 맛, 스리라차는 매콤달콤한 매운 맛이다. 몇 년전에는 베트남 쌀국수집이나 태국 음식점과 같은 동남아시아 음식점에서 스리라차 소스를 간간히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서양식 비스트로나 레스토랑, 마트, 일반 가정집에도 구비하고 있다.
사실 스리라차 팝콘은 미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되었다. 스리라차 소스의 원조회사인 후이 퐁 (Huy Fong Foods) 이 즉석팝콘회사 팝(Pop) 과 손을 잡고 스리라차 소스 맛의 팝콘을 출시했다. 세계 최대 케첩 생산업체인 ‘하인즈 (H.J.Heinz)’도 스리라차 케첩을 선보였다. 현재 미국에서는 팝콘과 케찹을 시작으로 스리라차 맥주, 스리라차 감자칩, 스리라차 아이스크림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후이 퐁 그룹은 35년간 브랜드 라이센스는 물론 대대적인 광고조차 하지 않아 왔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는 상당히 큰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 1980년 설립된 후이 퐁은 LA의 동양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스리라차 소스를 판 것으로 시작되었는데 점차 미국 전역으로 알려지게 되며 태국식 칠리 소스로 고유명사화 되었다.
화려한 광고없이 스리라차 소스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뭘까.
1. 단순한 패키징
신선한재료를 쓴다는 의미에서 초록색 마개를 쓰고, 마스코트로 닭이 그려져 있어 심부름을 나간 아이들도 금새 찾을 수 있다.
2. 다양한 언어표기
병에 영어, 베트남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총 5가지 언어로 설명을 표기해, 전세계인 누구나 알아 볼 수 있다.
3. 경영자의 강한 고집
경영자의 완고한 경영철학이다.
출시 초기에 사람들이 ‘너무 매워서 누가 먹을 수 있겠느냐, 토마토 베이스나 마요네즈를 넣어야되는 것 아니냐’ 라고 했지만 ‘핫소스가 매워서 핫소스지, 난 마요네즈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라고 일축했다.
4.서민적인 가격
저렴하다.
‘Make a rich man's sauc eat a poor man's price’ 즉, 부자의 입맛에 맞는 소스를 가난한 사람들의가격에 제공한다. 라는 원칙을 고수해 20년동안 한 병에 소매가 4달러를 유지해왔다.
그 외 스리라차를 이용한 다양한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T9NYHfluxcY ), 스리라차를 활용한 레시피, 언제나 열려있는 The Ultimate Sriracha Tour 를 통해 누구나 공장을 견학할 수 있어 기회도 마련되 있어 매운 맛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는데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다.
스리라차 소스 덕분에 매콤한 맛을 찾는 미국인들이 많아져 고추장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었다. CJ는 마늘을 빼고 고춧가루를 위주로 만든 ‘CJ 비비고 고추장 핫소스’를 코스트코에서 인기리에 판매 중이다. 여기저기 뿌려먹고 디핑소스로 활용하기 쉽도록 초고추장처럼 묽게 만든 것이 특징. 대상 청정원도 매운맛에 감칠맛을 더한, 케첩처럼 드레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신제품 ‘코리안 칠리소스’를 판매 중이다. (http://www.gochujangsauce.com).
스리라차가 태국식 매운 소스로 고유명사화 된 것 처럼, 고추장도 한국식 매운 소스로 고유명사화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올해도 미국 식품업계 트렌드는
‘매운맛’이 주도 할 전망이다.
WRITTEN BY 김유경 기자
PHOTOGRAPHED BY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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