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컬럼니스트 김유경의 세계음식기행 #15
지난해 8월, 5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규모의 푸드행사 밀라노 엑스포를 취재하러 이탈리아를 다녀왔다. 개인적으로 이탈리아의 음식과 식문화를 너무나도 좋아하는지라 취재는 3 days + 와이너리 투어 2 days + 이탈리아 친구들과의 여행 4 days = 약 10일간 이탈리아의 속에 빠져있었다.
푸드컬럼니스트이다보니 이탈리아 현지의 음식과 식문화에 대해 귀를 쫑긋 세웠는데, 가장 인상깊었고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싶은 이탈리아 식문화는 바로 Scarpetta 다.
Scarpetta가 무엇인지 영상으로 먼저 만나보자.
Scarpetta = “make the little shoe”
the small piece of bread used to mop up the last of the sauce on your plate
해석을 하자면 작은 사이즈의 빵으로 당신이 먹고 남은 접시 위의 소스를 닦아 먹는다는 뜻이다.
우리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밥 알 한 톨도 안남기고 먹었네~' '그릇을 싹싹 비웠네~' '설거지했냐~' 등 다양한 표현을 하는데 이탈리아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오히려 이 행위 자체를 Scarpetta라는 단어로 표현해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식문화로 자리잡았다. 더 자세한 설명을 영어로 보고싶다면 이 링크를 참조하길 바란다.
http://www.italymagazine.com/news/italian-ritual-fare-la-scarpetta
정확하게 견줄만한 우리말은 없는데 그나마 '비웠다'라는 말과 비슷하다고 본다.
Scarpetta를 하게 되는 과정은 이렇다.
먼저 주문을 하면 식전에 빵이 나온다. 식전에 빵이 나온다고해서 이 빵을 다 먹어버리면 안된다. 치아바타나 포카치아같은 부드러운 빵이 아니라 밀도가 높은 빵들이기 때문에 허기를 달래는정도로만 먹어야 한다. 그리고 주메뉴를 먹고 Scarpetta를 해야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마음 속으로 분량 조절을 해놓자.
기자가 간 곳은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에 있는 곳으로 월스트릿저널과 이탈리아 최고의 푸드매거진 감베로로소에서 극찬한 Buffet da Pepi다. 굽고, 찌고, 삶고, 건조하고, 훈연하는 등 온갖 조리법으로 만든 돼지고기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창업주 이름이 Pepi로 1890년대에 만들어진 페피아저씨의 식당이라고 보면된다.
돼지고기를 함께나오는 머스터드, 크렌, 크림 등 다양한 소스에 찍어 씹고, 맛보고, 즐기면 된다.
그렇게 먹다보면 고기는 사라져있고, 빵과 접시 위에 온갖 크림과 소스들이 남아있다.
It's Scarpetta Time!!
빵으로 설거지를 해버렸다.
이렇게 접시를 해치울 시간이 없는 고객을 위해 샌드위치를 만들었다고 한다.
Scarpetta를 한 것처럼 빵에 크림과 소스, 돼지고기, 치즈, 크림 등을 채워넣었다.
Porzina sandwich (spiced coppa), dressed with kren and mustard
Scarpetta 강의를 해준 Stefano. 여행을 하면서 맛집을 소개시켜주는 로컬친구를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상호명: Buffet da Pepi
주소: Via della Cassa di Risparmio, 3,34121 Trieste,이탈리아
전화번호: +39 040 366858
홈페이지: http://www.buffetdapepi.it/
WRITTEN BY 김유경 기자
PHOTOGRAPHED BY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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