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컬럼니스트 김유경의 세계미식여행 #21
칵테일을 잘모르는 사람도 에스프레소 마티니는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이름도 외우기 쉽고, 커피향이 은은하게 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에스프레소 마티니는 마티니가 아닌 보드카로 만드는 칵테일로 전통적인 마티니와는 다르다. 에스프레소 마티니의 기원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가장 유력한 주장은 1983년 런던 소호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날 좀 깨워주세요, 그리고 오늘밤 우리 같이 있어요
당시에 Dick Bradsell 이라는 바텐더가 있었는데 늦은 밤에 한 여성이 찾아와 ‘‘날 좀 깨워주세요, 그리고 오늘밤 우리 같이 있어요” 라고 하며 칵테일 한잔을 요구했다. 당황한 바텐더는 마침 자신의 바로 오른편에 있는 에스프레소 머신과 보드카가 있어서 칵테일을 즉흥적으로 만들었는데그 맛이 좋아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에스프레소 마티니는 결국 바텐더 Dick의 임기응변으로 탄생한 칵테일인 것이다. 에스프레소 마티니를마시고 난 후의 스토리는 알 수 없지만 에스프레소 마티니는 ‘각성제’ 또는 ‘유혹의 술’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에스프레소 마티니에 들어가는 재료는 간단하다. 보드카, 에스프레소, 커피리큐어, 얼음이면 된다. 쉐이커나 밀폐용기에 얼음을 넣고 보드카, 에스프레소, 커피리큐어를 1:1:1의비율로 넣은 뒤 힘차게 흔든다. 그리고 마티니 잔에 체를 받쳐 얼음은 거르고 칵테일만 따르면 완성이다. 만드는 방법이 간단해 초보자도 집에서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데 기호에 따라 깔루아나 설탕시럽을 넣어도 된다. 단맛이 있어 에스프레소의 쌉싸름한 맛과 굉장히 좋은 조합을 이루고, 거품도더 많이 생겨 에스프레소 마티니를 더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가니쉬로 작은 커피원두나 초콜릿로 포인트를주면 보는 즐거움도 더해진다.
나를 끌어올린다
이태원 SATTO의 이진록 바텐더는 이탈리아 일리커피로 에스프레소를 뽑아냈고, 커피리큐어대신 깔루아를 넣었다. 일리커피는 다른 커피보다 깊고 부드러운 풍미를 자랑해 칵테일로 만들어 먹으면더 매력적이다. 함께 페어링해 먹으면 좋을 음식으로는 티라미슈를 추천한다. 티라미슈는 이탈리아 대표하는 전통 디저트로 에스프레소에 촉촉하게 적신 얇은 스폰지케익을 바닥에 깔고, 마스카포네 치즈와 초콜릿 소스를 차곡차곡쌓아 코코아 파우더를 뿌려 마무리한다. 부드럽고 달콤한 티라미수는 이탈리아어로 tirare (끌어올리다) 와 mi(나를), su (위로) 의 합성어로 ‘나를 끌어올린다’ 라는 뜻이다.
향긋한 커피향이 나지만 한 번 마시면 기분이 금방 좋아지는 에스프레소 마티니와 에스프레소가 촉촉히 적셔져 있는티라미수를 함께 먹으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 기분이 좋아진다. 디저트와 칵테일을 동시에 먹을 수 있는곳이 많지 않은데 이태원 SATTO에 가면 수준급의 티라미수와 에스프레소 칵테일을 먹을 수 있으니 한번쯤꼭 찾아볼만하다.
SATTO
주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199
피자무쪼 건물 2층
전화번호: 02-749-3243
Writer 소개
김유경 (AngelaKim)
푸드컬럼니스트 김유경은 약 25개 이상의 국가를 다니며 다양한 음식과 식문화를 접해왔고, 방송, 잡지, 블로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세계 음식과 문화를 소개해오고있다. 음식뿐만 아니라 요리에 대한 사랑도 남달라 2014년마스터셰프코리아에 출전했으며, 이탈리아 요리학교 일꾸오꼬 알마에서 공부한 요리하는 기자다. 현재 경희대학교 조리외식경영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요리는 모든 감각을 깨우는 여행이다’ 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오늘도 미각을 깨우기 위해 맛있는 여행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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