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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드디렉터 김유경 Aug 02. 2021

코로나 역발상으로 생각해보는 요즘의 스타벅스

푸드디렉터 김유경이 바라보는 세상

몇일 전 스타벅스 앱을 통해 스타벅스가 성시경과 함께 '별다방 라이브' 를 유튜브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평일 저녁 7시반이라 집에서 저녁 준비를 하면서 들었죠. 전국 스타벅스 매장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매장으로 손꼽히는 스타벅스 더양평 DRT점에서 진행됬는데 초록초록한 배경 속에서 진행되는 모습만으로도 힐링이 되더라구요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고, 채팅방에 사연을 남기면 여러가지 상품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이야기를 나누더라구요.


이 모습은 광장의 역할을 하던 17세기 런던의 커피하우스의 모습을 다시 보게되는 것 같았습니다.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본래 토론의 장이었다고 하죠. 1650년 영국 런던에 커피 하우스 (Coffee House) 란 이름으로 카페가 등장했는데요, 이 곳에서는 어느정도 신분 자격이 되는 남성들이 모여 커피와 홍차를 마시며 신문을 읽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하여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곳이었다고 해요.


ⓒ 17세기의 런던 커피 하우스 / 네이버 백과사전


광장의 역할을 한 카페 본래의 기능은 '소셜라이징 Socializing' 이라는 것이죠. 1인 1노트북 시대가 열리고, 2020년 코로나라는 위기를 겪으면서 점점 더 카페에서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일은 줄어들었고, 오히려 집에서 고립되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이 노트북이나 책 한권을 들고 나와 커피 한잔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휴식 장소가 되고 있다고 보입니다


ⓒ Photo by Niels Kehl on Unsplash

코로나로 인해 '대화를 자제' 해야 하고, 매장에 체류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요즘,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21세기 방식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좋은 사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미국 스타벅스 매장의 절반이 문을 닫는 와중에 한국 스타벅스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한 이유는?


2021년 7월 30일자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스벅의 비법, 커피에 디지털을 진하게 타다.' 요약을 하자면 지금의 스타벅스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유는 코로나가 생기기 전부터 막대한 비용을 들여 비대면 (非對面) 경제라는 뉴노멀 (New Normal) 에 대비해왔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 Photo by Hamza Inayat on Unsplash

사이렌 오더로 알려져있는 모바일 주문, 자체 모바일 결제 시스템 스타벅스 페이, 하나의 놀이가 된 중독적인 멤버십 혜택 스타벅스 리워드, 차량 번호를 사전에 등록해 드라이브 스루에서 자동결제되는 마이디티패스 (My DT Pass)… 이러한 서비스는 코로나 위기 속에서 갑자기 개발한 시스템이 아니라 2018년 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했던 스타벅스만의 뉴노멀 전략이 아닌가 싶습니다.


스타벅스가 갖고 있는 특유의 강한 브랜딩에 매료되어 커피 한잔으로 자신감과 자기애가 넘치던 때가 있었습니다. 또, 스타벅스는 전세계 어느 매장을 가도 친절하고, 깔끔한 서비스 때문에 새로운 지역을 가도 마음의 휴식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되었죠. 소이라떼에 에스프레소 더블샷 추가도 마음껏 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즈 서비스도 좋았고요.


스타벅스는 커피 전문점으로서 커피의 맛을 더욱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Photo by Gema Saputera on Unsplash


하지만 코로나 시국 속에서 거리두기 행정명령 때문에 우리는 카페 의자에 엉덩이 한번 붙혀보지 못하고 나와본 적이 있죠? 지금은 카페에서 취식을 할 수 있게되었지만, 여전히 코로나 때문에 대화하는 것도 눈치보이고,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를 반복하는 등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러한 불편함은 스타벅스가 초래한 불편함은 물론 아니지만 한가지 변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네요


에스프레소바에 버금가는 진짜 맛있는 커피 한잔이 필요해. 카페에 대한 만족감은 커피의 , 종업원의 서비스, 공간의 안락함, 인스타그램에 사진 한장 남길  있는 감성 등에서 오는게 아닐까 싶은데요. 지금의 스타벅스는 비대면 서비스와 거리두기 정책으로 종업원의 서비스를 경험할  있는 기회는 줄어들었고, 매장 안에서 편하게 취식할  있는 환경 또한 달라졌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즐기는 커피 한잔을 통해 느낄  있는 효용의 총량을 과거와 동일하게 맞추기 위해서는 커피의 맛을 아주 특별히 업그레이드 해야하는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글로벌 정책으로 커피의 맛을 업그레이드하지 못한다면 투고 고객이나 드라이브 스루를 통해 구입하는 손님들에게는 일정 부분 가격 할인을 해주는거죠.  멋진 스타벅스의 공간과 서비스를 충분히 즐기지 못했으니까요


ⓒ Photo by Mohamed Shaffaf on Unsplash


최근 카멜커피, 리사르 커피, 프롤라, 스탠드 업 플리즈 에스프레소바 등 에스프레소 본연의 맛을 기가 막히게 끌어내고 있는 곳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제대로된 커피 한 잔'을 경험할 수 있는 곳들이 많아졌죠. 조금은 불편해도, 이탈리아 사람들이 하는 방식 그대로 서서 먹고, 쉬크한 서비스 방식 때문에 친절함은 경험하지 못해도 기가 막힌 에스프레소 한잔의 맛에 중독된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습니다.


브랜드에 대한 '익숙함'은 곧 '충성심'으로 변하는게 정석이긴하지만, 그 충성심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코로나 위기가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요즘... 스타벅스가 이것을 기회로 삼아 커피 맛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글 | 푸드디렉터 김유경 (푸디안젤라)

이메일 | angelakim@tastykorea.kr     

https://in.naver.com/foodie_ang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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