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줄리뷰
이 책을 한 줄로 줄이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인격신의 향연, 로마 제국 만세.
‘인격신’이란 인간처럼 느끼고 생각하는 신을 뜻한다.
욕망하고 다투고 미워하거나 시기하며 질투한다.
그런가하면 애통해 하고, 죽음을 두려워하며, 슬퍼하고, 사랑한다.
지극히 인간적인 신.
그리고 그들과 이어진 인간들의 이야기.
<변신 이야기>다.
로마 제국 만세인 이유는 저자가 <변신 이야기>를 쓸 때의 상황에서 기인한다.
오비디우스는 로마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미움을 사 추방(어쩌면 유배)되기에 이른다.
아우구스투스의 노여움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 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변신 이야기>의 졸속적 결말.
헤로도토스에서 시작된 그리스 신들의 이름이 로마식으로 고쳐 적어지고, 로마의 황제는 제우스, 로마식으로는 유피테르의 자손이 된다.
이런 구조는 사실 낯설지 않은데, 무수한 건국 신화에서 신의 아들 혹은 자손, 기이한 출현과 건국 시조의 신비로운 마지막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 원조라고 할 것도 없이 만국공통, 가장 흔히 쓰인 방법이 아닌가.
이 책은 민담이나 설화를 읽듯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치명적인 결함이 독자를 위협하게 되는데 많고도 많고, 복잡다단한 신과 영웅들의 이름과 그 관계다.
그림으로 혹은 표로 그려가며 그 뿌리를 파악할 생각이 없다면 조금은 관대한 마음으로 그 신이 그 신이려니 하는 게 건강에도 독서에도 이롭다.
<변신 이야기>라는 제목 답게 신과 인간, 요정의 변신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진다.
나무들, 새들, 동물들이 생겨난 기원과 비밀을 설명하고 있는 거다.
욕망하는 자로부터의 도피에서 사랑의 성공 혹은 실패, 영광된 존재 즉 신조차 인정할 수밖에 없던 영웅들은 그들의 죽음을 이기고 변신을 이룬다.
모든 변신이 영광이 되는 건 아니다.
저주 혹은 형벌로서 변신하는 경우도 차고 넘친다.
비슷한 이야기의 반복이라고 생각하면 지루할 수 있지만 전설을 청해 듣듯 한 편씩 찾아 읽어 나가면 신들의 계보와 로마 제국의 뿌리를 어렴풋이나마 엿볼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 변신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한 번은 읽어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