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상

가까운 사람과의 대화

세대와 침묵에 대한 단상

by 서영수

오랜만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자연스럽게 과거의 이야기가 나온다. 함께 겪었던 시절, 그때의 풍경과 감정들이 대화의 중심이 된다. 부모에게는 자식을 통해 경험했던 삶의 기억이, 자식에게는 부모와 함께했던 성장의 시간이 주요한 화제가 된다.


이때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추억을 더듬다 보면 언젠가의 섭섭함이나 서운함이 고개를 들기 쉽다는 점이다. 이미 지나간 일을 다시 꺼내어 곱씹는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오히려 바꿀 수 없는 과거 앞에서 서로의 마음만 다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가족은 비판과 평가의 대상이라기보다, 껴안고 보듬어야 할 존재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그 사실을 잊는다. 너무 가깝다는 이유로, 편하다는 이유로.


문제는 이런 대화마저 오래 이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함께한 시간이 짧거나, 오랜 기간 떨어져 지낸 가족일수록 대화는 금세 바닥을 드러낸다. 더 이상 나눌 이야기가 없어지면 "요즘 어떻게 지내느냐" 같은 의례적인 안부가 오가고, 그마저도 곧 끊긴다. 자주 만나지 못하다 보니, 가족이 오히려 가까운 이웃보다 더 먼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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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꿈이라는 게 몇 개 있다. 그 중 하나는 마음을 잡아끄는 절실함을 문장으로 옮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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