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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Jun 20. 2024

뭐든지 적당히 ㅡ 절제와 자제

나이가 드니, 배고파서 견딜 수 없는 것보다 먹어서 힘든 때가 종종 있다. 적당히 먹으면 큰 부담이 없는데, 맛있다고 조금만 더 먹어도 내내 불편하다. 다음 끼니가 되어도 딱히 배가 고프지도 않다. 예전에는 이런 적이 별로 없었는데.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것이다.


사실 먹어서 문제지 먹지 않아서 문제가 될 일은 그렇게 많지 않다.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프지만 속은 편하다. 나한테도 이제 더하는 것이 아닌 빼고 줄여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음식만 그런 것이 아니다. 남들보다 돈을 많이 벌고, 남들이 알아주는 인생을 꿈꾸지만 막상 그런 삶을 산다고 행복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돈은 벌면 벌수록 신경 쓰이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지위나 자리가 높아지면 그전보다 행동에 더 많은 제약이 따른다.


예를 들어, 큰 집을 소유하게 되면 관리할 일이 많아지고, 높은 지위에 오르면 더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 중요한 것은 물질적 성공보다 정신적 안정과 만족이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이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있는 것이다. 좋은 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지금껏 살아오면서 알지 못했다. 그저 좋은 점만을 보고 그것만을 향해 달려갔다. 그렇다고 행복해지는 것도 아닌데도. 하여, 뭘 하든지 적정한 선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요즘 깨닫고 있다.  




어제 저녁에는 회의가 늦게 끝나고 뭔가 허전해서 평소보다 더 먹었다. 배가 고팠기 때문이 아니었다. 허전함, 심리적인 허기였다. 무언가로 채워야 하는데, 음식으로 채웠으니 그것도 많이 먹었으니 불편한 것은 당연했다. 종종 외부의 것들로 내면의 공허함을 메꾸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차라리 책을 읽거나 산책, 명상 등 심리적인 허기를 채울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시도해 보는 것이 좋았을 뻔했다. 절제하고 자제하는 것, 중용의 미덕은 의식주를 넘어, 삶 전체를 관통하는 삶의 지표로 삼아야 마땅하다. 특히 나이가 들면 매사에 더더욱 자제해고 절제해야 한다. 곱게 늙는 비결 중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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