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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Jun 22. 2024

헤어진 사람일수록 다시 만나기가 쉽지 않은 법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나야 할 때가 있다. 나와 뭔가 맞지 않아서, 함께 있으면 불편해서, 혹은 그냥 싫어서 그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같은 공간에 있다 보면 안 보려고 해도 안 볼 수가 없다. 업무로 연결되어 있으면 그 기간이 길어지기도 한다. 하기 싫은 말을 해야 하거나 하고 싶은 말을 참아야 할 때도 있다.


비슷한 경험이 있지 않은가. 피하고 싶은 사람이 상사로 오거나, 부딪히지 않으려고 피해 다녔는데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치는 경험 말이다. 상대의 시선을 피해 보지만 항상 그럴 수 없다. 어색한 웃음과 영혼 없는 인사치레. 그러고 나면 마음이 무척 불편해진다. 이미 지나갔으니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를 위로해 보지만 잘되지 않는다.


언젠가부터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아니었을까. 내가 싫으면 그도 내가 싫을 텐데, 괜히 그 사람만 문제고 나는 문제가 없다고 착각한 것은 아닐까...  그냥 너무 앞뒤 따지지 말고 그러려니 하자고 생각을 바꾸고부터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나이가 들면 만나는 사람들의 범위가 좁아진다.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기거나 관계가 정리되는 사람들이 생긴다.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혼자만의 노력으로 안 되는 관계도 있다. 굳이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 특히 더 이상 연락을 하지 않는 사람들과 인연을 억지로 이어갈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


안 그래도 피곤한데 불편한 사람들과의 관계까지 더해 내 삶을 더 피곤하게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미 지나간 일과 사람에게 얽매이는 것만큼 시간 낭비도 없다는 생각이 요즘 부쩍 든다. 윤대녕 작가도 <상춘곡>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연으로 만났다 헤어진 사람일수록 다시 만나기가 되레 쉽지 않은 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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