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영수 Jun 29. 2024

전화 vs 문자 뭐가 편할까

나는 통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휴대폰이 등장하기 오래전부터 가능하면 전화를 피하려고 했다. 상대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의례적인 인사말이나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것도 썩 내키지 않았고, 설사 그런 말을 한다 해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전화는 가급적 간단히 하고,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게 낫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요즘도 별로 바뀌지 않았다. 특별한 용건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가능한 한 먼저 전화를 걸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 무관심한 사람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전화하는 것을 꺼린다고 당신에게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야.' 그러나 이런 목소리는 자꾸 안으로 잦아든다. 물론 나에게 그런 면이 없진 않지만, 전화를 자주 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그런 오해를 받는 것은 억울하다.


요즘 젊은 세대는 통화보다는 문자를 선호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 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문자는 일방적으로 보내고 잊어버릴 수 있어서 또는 상대의 반응이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즉답을 해야 하는 통화보다는 마음이 편한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통화보다 문자로 답할 때 더 신중해지는 측면도 있다. 생각할 시간을 더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시간이 길어지면 자신을 무시한다고 오해를 받기 십상이겠지만.


카카오톡이나 메시지 앱에 읽지 않았다는 표시가 있는 것도 불편할 때가 있다. 답을 강요하는 곤란한 문자를 받았을 때나, 내키지 않는 모임이나 경조사에 초청을 받았을 때 특히 그렇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생활이 편해지는 것은 맞지만, 또 다른 차원의 귀찮은 일이 생기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단 한 명이라고 읽어준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