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들에게 둘러싸인 채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몇 년 만에 재회한 당신과
어수룩한 우리의 미래에 대해
함께 얘기를 나누고서
단순한 아쉬움을 넘어
깊은 서러움을 머금고
당신을 다시 돌려보내야 하기에
끓는 속이 머리까지 하얗게 만든다.
눈물을 보이진 않았지만
그리움에 사무쳐있던 탓인지
마음은 당신을 만났을 때부터
이미 울고 있었던 것 같다.
너는 나였고 나는 너였던 지난날들을
지금에 와서야 돌이켜봤을 때
서로를 위해 애썼던 마음들이
한낱, 단순한 추억 속의
한 부분으로만 남을까 봐
무척 두렵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