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에서 시민참여까지
오늘도 러닝을 했다. 하지만 오늘은 그저 발을 내딛는 평소의 러닝과는 조금 달랐다. ‘회복 러닝’이라는 프로그램을 들으며 뛰었다. 러닝 멘토는 스스로에게 칭찬하라는 색다른 문구로 러닝을 시작하더니 운동이 끝나갈 무렵, 오늘의 작은 성공을 찾아보라고 했다. 그 성공은 더 많이 달리거나 더 빨리 달리는 것과 같은 눈에 띄는 것이 아니어도 된다. 대신, 달리는 동안 들었던 좋은 소리나 아름다운 석양을 보았던 순간 등 일상 속 작은 행복도 충분히 성공이라 말했다.
이 메시지를 듣고, 러닝에 대한 관점이 새롭게 바뀌었다. 더 이상 달리기는 속도와 거리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 속에서 느끼는 모든 것이 달리기의 진정한 가치일 수 있다. 멘토의 한마디로 관점이 달라진 경험은 자연스레 나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인가를 돌아보게 했다.
나는 퍼실리테이터로 일하며 시민 참여 워크숍을 통해 사람들을 만난다. 이 과정에서 나는 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가. 단순히 그들이 정책을 잘 제안하고 문제를 잘 발굴하도록 돕는 것만이 내 역할은 아니다. 그 과정 속에서 그들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가는지, 그리고 내가 그들에게 진정으로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떠올리게 되었다.
시민 참여 제도를 통해 만나는 수많은 시민들은 지역의 문제를 발굴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제안하며, 우리의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고민한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정책을 제안하는 데서 끝나기를 원하지 않는다. 나는 그들에게 작은 참여가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오히려 이 작은 참여가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음을 전달하고 싶다.
미국의 유명한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는 이런 말을 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건 소수의 사려 깊고 헌신적인 시민들이라는 사실을 절대 의심하지 마세요. 실제로, 그들이야말로 세상을 바꾼 유일한 존재입니다“
그의 명언처럼 나는 시민의 힘을 믿는다. 시민들이 지역 사회의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할 때, 그들의 참여는 그 어떤 변화보다도 값지고 소중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목소리가 크지 않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작은 목소리들이 모여 결국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 나는 나와 만나는 참여자들과 이러한 믿음을 공유하고 싶다. 그들의 활동이 단지 워크숍의 한 과정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의 시작임을 말이다.
러닝을 하며 느꼈던 작은 성공들이 나에게 달리기의 새로운 의미를 알려준 것처럼, 나는 시민들에게 우리의 작은 참여로도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공유하고 싶다. 우리의 참여는 결코 작지 않으며, 오히려 그것이 우리 사회를 바꾸는 첫걸음이라는 희망을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 작은 발걸음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