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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축사 K Jan 30. 2024

건축, 미디어의 함정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서 무엇을 진실로 믿을것인가

 요즘 쇼츠를 보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쇼츠가 끝나나 내가 끝나나 경쟁하는 것처럼 한번 빠져들면 나오지를 못한다. 재미와 흥미를 넘어서서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럼에도 관심을 갖는 것은 불현듯 얻을 수 있는 귀한 정보들이다.


 그런데 거짓된 정보를 거르는 과정 없이 무작위적으로 올라오는 영상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면서 두려움이 다가왔다. 건축상담을 오시는 분들 중에 간혹 어느 영상에서 봤다면서 자신있게 나도 그렇게 하고싶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불법적인 요소에 해당하여 어렵다고 말하면 내가 틀린 것이고 영상이 맞는 것이라고 오히려 강하게 나오시는 분들이 있다. 말한마디로 신뢰를 얻기보다는 공무원과 협의하듯이 법적 근거와 민원사례들을 보여주어야만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이신다.


 나 또한 건축 외에 다른 분야는 문외한이기에 영상을 볼때면 곧이곧대로 믿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영상의 좋아요수가 많다면 그 영상에 신뢰도가 자연스레 더욱 높아진다. 제대로 된 정보라면 상관없겠지만 잘못된 정보를 가진 영상일때는 문제가 발생한다. 미디어의 함정이다.


 그나마 건축과 관련되어서는 다른 분야보다는 조금 더 있을 얕은 지식으로 영상의 옳고 그름에 대해 분간을 할 수 있다보니 다른 영상에서는 느끼지 못할 잘못됨을 인지할 때가 많다. 최근 부동산과 관련된 유튜브 영상이 그러한 예일 것이다.


"집앞에 설치하는 선룸 같은 경우에는 지붕의 재료를 투명한 재료를 쓰면 합법입니다." 라면서 어느 주택단지를 돌아다니는 영상 속에 등장하는 선룸과 같은 부가적으로 지은 건물들을 가리키면서 저건 지붕이 투명하니깐 합법 이건 불투명하니깐 불법이라면서 여러분도 선룸을 지을때에는 투명한 재료를 쓰시라고 권한다.


 충격이였다. 건축에서는 투명과 불투명을 가지고 논하지 않는다. 논한다면 구조물의 뼈대가 있지만 지붕마감이 1/2이상 오픈되어 있다면 이를 건축물로 볼것인가 아닌가를 논하기는 하는데 투명과 불투명이라니.. 보자마자 불법을 조장하는 꼴이였다. 게다가 좋아요수는 2천개 가까이 있으니.. 가히 충격적일수가 없었다.


 내가 본 영상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자극적이기 위해 제목에 붙여지는 절대로, 꼭 피해야할, 전문가가 말해주는 등 마치 흑백논리처럼 이것 아니면 다른 것은 절대 안된다는 식의 영상들이 꽃을 피우면서 혼돈의 장이 되어버렸다. A와 B를 가지고 누구는 A를 절대 하지말라고 하고 누구는 B를 절대하지말라고 한다. 내가 이 일을 10년 이상해봤는데 이건 절대 안된다 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사람을 보면 솔직히 존경심까지 든다. 얼마나 확고하면 저렇게 말할 수 있을까 


 20년정도 건축을 하면서도 아직도 모르는게 많고 같은 방법이라도 상황에 따라 결과물이 다르기에 확신할 수 없는 것이 가득한데 절대로 ! 라는 말을 쓰면서 가히 확신하는 모습을 보면 모아니면 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저절도 든다.


 그러다 보니 다른 분야의 미디어조차 신뢰보다는 가볍게 보는 정도로만 끝을 내게 되고 얻고 싶은 정보가 있다면 책이나 공인된 기관의 영상을 우선적으로 찾아보게 된다. (그렇기에 공인이라는 자격을 가진 사람들이야 말로 맡은 책무가 무겁다고 할 것이다)


 때로는 확신에 찬 목소리가 중요하다. 의뢰를 맡긴 건축사가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인다면 누가 그사람에게 일을 맡기겠는가. 지금의 순간에서 내가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그리고 내가 하는 행동이 옳은 방향이라고 스스로 확신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그러다보니 늘어나는 것은 책이요, 정리되지 않은 체 가득 메꿔나가는 정보가득한 폴더들 뿐이다. 


 나에게 스스로하는 말이겠지만 부디 하나의 글을 보았다고 믿지 말것이며 크로스체크를 통해 믿음의 기반을 쌓도록 하자. 카더라식의 정보를 전문가가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기 그지 없을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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