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시소 센트럴
막연했던 팬데믹 시절, 무명의 사진작가 요시고는 조용히 우리 곁을 찾아와 따스한 위로와 희망을 건넸다.
그의 사진은 멀리 떨어진 어딘가의 풍경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빛과 색, 그리고 여유로운 순간들은 마치 선물처럼 다가왔다. 그렇게 상실의 시간을 지나 우리는 변화와 성장을 경험했고, 요시고 또한 그러했다.
<요시고 사진전: MILES TO GO>는 요시고가 2021년부터 최근까지 세계를 여행하며 촬영한 신작 300여 점을 선보인다. 스페인에서 미국, 일본을 거쳐 서울까지. 작가는 낯선 도시들에 머물며 자신의 아카이브를 확장해 나갔다. 특히 이번 전시는 그가 새롭게 시도한 이미지 변화에 주목한다. 여전히 따뜻한 빛과 지중해의 색감을 간직하면서도, 보다 회화적인 표현과 역동성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예술가로서의 정체성과 안주하지 않는 성장에 대한 열망을 한층 더 또렷하게 보여준다.
그의 사진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시간과 감성이 스며든 기억이다. 새로운 시선으로 확장된 그의 여정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예고하는 이정표가 된다. 어쩌면, 그의 사진 속에서 우리도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작은 힌트를 얻게 될지도 모른다.
요시고(YOSIGO)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사진작가 호세 하비에르 세라노 (Donostia, 1981).
산 세바스티안 기반의 이 젊은 예술가는 평범한 풍경과 장소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한다. 특히 피사체에 따라 빛을 다루는 방식을 달리하며, 개성 있는 사진 언어를 발전시켰다.
그의 감각적인 색감과 구도를 활용한 작품들은 점차 주목을 받았고, 2021년 그라운드시소 서촌에서 열린 〈요시고 사진전: 따뜻한 휴일의 기록〉을 통해 한국 관람객에게 처음 소개되었다. 당시 40만 명 이상이 방문한 전시는 팬데믹 탓에 여행이 어려웠던 시기, 많은 이들에게 여행의 갈증을 해소하는 기회가 되었고, 한국에 요시고라는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YOSIGO'라는 이름은 사진을 찍겠다고 선언한 요시고에게 아버지가 선물한 시 한 편에서 인용한 것이다. 멈추지 않고 전진하는 것, 즉 'YO SIGO(계속 나아가다)를 실천하는 과정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시였다.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조차 몰랐던 시절, 디자인이나 사진 촬영에 전혀 재능이 없다고 느꼈을 때 아버지의 시가 그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그는 어떤 일의 결과가 생각대로 이뤄지지 않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본능을 믿고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활동명 YOSIGO'에는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응원과 그 응원에 보답하려는 아들의 신념이 담겨있다.
오랜만에 팬데믹 때를 기억하게 되는 전시였다.
그 힘든 시기를 잘 보냈다는 생각을 다시 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나름의 의미를 찾아서 활동하는 작가가 있었구나 하고 놀라운 마음으로 그의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투명하게 빛나는 바다와 함께 다시 우리 곁을 찾아온 요시고.
파도 너머 여유롭게 해변을 즐기는 사람들이 시야 가득 펼쳐진다. 드넓게 펼쳐진 따뜻한 휴일의 풍경 속에서 이제는 우리가 주인공이 되어보는 시간.
ZARAUTZ, BASQUE COUNTRY JULY 2024
HONDARRIBIA, BASQUE COUNTRY JULY 2024
PLAYA DE LA CONCHA, BASQUE COUNTRY JULY 2021
와 이런 앵글과 장면을 잡아낼 수 있다는 건 능력입니다.
한 컷이지만 많은 이야기가 연상되는 이미지입니다.
PLAYA DE LA CONCHA, BASQUE COUNTRY JULY 2024
URDAIBAI, BASQUE COUNTRY, AUGUST 2024
HONDARRIBIA, BASQUE COUNTRY JULY 2024
클로즈업 모습도 디테일이 살아 있습니다. 천천히 감상하게 됩니다.
ZARAUTZ, BASQUE COUNTRY JULY 2024
이렇게 넓은 화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경우가 흔치 않다 보니 눈이 뻥하게 트이는 기분입니다.
클로즈업을 해도 디테일이 살아 있다는 게 놀랍네요.
PLAYA DE LA CONCHA, BASQUE COUNTRY AUGUST 2024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작은 해안 마을 출신인 요시고는 어린 시절 카메라를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살던 곳 근처인 라 콘차 해변에서 사진을 찍곤 했다. 같은 장소를 몇십 년째 찍고 있지만 작가에게 이 해변은 매번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오는 새로운 곳이다. 아마 그 이유는 작가가 해변 자체보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장면에 더 주목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디에서 일어나는 일인지보다 어떤 일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작가는 특정 장소에 대한 단서가 될 만한 요소를 생략하고 인물이나 상황에 집중한다.
왜 잘 찍은 사진은 일러스트 같은지 참 신기합니다.
편하게 일광욕하는 모습들이 참 보기 좋습니다. 캐릭터가 잘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PLAYA DE LA CONCHA, BASQUE COUNTRY AUGUST 2022
PLAYA DE LA CONCHA, BASQUE COUNTRY AUGUST 2024
PLAYA DE LA CONCHA, BASQUE COUNTRY AUGUST 2023
PLAYA DE LA CONCHA, BASQUE COUNTRY AUGUST 2022
PLAYA DE LA CONCHA, BASQUE COUNTRY AUGUST 2023
PLAYA DE LA CONCHA, BASQUE COUNTRY AUGUST 2024
PLAYA DE LA CONCHA, BASQUE COUNTRY AUGUST 2023
PLAYA DE LA CONCHA, BASQUE COUNTRY AUGUST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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