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랑길 98 코스
작년 가을쯤 청계산을 동생들과 올라갔을 때는 너무 힘들었는데, 오랜만에 트래킹을 해보니 그간 체력이 늘었는지 수월하게 완주할 수 있었다. 주 2회 수영을 시작한 지 1달 반, 메디컬 PT를 3회 정도 진행한 후이다. PT는 아직 거의 근막이완과 스트레칭 등이라 딱히 아직 본격운동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이것만으로도 몸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역시 이러니 저러니 해도 운동이 답인 것 같다.
토요일 이른 아침 지하철역에서 만나 검암역으로 출발했다. 우리가 움직일 코스는 편도로 인천 검암역에서 출발해 김포 구래리로 마무리되는 코스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설렁설렁 둘레길 정도 걷는 건 줄 알았다.
검암역 1번 출구에서 독정역까지는 도로를 따라 걷는 길이라 딱히 재미는 없었다. 두루누비앱을 켜고 따라가기를 누르면 내가 움직이는 길이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시천나루에서 다리를 어떻게 건너야 하는지 몰라서 한참 헤매었는데 다리 기둥 쪽에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다는 것을 지나가는 행인에게 물어서 알게 되었다. 어디 안내라도 되어있었으면 좋았을 텐데....(어딘가 안내가 있는데 못 본 것 일수도 있지만 이왕 이렇게 앱까지 만들었으니 표시라도 해주면 좋았을 걸 싶다) 빨간 줄이 내가 헤맨 구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리 위로 올라오니 독정역까지는 길을 따라 직진만 하면 되었다. 독정역을 지나 할메산을 오르기 시작하면 여기부터 본격 트래킹 오르막의 시작이다 계단이 많으니 스트레칭 필수이다. 평소에 운동을 좀 해두었다면 수월하게 오를 수 있는 정도의 높이인데 평소 운동량 없이 급작스럽게 간다면 매우 난이도가 높을 수 있다.
숨이 차기는 하지만 숲이라 공기가 좋고 숨이 가쁠수록 크게 쉬는 숨에 좋은 공기가 몸속 가득히 재워지는 기분이 든다. 노란 리본이 갈 길을 알려주니 헷갈리지 않고 길을 찾아가기 좋았다. 중간중간 앱으로 길을 잘하고 있는지 이중으로 확인하면서 걸으니 안전하게 산길을 걸을 수 있었다. 봄여름에 잎이 푸릇푸릇할 때도 풍경이 제법 좋겠지만, 겨울이라 입에 없는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 쨍하게 들어오니 산길이 밝아 무섭지 않게 걸을 수 있었다. 중간중간 얼음이 있어 미끄러우니 등산 스틱이 있다면 챙겨가길 권장한다.
할메산을 내려오면 다시 인도를 따라 마전역을 거쳐 다시 갈현산을 오르는 코스를 마주했다. 첫 번째 오르막을 올라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역시 산은 오르막이 시작이다. 다시 계단을 올라니 적당한 자리에 의자가 배치되어 있었다. 그곳에서 포장해 온 김밥을 풀었다.
김밥 두 줄 쯤은 거뜬히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한 줄이면 충분했다. 공기 좋은 산속에서 따땃한 물한 모금에 김밥을 먹으니 꿀맛이었다. 호기롭게 참치김밥까지 두줄을 포장했는데 나의 위장은 야채김밥 한 줄에서 멈췄다.
오래 지체하지 않고 김밥 한 줄을 뚝딱 해치운 후 다시 걷기 시작 나뭇잎에 얼음이 숨어있어서 잠깐이라도 방심하면 넘어질 수 있기에 특히 내리막에서는 주의를 기울여 걸어야 한다. 밥 먹고 움직이기 시작하자마자 한번 미끄러지고 나니. 내딛는 걸음이 소심해진다. 내 궁둥이... 쩝...
조심조심 내리막과 오르막을 걷기를 반복하다 보니 갈현산 정상에 다 달았다.
서해랑길 98코스의 두 번째 산 봉우리, 하늘이 파랗고 미세먼지도 없는 날이 어서 너무 좋았다.
항상 산에 올라가면 봉우리에 오를 때까지가 제일 힘들고 그 이후에는 능선을 따라 걷는 산길이 너무 이쁘다
이런 길 때문에 힘들게 산을 올라오지 싶다.
마지막 봉오리 도착, 마지막 큐알 코드 찍는 곳을 찍어두지 않은 것이 아쉽다. 이후로도 노랑+오렌지 리본을 따라 쭉 내려오는 길을 따라오면 서해랑길 98코스 마지막 종착지가 나온다.
생각보다 수월하게 완주해서 뿌듯한 서해랑길 98코스!! 도전해 보시길
다음 트래킹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