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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Emilio Dec 20. 2022

누구나 당하지만 누구도 쉽지 않은, 엄마와 이별(3)

Day 3 엄마의 상

엄마는 서울 병원으로 검진을 다시 보러 오셨다. 지방 병원에서 이미 결과를 봤지만, 혹여나 하는 마음에서였다. 작은 아버지 댁으로 차를 가지고 모시러 갔다. 전일 오셨는데, 형제들 모임이 있었다 했다.


아버지는 7남매의 장남이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바로 엄마와 결혼한 후 상경했다. 달동네 단칸방 신혼집. 여기를 여섯 형제 중 넷이 거쳐 갔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자식들이 알아서 크길 바라셨던 것 같다. 그래서 아버지의 형제, 누이들과 엄마는 특별한 관계였다. 애증이 넘친다고 할까, 정확히 설명할 순 없지만 일반적이진 않았다. 


작은 엄마에게 들은 바로는 형제들끼리 옛날 얘기하며 웃고 울고 했다고 한다. 그러다 막내 작은 아버지가 엄마에게 실언을 했고, 쫒겨 가듯 집으로 돌아 갔다고 했다.


'사람이란 변하지 않는구나. 자기 죽을 때에 나도 똑같이 해줘야지.'


"엄마, 뒤쪽에 타세요."


엄마는 의외로 평온했다. 걸음걸이만 보면 암 환자라고 알아볼 수도 없었다. 물론 그 평온은 파도 앞의 모래성 같은 것이긴 했다.


사진: Image by tirachardz on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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