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조달의 문제점

by 국박사

행사대행은 사업자를 선정할 때 반드시 제안심사의 과정을 거치는데요. 이 제안심사의 과정을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하는지, 조달청에 사업자 선정을 의뢰하는지에 따라 자체조달과 중앙조달로 나뉩니다. 그동안 정확한 통계를 내보지는 않았지만, 대다수 입찰은 자체조달로 사업자를 선정했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제 기억으로는 단 한번도 중앙조달로 한 적이 없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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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조달시 담당(자)는 사업을 평가할 평가위원을 선정해야 합니다.


일단 여기저기서 추천을 받고 2-3배 수로 명단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중에서 전문성을 갖췄다고 평가되거나 기관과의 관계가 있는 분 혹은 참여업체의 무작위 추첨 등으로 선정을 해서 진행을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보의 유출 혹은 왜곡 등이 입찰비리로 연결되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행사 근무 시절에 사업비가 큰 규모의 입찰이 시작되면 입찰 시작 전부터 발주 기관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접근하는 사람이 매우 많습니다. 정치적인 관계, 친인척, 학연 등 여러 가지 다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연락을 취해오곤 합니다. 이들은 심지어 가까운 대학교수 등 평가위원 리스트를 자기들에게 넘겨주면 그 리스트들 중에 평가위원으로 선정시켜주겠다는 얘기들도 하곤 합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지역에 따라 그 지역에서 강한 영향력을 갖춘 업체는 이미 귀한 몸이 되어있어 서로 함께 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의 대형 업체들이 지역 업체에게 요구하는 것은 단 하나죠. 제안의 참신성이나 완성도가 아니라는 것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내용들이 다 소문으로만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에 있습니다. 소 뒷걸음치다 쥐 잡는 경우도 있지만 소문이 실제 그렇게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꽤 많고 이는 곧 다른 사업에도 학습효과로 이어집니다. 그렇기에 지역의 군소 언론사, 지역 토착세력, 결정권자의 친인척 사칭 등 2차 사기 피해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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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평가 후 현장에서 최종 결과를 발표를 하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심사가 종료되어도 평가위원들 앞에서 최종 업체 선정을 발표하지 않고 2~3일 후에 최종 결과를 발표하는데, 최종 결재권자에게 보고 등의 사유 때문이라 하더라도 이는 결국 기관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복심에 의해 결정된다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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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중앙조달은 단순 명료합니다.


사업자 선정의 전 과정을 조달청에 의뢰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위에서 얘기하는 입찰비리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실제 심사과정을 참여해보았지만, 심사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은 오해를 평가에 영향을 미칠만한 어떠한 언급도 할 수 없게 되어있습니다. 위에서 언급된 공정성면에서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조달청에서 선정된 평가위원들의 전문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지역의 특이상황이나 이번 심사에서 중점을 두고 평가해야 할 항목이나 등.. 하지만 이런 부분은 평가 시작 전 평가위원들을 대상으로 미리 언급해 주면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 외의 부족한 전문성에 대한 해결은 조달청에서 좀 더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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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자체조달은 평가위원을 수만큼 제안서, 요약본 출력을 요청하여 제출받습니다.


보통 행사대행업체가 용역에 참여키 위해서는 입찰분석, 기획 및 제작회의, 제안서 및 피티 본 작성 등 최소 5인 이상이 최소 2주간 투입되어 진행합니다. 이런 인건비나 디자인 비용 외에도 제안서, 요약본, PT본 출력 등을 위한 출력 비용까지 작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소요합니다. 자체 조달시에는 제안서 출력 및 요약본의 경우 최소한 10부 이상은 출력을 요구하지만 중앙조달에선 이런 불합리함을 방지하기 위해 e-발주 시스템을 사용하여 제안서를 파일로 제출하고 평가위원은 제출된 파일을 개별 PC를 통해 열람하여 심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체조달을 선호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개인으로 봐도 내 돈으로 내가 하고 싶은 곳과 하는 게 맞지 남에게 의뢰하는 요청하는게 말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는 곳이고, 사용하는 사람도 사용받는 사람도 국민이기에 공정한 경쟁과 기회를 보장해주는 것은 공공기관의 의무입니다. 행사대행업의 대다수는 영세사업자들입니다. 이는 다시 얘기하면 줄과 빽이 부족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에게 오롯이 좋은 아이디어와 좋은 기획을 만드는 것에만 올인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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