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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중해리 Jan 13. 2023

크게 라디오를 켜고

어른의 소리

누가 먼저  말일까. 아이들의 뇌가 스펀지 같다는 말. 일부러 설명해주지 않았는데도, 언제 보았는지 따라 하는 행동들이 있다. 흠칫 놀라게 하고 때론 기쁨의 미소를 짓게 하는 행동들이 있다. 라디오를 켜는 것도 그중 하나다.

텔레비전을 켜자니 아이에게 좋지 않을  같고, 적막한  싫기에 라디오를 샀다. 언제부턴가 아이는 지지직 거리는 소리를 넘어 주파수를 맞춘다. 아이의 손짓이 멈추면 때론 클래식이 흐리고 때론 가요가 흐르고 때론 판소리가 흐른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소리는 뭐든 좋다. 뽀로로만 아니면 되는걸.

아이를 키우는 대부분의 집들이 그렇듯이. 어른의 음악적 취향은 잃어버린 지 오래다. 취향을 분석해서 추천곡을 띄워주는 뮤직어플에는 이미 뽀로로 노래들이 가득하다. 이런 상황에서 라디오를 틀어주는 아들이 고맙다. 다이얼이 어떤 채널에 멈출지는 모르겠지만, 간혹  듣고 있는 와중에 꺼버리기도 하지만 잠시나마 반가운 어른의 소리를 들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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