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해리 Aug 14. 2024

꼭꼭 숨어라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우리 집에서는 매일 숨바꼭질이 펼쳐진다. 

아이가 숨는 게 아니다. 

아이의 장난감이나 살림살이가 숨는다. 


식탁 위에 올려뒀던 컵이 사라지기도 하고, 

책상 위에 올려둔 마우스가 사라지도 한다. 

꼭 필요한 순간 찾지 못해 난감할 때도 있어, 

중요한 물건이라면 아이가 닿지 않게 높은 곳에 올려두어야 한다. 


숨겨진 물건은 엉뚱한 곳에서 등장한다. 

장난감 상자에서 나오면 무난한 편인다. 

유아 변기에서 나오는 경우도 있고, 

냉장고 틈새에서 나오는 경우도 있다. 

때론 영원히 찾지 못하게 숨겨진 것도 있다. 

그런 물건들은 이사할 때나 나타날 거다. 

'네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 집 물건들은 숨바꼭질을 하기(아니, 당하기) 바쁘다.  


사진은 아들 글은 엄마

작가의 이전글 언제 뭐가 튀어나올지 몰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