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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책이름 May 27. 2021

어떤 날은 내 몸의 무게조차
견디기 힘든 날이 있습니다

밤에 읽는 책 │ 오늘도 잘했어요가

올해로 직장인 3년 차.

허리랑 손목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마우스를 쥘 때마다 오른쪽 손목이 아프더니,

이제는 오래 앉아있으면 때로 허리도 찌릿합니다.


더 이상은 못 버티겠다!

드디어 몸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는구나.




통증을 느끼기 시작한 이후로는 앉아서 다리도 꼬지 않고, 마우스 아래엔 쿠션을 두었습니다. 사무실 책상에 '90분에 한 번씩 스트레칭하기!'라고 크게 써두었으면 무엇 하나요. 다리를 꼬고, 손가락을 두둑 꺾고, 집에 와선 피곤하니 먹고 눕고. 그러다 보니 고작 3년 만에 평생 써야 하는 몸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바른 생활을 시작해야지 다짐하면서, 최근엔 요가를 시작했습니다. 지금 제게 필요한 건 한 번에 낫는 것보단 

조금씩 천천히, 할 수 있는 만큼만 나의 균형을 되찾아가는 일. 오늘 소개 드릴 밤에 읽기 좋은 책, 밤책은 <오늘도 잘했어요가>입니다.







제목부터 마음에 쏙 듭니다.

오늘도 잘했어요!라는 말 뒤에 붙인 요가. 귀여운 말에 한 번 더 읽어보게 됩니다.


<오늘도 잘했어요가>의 김진아 작가님은 5년 동안 직접 요가를 하면서 도움받았던 동작들과 그것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를 정리한 책입니다. 작가님은 중학교 2학년 때, 척추 옆굽음증과 척추 후만증 진단을 받고 보조기를 사용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엔 체형 교정을 위해 요가를 시작했는데, 어쩐 일인지 요가를 하면서 2cm나 컸다고.












작가님은 요기를 하면서 달라진 건 몸뿐만이 아니라고 하셨는데요, 근육의 움직임에 집중하다 보면 온종일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던 잡념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저도 요가를 시작하며 이 부분에 참 공감했어요. 지금까지는 팔을 움직여도, 숨을 쉬어도, 그냥 당연하다고만 생각했었는데요. 요가를 시작한 이후부터는 내 몸이 숨을 쉬고 있구나, 팔을 올리고 다리에 힘을 주고 있구나 하며 몸의 움직임을 느끼곤 합니다.


그러면서 이상하게 마음도 함께 숨을 쉬는 법, 화를 이해하는 법 같은 감정들도 조금씩 이해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처음엔 몸 때문에 시작한 요가였으나, 이상하게 마음 때문에 계속하게 됩니다. 참, 신기합니다.


스탠드업 코미디언 트레버 노아는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발생하는 사건은 선택할 수 없지만,
그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표현하는지는 선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화나는 일은 계속 생길 거예요.
하지만 화가 난 이후에 어떻게 행동할지는
오로지 나에게 달린 일이지요.

앞으로도 편안하게 힘을 빼고
여유롭고 부드럽게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요가가 우리를 도와줄 거예요!)
p. 130-131






<오늘도 잘했어요가>는 요가 동작들을 따라 할 수 있도록 작가님이 직접 그린 그림이 실려 있는데 그 모습을 따라 하다 보면 몸과 마음이 툭- 바닥으로 풀어지는 것 같습니다. 수업에서 배운 동작들을 책을 보며 다시 이해하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손과 발을 뻗어봅니다.


잠이 쉽게 오지 않는 날,

좀처럼 화가 가라앉지 않는 날,

어떤 말에도 위로받지 못해 울고 싶은 날...


그런 몸과 마음에 따라 <오늘도 잘했어요가>속 요가를 따라 해봅니다.


지쳤다고 생각했던 몸과 마음이 새로운 에너지가 몽글몽글 맺히는 듯합니다. 어느새 이마엔 땀이 맺히고 기분 좋은 생기가 오늘 하루를 감싸는 것도 같습니다. 


천천히, 꾸준히.

할 수 있는 만큼만.


일단 오늘 내 몸을 위해서 시작해 봅니다.



요가를 하다 보면 나만 이렇게 힘든가,
나만 이렇게 중심이 흔들리나 생각하겠지만
사실 주위를 살펴보면 다들 똑같은 마음으로
자신과 싸워내는 중이라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잘하고 싶어서, 잘 살고 싶어서.

우리는 혼자서 요가를 하지만 혼자가 아니기도 합니다.
혼자 끙끙대며 시간을 보내다가도 결국 서로를 보게 되죠.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받는 것이 좋고, 영향을 주는 것도 좋아요.

그렇게 우리는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한 동작 한 동작 따라 하다 보면 알게 돼요
지금의 나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어떤 날은 내 몸의 무게조차 견디기 힘든 날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작지만 차곡차곡 할 수 있는 만큼 조금씩 동작을 하다 보면 이상하게 자연스레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 욕심내기 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충분히 사용하고, 유연하게 조절하는 방법들이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제 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지금의 나도 괜찮구나, 충분하구나. 하는걸요.


이번 주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밤에 읽는 책

마음이 쓸쓸한 어느 일요일 밤,

침대에 앉아 읽기 좋은 따듯한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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