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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윤 Sep 30. 2018

Google 본사 UX 매니저의 강연을 듣다.

Future Conference의 UX/UI 세미나를 듣고 왔습니다.

Fast Campus에서 주최하는 2018 퓨처 콘퍼런스의 UX/UI 트랙 세미나를 몇 개 듣고 왔다. 보통 이런 세미나에 잘 가는 편은 아니지만, Google과 Instagram 본사의 프로덕트 디자이너 / UX lead가 세미나를 한다는 것에 흥미를 느꼈고, 회사에 요청하여 비용 지원을 받아 다녀왔다.

*우리 회사는 원하는 행사나 교육을 듣고 싶다고 신청하면 비용을 대주고, 이를 직원과 함께 공유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다.

자세한 연사 확인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이 중에서 인상 깊었던 후기 부분만 후기로 남기고자 한다.

그중 첫 번째, Google UX 매니저, Addy Lee의 강연이다.




Addy Lee / UX manager of Google 세션 후기

현) GOOGLE PLAY MOVIES, UX MANAGER

세미나 제목 : 구글의 UX MANAGER가 이야기하는 수동적인 서비스에서 능동적인 파트너로 : UX는 어떻게 주류로 자리 잡게 되었는가


연사는 현재 Google에서 Play movies를 담당자는 UX Lead였으며, 여기서 UX lead는 비주얼 디자이너라기보다 프로덕트에 디자인 thinking을 담당하고 UX적인 측면을 더 집중적으로 보면서 만들어가는 포지션이라고 보는 게 적절하다.


UX 디자이너의 역할은, 비주얼 작업 담당이 아닌 제품을 담당하는 Partner이다.

일단 Addy는 구글 내 팀의 구성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구글은 잘 알려진 대로 워낙 큰 조직이고 여러 가지 프로덕트를 가지고 있으며, 효율적으로 움직이기고 빠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한 팀이 한 프로덕트를 맡아서, 그 팀이 모든 결정사항을 함께 내리며 움직인다고 했다. 회의 방식, 문서화 방식 등을 모두 팀 내에서 결정하고 따른다고 했다. 즉, 하나의 팀이 하나의 작은 회사인 셈이다. 그 팀 안에는 UX(UX 디자이너)/Pm(프로덕트 매니저)/Eng(엔지니어는 엔지라고 부름)가 항상 함께 속해있고, 최대한 서로를 신뢰하고 존중하면서 함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하고 함께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했다.

(단, 최종 decision maker는 PM인데, 그 이유는 제품 출시 후 그 제품이 좋지 않을 때 해고되는 것도 PM이기 때문이라고 함)

"좋은 제품은 UX, 프로덕트(기획자), 그리고 엔지니어가 파트너로서 일할 때 나온다."


Andy Lee는 UX designer가 단순히 기획서를 받아 디자인을 하며 '비주얼 폴리싱'을 하는 것이 아닌, 팀을 리딩 하는 사람으로서의 역할이 더 크다는 것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리고 구글에서는 UX 디자이너가 'UX는 중요해요!'라고 설득하고 강조하지 않아도, 이미 팀 내에서 UX 디자이너의 역할이 중요하고 가치 있다는 것을 인정받기 때문에 힘들게 UX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할 필요가 없어서 좋다고 했다.


잠깐 자신의 Weekly Schedule을 보여줬는데, 하루에 7시간 정도를 회의에 참석한다고 한다. 비주얼 작업에 투자하는 시간보다는 사람들과 함께 미팅을 하며 프로덕트를 만들어간다는 것을 증명하는 부분이었다.

회의가 잡혀있는데  그 중간에 또 잡힌 회의들도 있다고 함.


A4지 한 장의 스케치로 구글 플레이에 합류하다.

개인적으로 강연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어떻게 구글 Play 팀에 합류하게 되었는지를 들려주었을 때였다. 구글은 직원들이 업무 중 20%의 시간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도록 하고 있으며 현재의 좋은 핵심 서비스들이 이 20%의 시간에 탄생한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들이 많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Addy도 이 20%의 '잉여 시간'을 통해 Google Play Books팀에 합류하게 되었다고 한다.


야후에서 구글로 이직했을 때 처음 들어간 팀은 ADWORDS EXPRESS를 서비스하는 팀이었는데, 자신의 취미인 독서에 20%에 할애를 하다가, 구글 북스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라 A4 종이에 스케치를 그려서 그 팀의 PM에게 찾아가 보았다고 한다. PM은 Addy의 아이디어를 마음에 들어했고, 이야기를 하다가 Addy의 Vision을 제대로 보고 싶다며, Vision Board를 만들어 올 것을 요청했고, Addy는 비록 팀 합류 전이었지만, 이 비전 보드를 만들어 구글 북스 팀 전체 앞에서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렇게 합류하게 된 것이다.


구글 북스에 대한 Addy의 핵심 아이디어였던 Skim mode와 Bubble Zoom


구글 플레이팀에 합류한 후 스프린트 워크숍을 통해 아이디어를 뽑다.

구글 플레이팀에 합류 후에, Addy는 그 구글 북스의 팀이 한 번도 Sprint를 해보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Sprint 워크숍을 진행했다고 한다. PM이 PRD(Product Requirement Document)를 적고, 이를 디자이너가 만들고, 개발자는 개발을 하는 기존의 방식을 탈피하고 모두 함께 제품을 만들어 가는 방식을 제의하고, 이를 취한 것이라고 했다. 엔지니어들은 문제 해결 능력이 있고, 창의적인 사람들임에도 이 같은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고 개발만 하다 보면, 너무나 기능적인, 혹은 퍼포먼스 적인 것에 집착하게 된다고 한다.

어쨌든 Sprint를 통해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고, 모두 함께 결정하고, 이를 제품에 적용해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필자도 현재 원격 근무 중 회사에서 유일하게 오프라인으로 만나 진행한 것이 sprint 워크숍이었다. 이 워크숍에 대해서도 추후 공유할 예정이다.


구글과 같은 대기업 vs 스타트업 vs 에이전시 vs 프리랜서의 비교

Addy는 대기업, 스타트업, 에이전시, 프리랜서 각각 디자이너에게 요구하는 능력들이 다르며, 이 것이 잘 맞아야 그 조직형태에서 일할 수 있다고 했다. "Design at Google is different from startp, design agency, or freelance'

Pink로 하이라이트 된 항목이 각 기업 형태에서 가장 특이점으로 꼽을 수 있는 것들이다.

위 사진을 보면 대기업은 Scale이 하이라이트 되어있는데, 구글은 전 세계에 서비스를 해야 하므로 따라야 하는 시스템이 있고, 반드시 지켜야 하는 디자인 룰들이 있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어야 하기에, 제약 사항이 많으며 이를 걸림돌로 여기면 대기업과 맞지 않는 것이다.

반면, 스타트업은 Role Breadth, 즉 개인이 커버해야 하는 업무의 범위가 넓은 것이 특징이며 이를 즐겨야 한다. 디자인 에이젼시는 좀 더 창의적일 수 있고, 프리랜서는 커리어적으로 자유도가 높다.

프리랜서 - 'Freelance Ain't Free' ㅎㅎㅎㅎ


디자인 작업 자체가 아무리 좋아도,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구글에서는 중요하다.

디자인 작업을 하는 것이 아무리 즐겁다 하더라도, 좋은 제품을 론칭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하며 Addy는 디자이너가 사람들이 느낄 가치를 명료하게 정의할 수 있도록 팀을 도와주는 파트너로서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항상  PM과 개발자와 일대일로 대화하고, 여가시간도 함께 보내며 친해지고 신뢰해야 한다고 했다. 만약, PM이 사업성이나 스케줄 등으로 인해 명료하게 제품에 대해 정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이를 도와주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이라고 했다. 그래서 자기는 PM이 명료하게 제품을 정의하는데 도움을 줄 문서도 만들어 줬다고 했다. (아마도, 이는 강연자 Addy가 컨설턴트로 7년간 일해서 이러한 기획적 능력을 발휘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백만명의 사람들이 사랑할 제품을 디자인하고 런칭하는 것은 비즈니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마지막으로, Addy는 중요하게 가져가야 할 핵심 메시지를 4가지 전달했다.

1.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할 수 있는 팀에 있도록 해라.

2. 당신의 골, UX팀의 골, 그리고 기업의 골은 모두 하나의 선상에 있도록 해야 한다.

3. "나는 중요한 일을 하고, 리더십은 이를 동의한다"

4. 파트너십은 신뢰와 자신감으로부터 나온다.


숙제

그리고 Addy는 강연을 마치기 전, 아래의 과제를 참석자들에게 주며 자기의 영향력에 대해 정의해 보라고 했다.


"Write Down your Impact". 30일 간, 내가 주는 영향력에 대해 생각해 보고 정의해 보라.

당신은 무슨 일을 하는가? 무엇이 중요한가? 성공의 메트릭스가 무엇이며 당신은 그것을 가졌는가? 당신의 제품에 당신이 어떤 영향력을 미쳤는가? 혹은 기업에게. 그는 얼마나 컸나? 리더들에 의해 그 영향력의 가치는 어떻게 평가되었는가? 누가 이렇게 말했는가? "우리는 OO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잘하지 못했을 거야".



개인적인 소감...

나는 PM이지, 디자이너가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프로덕트 매니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아쉬움이 남았다.

모두가 리더십을 가지고 팀 내에서 모두가 동등한 '파트너'로서 주도적으로 일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였고, 지금 내가 속한 조직도 그렇게 일하고 있기 때문에 Addy가 일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다른 점이라면, 원격근무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에 '엔지' 또는 '디자이너'들과 사적으로 어울리며 친해질 수는 없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우리 기업의 사람들이 이를 그리 원치 않는다고 생각한다.)


대기업, 스타트업, 에이전시 등의 비교에서 대기업의 Scale에 대한 부분은 많이 공감이 갔다. 대기업에서 몇천만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 기획을 할 때 고려해야 하는 요소와 제약사항이 많았고, 나는 이게 짜증난다기 보단 하나의 '챌린지'로 받아들여져 나름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일하는 스타트업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고려는 크게 하지 않고 있다.


만약 내가 PM으로서 구글에서 일한다면 어떨까.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의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팀 내의 다른 파트너보다 권한을 더 가져가고 큰 결정들을 내리는 'Decision Maker'이며 제품이 성공하지 못했을 경우 해고되는 리스크까지 안고 있는 엄청나게 중요한 롤인 PM. 이를 본다면, 한국에서 경력을 쌓은 PM이 구글 본사로 가는 것은 사실 개발자나 디자이너보다는 '상대적으로'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좋은 커리어를 가지고 있고, 영어 능력이 뛰어나다 해도, 한국의 PM들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운영한 경력이 없기 때문에, 구글 입장에서는 그런 PM을 채용하는 것이 리스크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보니, 미국에서 졸업하고, 미국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기획자들에게 조금 부러움 섞인 질투가 나는 것도 사실이다. (흑)


어쨌든, 실제 구글에서 활발하게 일하는 현직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흥미로웠다.

다음 편에는 Instagram의 프로덕트 디자이너 강연 후기를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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