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카네기홀 공연장 투어
뉴욕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단 주어진 시간은 3일뿐.
J의 성향을 한껏 발휘해 뉴욕 하면 떠오르는 곳을 쭉 나열해 보았다.
뉴욕 전망대 관람, 타임스퀘어 구경, 브로드웨이 공연, 센트럴파크 산책.. 노션으로 목록을 만들고 각 이벤트별 소요 시간과 거리를 정리했다. '이거 다하면 밥은 언제 먹지?' 더하는 것보다 덜어내는 게 일이 된 뉴욕 여행 계획 세우기였다.
그러던 어느 순간부터 <카네기홀 공연장 투어>가 목록에 추가되었다. 출국 3일 전 완성된 뉴욕 계획표에는 카네기홀 투어가 마지막 3일 차 일정으로 당당히 포함되었다. 3가지 이유에서였다.
첫째는 가족들의 공통 관심사였다.
함께 가는 가족들 각자 선호하는 공연 장르는 달라도 직관이 어색한 사람은 없었다. 전 세계 뛰어난 예술가들이 모이는 카네기홀의 명성은 세대를 불문하고 대단했기에 모두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둘째는 동선이었다.
무조건 가봐야 할 센트럴 파크와의 거리는 단 300m에 불과했다. 여행 블로그에서 추천받은 식당도 바로 근처여서 효율적인 동선을 가져가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마지막 이유는 가성비였다.
한껏 부담스러운 뉴욕 물가를 감안할 때 단 $20로 천부적 재능이 모이는 역사적 장소를 상세한 투어 가이드의 설명과 함께 둘러볼 수 있는 곳이 과연 있을까 싶었다.
이 3가지 이유 중 하나라도 동의한다면, 당신께 진심으로 카네기홀 투어를 권한다. 방법은 이렇다
카네기홀 투어는 온라인 예약, 전화 예약, 현장 예약 총 3가지 방법이 있는데 아무래도 온라인 예약이 간편할 것이다.
먼저 카네기홀 홈페이지 Guided Tours에 접속한다. 그러면 아래와 같이 선택 가능한 일정이 나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일정 선택이 안될 수도 있다고? 그 이유는 카네기홀 투어 운영 정책을 보면 알 수 있다.
온라인 예매는 1주 단위로만 선택 가능하며 보통 (현지시간) 목요일 오후 또는 금요일 오전에 다음 주차 가능한 일정이 올라온다.
일반적으로 평일 3회(11:30, 12:30, 13:30), 토요일 2회(11:30, 12:30) 운영하며, 리허설 및 공연 일정에 따라 변경되거나 취소되기도 한다.
규정은 이렇지만 그렇다고 괜히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여러 번 접속해 본 경험에 따르면, 일정이 오픈되는 시간에 맞춰 접속하면 원하는 요일에 티켓 구매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일정을 선택했다면 인원수를 확인하여 결제를 한다. 성인은 $20이고 Seniors(62세 이상)와 학생은 $17이다.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풀자면, 예약 당시에 시니어 할인 정책을 몰라 정가로 결제했었다. 현장에서 할인제도를 알고는 증빙 자료를 제시했더니 차액만큼 환불해 주더라. 회원가입 후 결제가 가능하니 본인 이메일 계정을 통해 가입 후 카드 결제하면 된다
투어는 카네기홀 티켓 창구에서 시작한다. 57th Street와 Seventh Avenue 교차로에서 카네기홀 입구로 들어가면 박스 오피스를 찾기가 쉽다. 티켓 창구에서 예매자 명을 확인하면 티켓을 발권해 준다. 그리고 투어 참가자임을 구분하는 스티커를 잘 보이는 곳에 부착하도록 안내한다. 참고로 투어 참가자 대상 캐리어 같은 짐을 별도로 맡겨주는 서비스는 없으므로 몸을 가볍게 하고 올 것을 추천한다.
오늘의 투어 가이드와 참가자 간의 간단한 소개 후 동선에 따라 투어를 시작한다. 내가 속한 그룹은 대략 15명 정도 되었던 것 같다.
투어는 메인 콘서트홀인 Stern Auditorium / Perelman Stage를 파노리마 뷰로 볼 수 있는 객석 4층(Dress Circle)에서 시작한다. 객석에 앉아 카네기홀 설립 배경에 대한 설명을 듣고 측면 발코니로 이동하여 다른 각도에서 공연장 내부를 바라보게 된다.
객석으로 통하는 복도에는 카네기홀 무대에 오른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서명과 메시지가 담긴 사진 액자들이 걸려있다. 대부분 초면이지만 스티비 원더, 요요마 같은 낯익은 이름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또 다른 복도에는 당대 작곡가들의 악보와 그에 얽힌 스토리들이 소개된 액자가 나란히 걸려 있다. 카네기홀 헌정 노래부터 베토벤의 악보까지 전시된 모습을 보니 카네기홀의 발자취가 곧 클래식 음악의 역사라는 생각이 든다.
투어의 마지막은 없으면 섭섭한 굿즈샵이다. 규모가 크지 않아도 소소하고 다양한 굿즈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꼭 갖고 싶은 굿즈가 있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다음 방문 때는 꼭 챙겨오려고 한다.
그건 바로 <카네기홀 공연 티켓> 굿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