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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탐 May 22. 2023

내 새끼니까, 그래서 가르치는 거야

하나님: 귀한 자식이라고 마냥 오냐오냐 키울 수 없잖아요?

    

탄자니아 출장이 회의와, 회의와 회의로 점철되어 있었다면 말라위 출장은 현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가 주를 이뤘다. 의료 지원을 받아 백내장 수술을 받은 산골 주민들의 삶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십 개의 질문을 하고 확인하는 일이었다.     


도심 지역에 있을 때는 함께 투입될 조사원들을 교육하고 마을별 일정을 조율하는 정도로 충분했지만, 조사 지역으로 직접 들어가는 기간에는 훨씬 정신없고 바빴다.    

  

새벽같이 일어나 동료들과 합류하고, 동네의 유일한 빵집을 찾아 설문에 참여하는 주민들의 점심용 빵과 음료를 잔뜩 산다. 그리고 몇 시간 동안 포장도로, 비포장도로, 산길을 달리면 드디어 산속 깊이 자리한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 아침부터 시작되는 조사는 거의 하루 종일 진행되고, 이후 응해준 주민들의 리스트를 확인해 선물을 건넨 뒤에 캄캄한 도로를 다시 한참 달려 숙소로 돌아온다. 도착해서는 늦은 저녁을 먹고, 낮에 진행한 조사에 오류나 문제가 없는지 밤새 살피고 정리한다.      

 

이런 식의 일정이 내내 이어졌다. 새벽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을 몇 주씩 해대니 확실히 몸이 피곤했다. 그래도 일이 퍽 즐겁고 재미있어 견딜만했다. 날이 갈수록 손발이 맞아가는 현지 조사원들과 함께하는 것도 좋았고, 빡빡한 일정을 하루하루 끝내 가는 것도 나름 보람찼다. 심지어 새벽마다 빵집에 들러 고만고만한 메뉴 사이에서 고민하며 빵과 음료를 고르는 것도 즐거웠다. 


“어제는 콜라를 주로 가져갔었으니까 오늘은 콜라 반, 환타 반 주세요!”    





 

빡빡하고 피곤한 일정도, 해도 해도 안 끝나는 업무도, 계속 끊기는 수도와 전기도, 현지 음식도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 일 많고 피곤한 거야 뭐 새삼스러운 것도 없는 일이고, 전기 끊기면 촛불 켜면 되고, 수도 끊기면 변기에 물 부으면 되니까. 


조금 불편하긴 해도 역시 문제라고 할 건 없었다. 음식은 오히려 너무 맛있어서 문제였다. 아침, 저녁만 먹는데도 너무 싹싹 비워대니 살이 쪘다. 이처럼, 출장 일정은 전반적으로 아주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딱 두 가지 문제만 빼고. 바로 차량 안전 문제와 현장 화장실 문제였다.  

    

조사 대상 마을에 가려면 차량을 이용해야 했는데, 마을 대부분이 깊은 산 속에 자리하다 보니 꼭 높은 산길을 지나가야 했다. 그런데 이런 길을 지나는 게 너무 무서웠다. 가드레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얼핏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위치가 핸들을 조금만 잘못 틀어도 바로 산 아래로 떨어져 버릴 수 있는 낭떠러지 위라고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게다가 이 자연이 잘 유지된 땅에는 야생 동물도 많다. 우거진 수풀에서 언제 원숭이나 새가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란 말이다. 혹시 뭔가 튀어나와서 놀란 운전사가 핸들이라도 틀면 어떻게 하는가. 


게다가 이 차에는 안전벨트도 없었다. 차에 타자마자 반사적으로 안전벨트를 매려 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더라. 운전사가 “아. 그거? 하하. 없어.” 할 때의 그 암담함이란. 


여기에, 며칠 전 차 타이어가 길 위에서 터져버리는 바람에 운전사가 구멍 난 부분을 대충 녹이듯 기워 수습했다는 걸 기억하면 이제 상황은 거의 공포물이 된다. 차가 살짝만 덜컥거려도 잔뜩 졸아서 ‘으악! 하나님, 살려주세요!’ 하게 되는 거다.   

  

차가 커브를 돌거나 길 위에 튀어나온 돌에 슬쩍 뜨기라도 하면 덩달아 내 심장도 떠버리는 느낌이었다. 차에 타고 있는 사람들이 한쪽으로 너무 쏠리면 혹시 무게를 못 이겨 차가 떨어질까 무서워서, 쏠리고 뜨는 몸을 붙들어 두기 위해 손톱을 잔뜩 세워 유리창 아래 틈을 파고들었다. 


안전 바 없이 엄청난 낙차로 오르내리는 놀이기구에 앉아 있는 기분이었다. 음, 사실 기분만 그랬던 건 아닌 것 같지만....... 잠이 모자라서 아침마다 엄청 피곤했는데, 차만 타면 심장이 정신없이 벌렁거려서 바로 각성할 수 있었다. 


당연히, 아주 바짝 하나님께 붙었다. ‘하나님, 저 설마 여기서 이렇게 추락사로 삶을 마감하는 건 아니겠죠? 제발 이 낭떠러지를 무사히 지나가게 해주세요. 으악! 흔들려요! 하나님!’ 이게 기도인지, 뭔지. 그렇게 하나님께 찰싹 붙은 채 출퇴근을 반복했다.     






가드레일 없는 낭떠러지 위를 달리는 것보다는 조금 덜 무서워 보이지만, 개인적으로 꽤 괴로웠던 게 하나 더 있었다. 바로 화장실 문제다. 숙소 화장실은 종종 물이 끊기고 전기가 나가고, 바퀴벌레가 출몰한다(으윽.......)는 거 말고는 문제가 없었는데, 문제는 현장에서 이용하는 마을 화장실이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야외 화장실이면 재래식이겠지만 뭐, 그냥 쓰면 될 거라 여겼다. 그런데 먼저 화장실에 다녀온 동료의 말에 이런 생각은 온데간데없이 날아가 버렸다. 


“으, 화장실이 재래식인데 안에 벌이랑 나방이 엄청 많아요.” 


화장실에 벌이라니. 이건 또 무슨 공포물인가. 재래식 화장실에 나방이 있는 건 어떻게든 이해하겠는데 거기 벌이 왜 있어? 원래도 곤충을 무서워하는 편인데 벌이라니. 갑자기 난이도가 너무 높다. 그날부터 현장에 나갈 때면 하루 종일 식음을 전폐했다. 벌이 나오는 화장실에 들어갈 용기가 없어서.     


이런 이유로, 현지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내 기도는 거의 매일 비슷했다.    

  

‘하나님, 부디 오늘 숙소로 돌아올 때까지 제 ’식음 전폐 화장실 안 가기‘가 잘 되게 해주세요.’


‘하나님, 이제 겨우 점심시간인데 너무 배고파요. 어....... 위가 잠깐 잤다가 저녁때 깨게 해주시면 안 될까요? 좋은 생각 같지 않아요?’


‘하나님 저 지금 화장실 너무 급해요. 제발 숙소에 빨리 도착하게 해주세요. ......하나님? 길이 왜 막히죠? 사랑하는 사람이 수치를 당하지 않게 해주신댔잖아요? 저 안 사랑하세요? 아, 저 진짜 급해요! 하나님! ......으으.’     


......뭐, 이런 식이었다. 


여전히 이런 걸 기도라고 해도 괜찮을까 싶긴 하지만. 어쨌든 내내 이랬다.

     

덜컹거리는 산길을 덜덜 떨며 출근하고, 주린 배를 움켜쥐며 일하다가 퇴근길 내내 화장실을 참고, 숙소에 도착하면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기. 전기 나간 방에서 촛불을 켜고, 심리적 최후 방어선 같은 모기장 안에서 쪼그려 자다가 또 새벽같이 일어나 덜덜 떨며 출근하기. 그런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반복하니 어느새 조사 일정이 끝나가고 있었다.     






드디어 현장 조사가 다 끝나던 순간, 산 너머로 해가 길게 눕던 게 기억난다. 


알게 모르게 몸에 스며있던 긴장감이 스르르 풀리기 시작했다. 저 멀리, 다른 스텝들이 하나둘 차로 돌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니 지난 한 달간의 아프리카 출장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맡은 일을 끝까지 잘 해냈다는 작은 뿌듯함이 몽글몽글 피어났고, 기분 좋은 피로감도 느껴졌다. 


모든 일정이 무사히, 잘 끝났다. 출근하다 낭떠러지에서 추락사하지도 않았고, 재래식 변소에서 벌에 쏘이지도 않았으며, 말라리아 약은 먹을 필요도 없었다. ‘하루 종일 식음 전폐하고 화장실 안 가기’도 성공했음은 물론이다.     


하나님이 내 모든 일정을 돌보셨다는 확신이 들었다. 


사실 출장 내내 느끼고 있었다. 덜컹거리는 차 안에서 무서워하면 곧 편안한 마음을 주셨으며, 아무리 음식을 잘 안 먹었다지만 일하는 동안은 신기할 만큼 화장실 신호가 없었다. 말라리아 걱정이 무색할 만큼, 4주 출장 동안 모기 한 방 물리지 않았다. 다른 동료는 모기 밥이 되었는데. 


도저히 무리일 것 같았던 조사 목표도 잘 이뤘고, 누구 하나 상하지 않고 뭐 하나 어그러지지 않은 채 일정이 끝났다. 말라위 사람들은 나를 호의로 대했고, 음식도 하나같이 맛있었다. 하나님이셨다. 긴장과 두려움과 막막함으로 가득했던 내 첫 출장을 하나님께서 상냥하게 이끄시고 다정히 도우셨다.    

 





그렇게 하나님이 나를 세밀하고 다정하게 돌보셨다는 사실에 감동해서 마음이 촉촉해지던 찰나....... 응? 이게 뭐야. 갑자기 배가 살살 아파왔다. 배탈이었다.      


아니, 잠깐. 지금요?     

 

당황스러웠다. 방금까지 감동에 겨웠던 내 기도는 뭐란 말인가? 화장실 문제가 없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도 기도했는데, 기도 끝나자마자 이렇게 갑자기 배탈이 난다고? 오늘 먹은 것도 거의 없고, 그마저도 2주 내내 먹던 익숙한 음식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배가 아프다니. 하나님 지금 이게 뭐예요?  

   

하지만 더 생각을 이어갈 수 없었다. 순간 소름이 삐쭉 돋을 만큼 배가 아파왔기 때문이다. 머릿속이 새하얘져서 더 생각을 이어갈 수 없었다. 화장실, 화장실에 가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마을 화장실엔 벌레가 너무 많다고. 벌도 나온다고 했단 말이야.    

  

어떻게든 참아보려고 애를 썼지만 그럴수록 배만 더 아팠다. 이대로 한 시간 넘게 차를 타고 퇴근하는 건 무리다. 어쩔 수 없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일행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차에서 내렸다. 


내리자마자 보이는 사람을 아무나 붙잡고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었다. 친절한 인상의 여성분이었는데, 내 말을 알아들으시는 것 같은데 무언가 대답하지는 않았다. 대신 웃으며 나를 어디론가 안내했다.  

    

‘아, 진짜 화장실 안에 벌이 날아다니면 어떻게 하지? 하나님은 왜 이러시는 거야, 지금까지 내내 아무 문제 없었는데 왜 하필 마지막에...... 하.’     

 

그 와중에도 발은 계속 여성을 따라 걸었다. 우리는 낮에 조사를 진행했던 허름한 건물의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이 방향대로면 건물 뒤쪽이다. 그쪽이라면 산 아래 꽤 넓은 풀밭이 있던 곳이다. 아무래도 그 풀밭에 야외 재래식 화장실이 있나 보다.    

  

그런데 막상 도착한 곳은 여전히 실내였다. 어? 재래식 화장실을 건물 안에도 만드나? 날 안내해준 여성분이 무언가 말을 하며 어떤 문을 가리켰다. 안타깝게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말라위의 공용어 중 영어가 있긴 하지만, 모든 주민이 영어를 쓰는 건 아니다. 시골에는 현지어만 사용하는 주민들도 꽤 있는데 이 여성분도 그런 경우 같았다. 계속 말을 걸어도 내가 못 알아듣자 답답했는지, 먼저 움직여 확-하고 문을 열었다.    

  

‘으윽. 벌래 많은 재래식 화장실이 나오겠...... 어?’     


문 안쪽으로,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하얀색 변기와 세면대, 그리고 천장과 벽까지 꼼꼼하게 붙여놓은 타일들. 한국에서 흔히 보는 평범한 화장실이다. 당연히 벌은커녕 파리 한 마리 없었다. 예상치 못한 모습에 놀라 순간 굳어버린 내게 그녀가 무언가를 꺼내 내민다. 새하얀 두루마리 휴지다. 그러고는 친절히 웃으며 자리를 피해주었다. 나는 홀린 듯이 변기에 앉았다.


“와.......”     


뒤통수를 뭔가로 세게 맞은 거 같았다. 헛웃음이 나왔다.      


“세상에. 이 한심한 인간아.”      


2주 동안 화장실을 안 가기 위해 했던 그 처절한 노력이 떠올랐다. 현장 조사 첫날, 먼저 화장실을 썼던 동료가 화장실이 재래식이며 안에 벌과 나방이 있다는 소식을 전해준 뒤부터 나는 단 한 번도 현장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앞으로 들르게 될 모든 산골 마을 화장실이 다 그럴 것이라고 이미 마음속으로 결론 내려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런 화장실이 있을 줄도 모르고 현장 화장실은 전부다 야외 재래식에 벌레가 잔뜩 날아다닐 줄 알았단 말이지? 여기는 가난한 저개발 국가의 시골 마을이니까? 와, 나라는 인간, 대체 얼마나 편협한 거야? 정말, 아주 부끄러웠다.     


볼일을 마치고 화장실을 나오는데, 아까 내게 화장실을 안내해주고 휴지를 건네주었던 여성분이 근처에 청소 도구들을 들고 서 있는 게 보였다. 눈이 마주친 그녀는 또 친절하게 웃어주었다. 그녀가 들고 있는 도구들은 한눈에 봐도 화장실 청소용이었다. 사람들이 거의 다 떠난 건물에 왜 남아있나 했더니 이 건물의 청소를 담당하는 사람이었던 거다. 또 헛웃음이 나왔다. 심지어 정기적으로 청소를 담당하는 직원도 있었어. 그러고 보니 화장실이 꽤 깨끗했다. 또 한 번, 이마 위에 ‘저는 편협한 바보입니다’ 딱지가 떡 붙는 기분이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어둠이 가득 깔린 도로가 빠르게 지나갔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그 모습을 바라보는데, 마음 깊은 곳에서 감사함이 떠올랐다.      


우선, 출장을 떠나오며 걱정했던 문제가 하나도 발생하지 않았다. 걱정했던 안전 문제, 건강 문제 중 그 무엇도. 팀원들과도 재밌고 즐겁게 일했다. 내가 했던 자잘하고 사소한 기도들까지 모두 다 이루어져 있었다. 내가 존재하는 시간과 공간에 빈틈없이 임재하고 계시는 하나님이 아주 가깝게, 그리고 매우 친근하게 느껴졌다. 출장 내내 날 보호하신 하나님, 내 작은 기도 하나 땅에 떨어지지 않게 나를 품고 이끌어주신 하나님, 해야 할 일을 무사히 마치게 해 주신 하나님, 두려워하고 걱정하던 일들이 실제가 되지 않게 해주신 하나님. 모두 감사했다.      


무엇보다 가장 마지막에 있었던 일이 정말 감사했다. 갑자기 왜 그렇게 배가 아픈가 했더니, 내가 그 화장실을 꼭 봐야 했던 거다. 그리고 알아야 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편협했고, 알게 모르게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는지. 


굳이 화장실을 안 가겠다고 하루 종일 물도 음식도 안 먹고 버티던 내 모습이 얼마나 우습고 어렸는가. 그런데도 하나님은 출장 기간 내내 내 기도를 들어주시고 내 뜻대로 해주셨다. 그리고 마지막 날 내 어리석음도 보게 하셨다. 거기까지 생각하니 하나님이 참 멋있었다. 한없이 상냥하게 나를 보살피시고 응석을 받아주시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배워야 할 것과 반성해야 할 것은 꼭 가르치시고 넘어가신다. 그 모습이 참 멋있고 든든했다. 또한 ‘내가 정말 하나님 자식이구나, 하나님이 정말 날 사랑하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기뻤다.    





  

하나님을 떠올리면 알 것 같으면서도 정확히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 감정이 든다. 


학교 잘 다녀오라며 안아주던 엄마 품에서 느꼈던, 지각할까 봐 차로 데려다주던 아빠 옆에 앉아 느꼈던, 동생과 함께 웃을 때의, 단짝 친구가 내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줄 때의, 기분 좋은 놀람을 선물해주던 사람과 마주 웃을 때의, 그 모든 때와 비슷한 그런 감정. 내가 아는 모든 달고 몽글몽글한 감정들을 모아놓은 것 같은 그런 마음. 


사랑받고 있음을 확인받고, 또 확인받을 때의 그 기쁨. 하나님을 떠올리면 꼭 그런 감정을 느낀다. 그러면 발가락 끝에서부터 간지러운 무언가가 보글보글 차오르는 것 같고 괜히 코끝에 열이 몰리는 것 같다. 괜히 웃음이 나고, 든든해서 어깨를 쭉 펴게 된다. 


이런 시간이 쌓여갈수록 하나님 앞에서 내 기도는 더 편안하고, 사적이며, 내밀해진다. 


‘하나님은 나를 좋아해. 하나님은 나를 사랑해. 내가 하는 기도를, 나와의 대화를, 내가 하나님을 바라보는 걸 좋아하셔. 아무리 작고 사소해도 내 기도는 결코 땅에 떨어지지 않아.’  

   

혼자 떠나는 아프리카 출장에 온갖 걱정으로 잔뜩 겁먹었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모든 여정 동안 내 옆에 하나님이 계셨기 때문이다. 덕분에 첫 해외 출장을 무사히, 즐겁게 마쳤다. 하나님께서 당면한 과제와 어려움을 이겨 나가게 하시고, 그 모든 기간 동안 친밀히 교제하며 날 안전하게 지키신 덕분이다. 거기다 마지막 교훈까지. 완벽한 엔딩이다. 역시, 하나님 진짜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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