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늘 감사함을 잊지 않기
사소한 것에도 감사함을 잊지 말아요
세상에는 여러 장애인이 살고 있다. 그 중 나처럼 눈이 안 보이는 장애인도 있고, 몸이 불편한 장애인도 있다. 발달장애인도 있고, 정신장애인도 사회에서 같이 살고 있다.
이런 장애인들을 보는 사회의 시선은 아직까지 ‘도움을 줘야 하는 대상’, ‘도움을 받는 게 당연한 존재’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틀린 생각이다. 장애가 있다고 해서 모든 걸 도와 줄 필요도 없고 오히려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혼자 하는 게 좋다. 장애가 있다 해서 무조건 도움만 받는다는 건 정말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고 답답해 보일 수 있으나 익숙해지면 오히려 ‘이 친구는 원래 이랬지’ 하고 이해하게 된다.
그런데 한 가지 알아 두어야 하는 게 있다. 바로 장애인들도 도움을 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늘 도움 받는 걸 감사하게 생각하며 도움을 주는 사람에게 깊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장애인이 도움을 받아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다. 나도 눈이 불편하기에 물건 찾기를 도움 받거나 명세서, 카드 등의 숫자를 볼 때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지내니까. 그러나 그것을 한 번도 당연하게 생각한 적은 없다. 아니, 정확히 예전의 나는 도움 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며 받아 들였다.
나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이었다. 사람들이 도와주는 게 고맙다는 생각보다 내가 안 보이니까 당연하게 도와주는 게 맞다고 여기며 살았다. 그런데 대학교 3학년 때, 장애인 인식 개선 활동을 하며 생각이 크게 바뀌게 됐다.
가장 놀라웠던 건 장애인을 도울 때 먼저 ‘도와 줄까요?’ 하고 물어봐야 한다는 걸 그 때 처음 배웠다. 그렇다. 만약 여러분이 장애가 있는데 무조건 도움만 주려 하면 어떨까? 분명히 자신을 동정한다고 생각해 불편할 수 있다. 그것을 나는 인식 개선 강의를 통해 배우고 느꼈다.
그 이후로는 도움 받는 걸 당연하게 여기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도움을 받을 때,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하며 감사를 자주 표현하려 노력하고 있다.
도움을 받는 건 어쩌면 편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과연 장애인에게는 어떨까? 처음에는 좋을 수 있지만, 나중에는 그 도움이 편해져 계속 도움만을 바라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니까 도움을 받아도 최소한의 도움을 받으면서 할 수 있는 건 혼자 하는 게 제일 좋다.
어떤 사람은 내 글을 보고 장애인을 돕는 게 어떠냐는 말을 할 수도 있다. 아니면 어떤 장애인은 도움을 받는 게 어떠냐는 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도움을 받는 걸 하지 마라는 게 아니다. 도움을 받더라도 감사함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것 뿐이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장애인들이 도움을 받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당연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오늘도 나는 수많은 도움을 받고 집에 왔다. 나에게 내밀어진 수많은 도움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를 도와준 사람들에게 언제나 감사함을 느낀다.
그 감사함이 형식적인 감사가 되지 않도록 늘 내 자신에게 속삭인다. 늘 감사하며 살자고. 그리고 앞으로도 감사함을 잊지 말자고.
감사함을 잊지 않는다면 조금 더 행복함이 넘치는 하루가 될 것을 나는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