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다 잘 될 거라는 말의 의미
엄마의 따스한 한마디
"다 잘 될 거야."
늘 엄마가 내게 하시는 말씀이다. 나는 이 말에 희망을 보며 위안을 얻고 있다. 힘들 때도, 슬플 때도, 화가 날 때도 위안이 되는 한마디. 그 말이 엄마의 말이다.
나는 늘 불안했다. 언제나 답답했고 모든 게 다 막막한 안개 같았다.
뭘 해야할지, 어떠 걸 하면 좋을지도 모른 채 그렇게 학창 시절을 보내며 하루하루를 살았다. 그렇다보니 다른 사람들이 진료에 대한 샌각을 할 때, 나는 그저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을 지니고 있었다.
그게 잘못된 생각인 줄은 알지만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은 막막함이 나를 붙들고 있었다. 그래서 뭔가를 하는 게 싫고, 무의미 했고 지쳐 있었다.
바람이 불면 훅 날아가 버릴 것만 같은 그런 막막함. 그것이 나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모든 사람들이 각각의 꿈을 가지고 살 때 나는 한 자리에 멈춰 서서 그것을 지켜만 볼 뿐이었다.
그러다 내가 약을 먹기 시작하면서 모든 게 더 답답하게 느껴졌다. 약에 대한 부담이 아니라 내가 왜 아픈지, 왜 갑자기 이런 게 온 건지 알 수 없었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해서 그럴까? 아니면 잠을 안 자서? 아니면 너무 불안해 해서 그럴까? 그런 생각을 하며 답답해할 때, 엄마는 늘 한 자리에 계셨다. 나를 믿고 늘 힘을 주시면서 나에게 늘 '다 잘 될 거야'라고 말씀 하시며 나를 받쳐 주셨다.
엄마에게 있어 나는 언제나 자랑스러운 딸이었고, 예쁜 딸이었던 거다. 약을 먹든 안 먹든 엄마에게 있어 나는 사랑스러운 딸이었다. 내가 살이 찌고 모습이 변해도 그 자체로도 엄마는 나를 사랑했고, 나를 많이 아끼고 있음을 오늘 울면서 알았다.
오늘 병원 문제로 엄마와 다퉜다. 늘 나는 병원을 옮기자고 하고, 엄마는 내게 조금 더 병원을 다니자며 나를 설득하셨다. 그러나 나는 늘 그랬듯 내가 이기려고 엄마와 다퉜고, 결국 하루의 마무리가 안 좋게 끝났다.
그래서일까. 평소 울지 않던 내 눈에서 눈물이 솟았다. 나도 다니던 병원을 계속 다녀야 함을 안다. 알지만, 찾아오는 초조함과 불안함을 견딜 수 없어 병원을 옮기려 했는데 엄마는 한 번 본 선생님이 계속 보며 약을 주셔야 한다고 하셨다.
그렇다. 모든 병이 그렇지만 늘 그렇듯 한 의사가 진찰을 해야 병을 알고, 그 병에 대한 진단을 올바르게 내릴 수 있다. 알면서도 나는 또 고집을 부린 것이다. 그래서 눈물이 솟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더 눈물이 나며 코를 훌쩍였다. 그러다 결국 엄마에게 다가가 울음을 터뜨렸다.
"엄마, 나 언제 나아? 내가 엄마 힘들게 했잖아. 내가 더 좋았더라면 나았을 텐데 …“
그 말을 하면서도 눈물이 계속 흘렀다. 자꾸 흐르는 눈물을 어쩔 수 없어 그냥 이불에 흘리며 엄마가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것을 느꼈다.
엄마는 나를 달래시며 늘 그랬듯 '다 잘 될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라고 말씀 하셨다. 그 말이 얼마나 위안이 되고, 힘이 되는지 … 내게 너무나 감사하고도 감사한 그 말이 오늘도 나를 다시금 일으키게 만들었다.
그렇다. 세상을 살면서 모든 일이 다 잘 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 엄마 말처럼 다 잘 될 수 있음을 나는 알게 됐다.
이제는 조바심을 내려놓고 내일은 더 힘차게 웃으며 시작해야지. 아직은 약을 먹고, 가끔 불안해도 그 속에도 힘을 얻을 수 있으니까.
모든 건 상대적임을 오늘도 알게 된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