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항상 작은 것이라도 말해야 알 수 있어요
무엇이든 안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
어릴 때부터 나는 부정적인 면이 강한 아이였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듯하면서도 속으로는 부정적인 면을 많이 찾았고 그렇기에 원망과 불평도 많았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내 밝은 면을 보다 내가 부정적으로 행동하면 많이 놀라거나 많은 꾸지람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크다보니 자연스럽게 대학에 들어 가서도 늘 부정적이었고, 누군가에게 도움만을 받을 생각만 했다. 내 스스로 뭔가를 하기보다 누군가 나를 도와주고 그로 인해 내가 발전하기를 바랐던 것 같다. 그러나 사람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게 한계가 있고 그것이 당연하다는 걸 몰랐다.
그리고 도움을 받을 때 어떠한 것을 도와주면 좋을지를 말해주면서 서서히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것도 알지 못하는 어린 아이였다. 누구나 도움을 바랄 수 있지만 내 마음 속 도움까지는 알지 못하는 게 현실인데 그걸 모르고 '왜 나는 늘 도와주지 않는 걸까?' 하고 생각하며 우울해 했다.
그 생각 자체가 잘못된 거라는 인식도 없었고 당연하게 받아 들여지는 그런 삶을 살았다. 그러다 어느날인가 엄마와 크게 싸웠는데 엄마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엄마도 니 속이 뭔지 몰라. 니 속을 보여야 알지 누가 그걸 알아주길 바라서는 안 돼. 너는 엄마 속을 알고 있어? 너도 알지 못하잖아! 그런데 니 속을 알아 달라고 하는 건 아니야.”
그 말이 내게 화살처럼 와 박혔다. 그랬다. 내 속을 진심으로 보여야 상대방도 나를 도울 수 있고, 내 속을 알 수 있음을 그제야 깨달았다. 상대방에게 너무 과하게 내 속을 보일 필요도 없지만, 조금은 힘들다는 걸 말해도 되는 거였음을 알았다.
‘아 … 내가 너무 혼자만의 생각을 많이 했구나. 나만을 보고 주변인을 생각하지 못했던 거구나.’
그 생각이 들자, 내가 잘못한 것들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그러면서 그 동안 도움만을 바랐던 나를 내려놓게 됐다. 처음부터 그게 잘 고쳐지진 않았지만 차차 해 나가자 어느정도 내가 필요로하는 도움을 요청하고 그러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모든 게 시행착오 투성이인 대학 생활이었지만 사회에 나오는 과정 중 하나라 생각하면서 천천히 나를 바꿔 나가려 노력하기 시작햇다. 그러자 어느새 조금씩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이 늘고 내가 할 수 잇음을 알 수 있게 돼 좋았다.
누구나 마음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게 하나쯤은 있다. 그걸 박으로 내보내느냐 아니면 나처럼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한 없이 하늘만 보느냐는 마음과 자세가 천지 차이가 될 만큼 달라진다. 최근 그런 것들을 더 느끼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데, 때로는 실수도 하고 넘어지면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나 혼자서 안 되는 일은 도움을 받지만, 그게 아닌 것은 혼자 할 수 잇는 멘탈도 생기고 사회에 나와 일을 하며 자신감도 많이 붙었다. 그러면서 부정적인 마음이 긍정적인 마음으로 변해 많은 발전을 했다. 예전에 어린아이가 이제는 어른스러움을 점점 갖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되니 얘기하는 폭도 넓어지고 세상을 보는 시각도 변화가 일어났다. 이제는 더 이상 혼자 울지 않는다. 마음을 삭히는 것도 안 하고 힘들면 힘들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점차 나를 더 바꿔 나가려 노력하고 있다.
아직 나는 세상을 다 살지 못했다. 그래서 어떻게 더 바뀌고, 더 연마 될지 모른다. 그렇지만 한 가지 단언하고 싶은 건 더 이상 원망과 불만으로 가득하지는 않을 거라는 점이다. 이제는 살아가며 배우는 모든 것들을 인정하고 받아 들이려 한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려 한다. 무엇이든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준다는 생각은 이제 버렸다. 조금 더 나은 내가 돼 웃으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