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통해 느낀 것들
내가 ADHD라고 생각하기 전에 나는 한마디로 말하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차원 그 자체엿다. 지금도 그런 면이 남아 있지만 예전의 나에 비하면 지금은 아주 약한 수준의 사차원이라 괜찮다.
그 때에는 다른 사람 말도 듣지 않고 오로지 내 생각만을 밀어 붙였고, 내가 하고 싶은 말만을 하며 나를 고립 시켰다. 그러다보니 그 때의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안 좋게 보였을지, 그리고 얼마나 싫은 존재로 보였을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물론 내 성격도 포함이 됐을 수 있지만, 약을 먹고 좋아진 걸 보면 ADHD의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이걸 느끼면 진작 약을 먹을 걸 하고 생각도 해보지만 지금이라도 약을 먹고 달라지는 내가 있기에 안도 할 수 있다.
예전에 약을 먹지 못했던 건 그 당시만 해도 ADHD라는 단어나 정신과에 간다는 것자체가 많이 활성화가 되지 않았을 때였던 탓이 컸다. 지금과 달리 예전에는 정신과에 가는 걸 많이 반대하는 분위기였고, 내가 언제나 밝게 행동하는 면이 있어 주변에서 눈치채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가족들조차 눈치채지 못했으니 주변인들은 오죽했을까 싶다.
그러다가 갑자기 툭툭 튀어나오는 이상한 말과 행동들이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하게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더 내가 고립 됐던 것임을 지금은 깨닫고 있다. ADHD에서 약을 먹느냐 먹지 않느냐는 큰 의미가 있다.
약을 통해 내가 나아질 수 있고, 주의력이 좋아져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볼 수 있어 나는 약을 먹기를 잘 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렇다고 약에만 내가 의존한 건 아니다. 약을 먹으면서 상담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고쳐야 할 부분들을 고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그러자, 놀라울 만큼 좋아졌고 현재의 내가 있을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나는 약을 먹어가며 변화 되고 싶다. 만일 약을 끊게 된다면 좋지만, 그게 안 된다면 그것 역시 받아 들일 생각이다. ADHD는 뇌 호르몬 문제고, 내가 걸리고 싶어 걸린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약 역시 중요하다는 걸 나는 잘 알고 있다. 요즘은 불안도 줄어들고 매사가 조금씩 안정됨을 느낀다. 이 안정이 계속 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