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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작가 정해경 Jul 04. 2023

[몰타여행] 마샬셜록, 일요일 아침 몰타 수산시장 풍경

몰타 어학연수 제2장 #4 몰타의 남부, 마샬셜록(Marsaxlokk)

50대에 어학연수는 핑계고   


제2장 프리인터미디어트 몰타  

#4 몰타의 남부, 마샬셜록(Marsaxlokk)    


몰타 남부에는 몰타 최대의 어시장인 마샬셜록이 있는데요. 매주 일요일 오전에만 열리는 어시장을 보기 위에 현지인도 관광객도 모두 마샬셜록을 찾는다지요. 오늘은 몰타의 남부로 가보겠습니다. 


몰타에 가기 전에 몰타에서 그림을 좀 그려보려고 몰타에서 유명한 스폿을 찾으니 어김없이 언급되는 곳 중의 한 곳이 마샬셜록(Marsaxlokk)이었다. 몰타 전통배인 루쯔(luzzu)와 카직(kajjik)이 조그마한 항구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이국적인 풍경은 실제로 보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그리고 몰타에 온 첫날, 호기심에 시티투어 버스를 탔었고 나를 마샬셜록에 내려놓았다. 그림으로만 그렸던 마샬셜록이 내 눈앞에 펼쳐지니 기분이 참 묘했다. 

그림으로 그렸던 마샬셜록이 눈앞에 있구나. 


마샬셜록이라는 이름은 영어도 아닌 듯한 오묘한 이름인데 항구를 뜻하는 아랍어 마르샤(Marsa)와 몰타어로 남동쪽을 의미하는 셜록(xlokk)의 조합으로 탄생한 단어란다. 몰타도 7세기 경에는 아랍의 지배를 받았는데 몰타어에도 영향이 많이 남았다. 그 뜻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사하라 사막에서 불어오는 건조한 시로코 바람의 이름과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 더이상 자세히는 잘 모르겠다. 참고로, 지중해는 의외로 사하라 사막 기후의 영향을 받는 곳으로 봄에는 황사도 있고 시로코 바람이 불면 여름이 시작된다고 한다.  

몰타의 전통적인 어촌이 남아 있는 거의 유일한 항구.


막상 몰타에 와보니 생각했던 것과 가장 다른 건 어족자원이었다. 몰타는 지중해 한가운데 있기 때문에 어딜 가나 수산물이 넘쳐날 줄 알았다. 하지만 의외로 수산물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지 않았다. 그건 지중해 바다의 특성 때문으로 어족자원이 풍부하려면 소위 말하는 뒤집어지는 바다여야 한다. 지중해는 다른 바다와 달리 잔잔한 편이라 플랑크톤이 다른 바다에 비해 풍부하지 않아서 고기가 잡히기는 해도 해산물이 풍부하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그런 몰타에서 유일한(?) 수산시장은 바로 남부에 있는 '마샬셜록'이다.  고기잡이 항구로는 아마 마샬셜록이 유일한 것 같았다. 몰타에서 생선가게가 있긴 하지만 많지는 않고 마트의 해산물 코너는 우리나라 대형마트 보다 종류가 더 적었다. 그래서일까. 마샬셜록에 어시장이 서는 일요일 아침이면 현지 주민들부터 관광객들까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룬다. 

마샬셜록 입구에서부터 대성당까지 항구를 따라 늘어선 천막들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모두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마샬셜록은 원래는 수산시장만 있었다고 하는데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지금은 '다 팔아요' 느낌의 시장이었다. 없는 걸 찾는 게 더 빠르겠다 싶을 정도다. 생선은 물론이고 몰타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 과일, 꿀에 각종 잡화와 기념품까지 다 있다. 


우리나라와 비교하자면 바다와 접하고 있는 동해안에서 열리는 새벽시장의 반에 반에 반도 못 되는 규모고 작은 시골 장터 같은 느낌인데 그건 몰타가 워낙 작은 나라다 보니 감안해야 한다. 몰타에서 계속 있으니  이 시장도 나름은 규모가 있는 시장이었다.  대략은 오전 8시 30분 정도에 시작하는데 생선들의 경우는 10시경 정도면 슬슬 매진이 되기 시작하고 정오 정도면 시장은 끝이 난다. 그야말로 일요일 오전 시장인 셈이다. 


현지인들은 생선을 사기 위해 장이 서자마자 마샬셜록을 찾는다. 


전통시장들이 다 그렇듯 생선가격은 싸다고 느껴졌다. 특히 연어의 경우 한국에 비해서 정말 신선하고 가격이 싼 편인데 솜씨가 좋은 애들은 연어 초밥, 연어 구이 등 연어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해 먹는 것 같았다. 생선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생선요리는 잘 못하는 편이기도 하고 마샬셜록에서 곧장 집으로 간 적은 한번도 없었기에 이곳에서 생선을 사지는 않았다. 대신 슬리에마에 있는 생선가게에서 대하를 사니 엄청난 양이어서 소금구이도 해 먹고, 쪄 먹고, 짬뽕에도 넣고 진짜 질릴 때까지 먹었다. 

몰타에서는 무조건 연어를 드세요. 대하도 싸답니다. 


농부들은 자신들이 직접 지은 농산물을 이곳에서 팔기도 하는데 마트보다 저렴하고 보관도 오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딸기철에는 2팩에 5유로니 우리나라 돈으로 약 8천 원 정도인데 양도 많고 당도도 좋아서 몰타의 딸기 맛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뜨거운 지중해 햇살이 키워내는 농작물이었다. 


몰타의 전통 디저트로는 '유가'가 유명하고 '몰타 꿀'도 특산품이다. 발레타에서 유가나 꿀을 파는 곳을 보기는 했는데 마샬셜록이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라서 그런지 종류도 많고 다양했다. 규모는 작아도 품목이 다양한데다가 다른 곳에서 보지 못했던 몰타 관련 제품들도 있어서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 했다. 


특히 여름이 되면 수영복, 여름 샌들, 모자 등등 한 철 입고, 신고 난 후 버리기 딱 좋은 것들이라 시내에서 적당한 것 찾기가 마뜩치가 않다면 마샬셜록에서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필요한 생활잡화들도 한가득


엄청난 사람들로 붐비던 어시장도 오전 11시 정도면 거의 파장하는 분위기다.  이미 다 팔아 치운 생선가게들은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실제로 정오가 지나면 이미 철수하는 분위기라 볼 게 거의 없고 평일에 찾는다면 같은 곳인가 놀랄 정도로 조용한 어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모든 곳이 사람들로 가득한 일요일 마샬셜록의 모습


도로변으로 식당들이 즐비한데 다들 호불호가 있는 편이라 음식 추천은 조심스럽다. 무엇보다 사람이 미어터지는 일요일에는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정신이 없을 정도로 모두가 다 바쁜 상황이다. 이런 곳에서 음식 퀄러티는 음- (물론 내가 못 가본 곳중에서도 좋은 곳은 있으리라. 내가 못 찾아냈을 뿐).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미슐랭 별을 받은 레스토랑 'Tartarun Restaurant'인데 반드시 예약을 하는 곳이라 한번도 먹어보지는 못했다. 몰타를 다시 간다면 꼭 방문해 보고 싶은 식당이다. 


다음은 마샬셜록에서 먹어본 레스토랑이다.  


Carrubia  

현지 유학원인 '몰타 스토리'를 통해서 몰타를 온 사람들을 위해 몰타 딸기 축제를 함께 방문했었다. 그때 마샬셜록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이곳으로 안내했다. 그곳에서 맛본 생선요리인데 이름은 잘 모르겠고 우리나라 도미찜 비슷한 느낌인데 맛은 꽤 좋았다. 


Rizzu 

이곳은 어학원에서 남부투어로 갔을 때 방문했던 식당이다. 너무 많은 식당이 있으니 결정장애가 생겼는데 가이드가 추천해 준 곳인데 다른 테이블에서 먹고 있던 해산물 플래트가 맛있어서 보여서 먹어봤다.  


Mr. Fitz. 

몰타에 온 첫날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멋도 모르고 내리니 마샬셜록이었다. 다시 버스를 타기 까기 1시간 정도밖에 여유가 없었기에 가장 빨리 먹을 수 있는 피자를 시켰는데 괜찮았다. 땅콩, 우유 등 알레르기가 있을 경우를 대비해 모든 성분이 다 표시되어 있었고 채식주의자를 위한 피자까지 안내되어 있는 메뉴판이 이때만 해도 너무 신기했다. 런던을 가보니 그런 건 생활이었다. 


덧, 마샬셜록은 어시장이 서는 오전에 가는 것이 가장 좋다. 오전을 놓쳤다면 일몰과 함께 한적한 바다에서 저녁식사도 괜찮다. 


+ 다음 이야기 : 갑자기 포르투 여행. 




'50대에 어학연수는 핑계고' 1장은 매거진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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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정해경


      

여행작가 정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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