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쏘는 딸
며칠 후면 네 생일이구나.
네가 가족 단톡방에서 점심도 못 먹었다는 소리에 내가 "퇴근 시간인데 어떡하니? 지금까지 안 먹어서?" 하니까 엄마가 너무 즉각 즉각 반응한다며 짜증을 내는 것을 보고 속이 상했어.
그런데 엄마에게 짜증 낸 것보다, 네가 그래 직장 생활하랴, 퇴근 후 바로 대학원 수업받으러 가느라 식사도 제 때 못하고...
'사느라 고생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치열한 경쟁의 세상 한가운데서 에구...
하지만 또 그 안에 녹아 있는 기쁨과 영광의 훈장이 몇 개 인지를 잊지 말았으면 해!!
"고등학교 때 네가 한 말 기억나?"
"공부하는 게 제일 재밌어. 엄마!!" 참 다행이라 생각했지.
모든 애들이 다 너 같지 않아.
그때 넌 효도 다했어. ㅎ
그 생각하면 마흔이 넘은 네가 내게 톡 쏘아대도 견딜 만 해!
'오죽 힘들고 치열하면 그럴까!!'
처음엔 생각 없다더니 그렇게 석사 가고 박사 가느라 힘든 걸 하고 있으니 할 말이 없구나. '아무것도 없어도 될 텐데'라는 생각도 들지만 네가 한 결정이니...
나도 마흔여섯에 대학 간다고 하니 "
누나 철 좀 들어"라는 말을 들었으니...
공부하고 싶다고 할 때는 그런 말이 안들리더라.
산다는 게 그런 거야.
끝없이 치열하게 살다 내려오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것을 어쩌겠니.
다만 부디 건강과 바꾸지는 말았으면 하는 게 그냥 어미 생각인걸...
내가 46세 때였지...
직장을 하루에 두 군데를 다니고 주말엔 간병일까지 하면서 뒤늦게 공부 시작 했을 무렵이었지.
정말 힘들어서 네게 전화 왔을 때 죽고 싶다고 말했지...
그때 네가 해준 한 마디가 뭔 줄 아니?
"엄마 죽지 마!!
내 친구 다른 애는 잘만 크는데
나는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10살에 암에 걸리고,
어머니가 자살하셨대!!
이런 소리까지 내가 들어야 되겠어요?"
라는 그 말에 엄마는 네 입장이 되어보니 네 말이 틀린 게 없는 거야!
정말 미안하고 할 말이 없었어.
그 뒤로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은 아예 절대 하지 않았어...
사랑한다!!
잘 살아보자!!
그리고 힘들 땐 그냥 두 눈을 감고 기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