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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셸 오 Mar 21. 2024

우리에게는 탈출구가 절실하다

<늘 급한 일로 쫓기는 삶> 찰스 험멜

나는 성인이 된 후 사회생활을 하면서 하루가 30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하루 24시간을 일로 꽉 채웠던 시간들 속에서 숨이 막힐 거 같았다. 내가 항상 일에 빠져 살았을 때는, 이런 신앙서적을 읽고 묵상하면서 지낼 상황 속에  놓여있지 않았기에  말씀의 가르침도 받지 못했다. 믿지 않던 나는 이런 신앙서적보다는 자기 계발서들을 주로 찾아 읽었고 내게 묵상의 시간은 하루종일 일을 마친 후에, 마시던, 맥주 한 캔이 전부였다. 하루 중 그 시간은 내게 하루의 일을 돌아보게 했고 내일의 시간을 계획하도록 만들었다.

그렇지만 그것은 온전히 누군가에 의지하는 그런 묵상이 아니었고 나만이.. 내가 스스로 해야만 하는 일들이어서  스트레스가 많았다.


이 책의 저자는 인간에게 하루 30시간이 주어진들 일에 쫓기는 사람에겐 30시간도 모자랄 것이라고 말한다.

왜냐면 그 늘린 시간만큼 일을 더 하면서 일을 기쁘게 하는 횟수는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저자의 생각이

일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일거리가 없는 사람에게는 배부른 소리같이 들릴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살면서 꼭 일에만 쫓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곰곰이 생각하여 보면, 나는 어린 시절을 제외하면 늘 뭔가에 쫓기듯이 살아왔던 것 같다.

학교 다닐 때부터 성적에 쫓기고. 친구들과의 관계에 쫓기고.... 집에서는 가족들과의 관계에 쫓기고..

굳이 직장에서 일로만 쫓기는 삶이 아니었던 것이다.

뭔가에 쫓기면 늘 불안하다.

나는 또한 타고난 기질로도 쫓기며 살았다. 누군가와 약속을 했을 때는 시간에 쫓긴다.

반드시 약속 시간 전에 약속된 장소에 나가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자기 계발서적들은 그런 나를 더 부추겼다. '약속은 신뢰다.'고. 나는 나의 신뢰를 보여주기 위해 더 약속을 굳게 지켜야 했고 반면에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신뢰가 없는 사람이라고 낙인을 찍었다. 아니 화가 났다. 그래서 마음의 안정이 없어지고 약속을 어기거나  가볍게 취급하는 사람들을 미워하게 되었다.

우리 부모님들 역시 내 눈에도 늘 쫓기듯  사는 삶이었다.

겨울에 연탄 백장을 들여놓지 못할것 같은 불안감. 쌀독에 쌀을 채워야 한다는 걱정. 애들 학비를 마련해한다는 불안.. 걱정... 염려. 끝이 없었다. 그런 삶을 아슬아슬하게 유지하다가 덜컥 가족 중 누군가 다치거나 병이 생기면 이제 삶에서 남은 건 걱정과 근심뿐이라. 이제 총체적으로 쫓기는 삶의 울타리 안에 갇히고 만다.

만일,

그때 우리 가족이 하나님을 믿는 상황이었더라면 말씀을 통해 은혜를 받고 그 난관을 더 쉽게 통과하였을지는 모르겠지만. 삶의 굴레에 갇히는 것은 같다.

그런 점에서,

 찰스 험멜의 책은 어느 정도 믿음 안에 있는 자들 중, 일에 치여서 너무 바쁜 사람들에게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것이 취직을 못해서든지 아니면 병이 들어서든지 등등...

그러나.

이제 나는 믿음의 눈으로 이 책을 보기로 한다. 눈길이 갔던 구절들은 아래와 같다.

영적인 재고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매일 갖는 경건의 시간 외 별도로 한 주에 한 시간씩 떼어 놓아야 한다.

과거를 평가해 보고 하나님이 당신에게 가르쳐 주시는 것이 무엇인지 기록하며 ,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계획하라... 바쁠수록 영적인 재고 상태를 파악하는 시간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리스도인의 삶 가운데 가장 치열한 투쟁은 매일매일 하나님을 바라보고 매주 영적 상태를 파악하며 매월의 계획을 위해  적절한 시간을 내는 것이다.

일에 빠져 살더라도 예수님의 가르침을 붙들고 의사결정을 위해 그분의 지혜를 구하고 그분이 맡기신 일들을 행해야 한다.


나는 위에 열거한 점들이 부족했음을 깨닫는다.  교회에 다닌 지 벌써 20여 년이 다 되어가지만 경건의 시간을 따로 분류해 두지 않았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들을 기록해 두지 않았으며...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계획을 잡지도 않았었다.  더욱이 나는 오래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이다.

기다리다가 내가 스스로 결정해 버린다. 어떤 상황에서 기도를 열심히 하며 답을 기다려 보지만 응답이 없을 때가 있다. 그러면 기도했으니 이제 내가 결정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 안에 있을 것이라는 믿음 안에서 행동에 나선다. 그런데 그것이 후일 하나님께서 주신 응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늘 하나님께서는 나의 생각 밖에서 운행하였음으로 언제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깨달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그분이 맡기신 일들..이라는 관점에서 내가 하는 일들을 돌아본다.

교회에서 하는 직분 외, 내게 주신 특별한 능력으로 생계도 해결하지만, 내게로 오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모습을 투영하여 보여주는 그것이다. 이렇게 살아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하게 된 것도 최근에 들어서다. 비록 불규칙적이기는 하지만, 말씀을 듣고, 읽고 기도하면서 나도 모르게, 성령 안에서 성화되어 가는 중임을 증거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하루의 시간을 규칙적으로 보내셨던 것처럼-예수님은 날마다 새벽에 한적한 곳에 나아가 기도를 하셨고... 큰 일을 당하기 직전에서 땀이 핏방울이 되도록 기도하셨다...-

매주 나의 영적인 시간을 정해 놓고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우리의 바쁘고 쫓기는 삶의 탈출구는 바로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비록 믿지 않을 때나 믿음 안에 있을 때나 삶의 고통은 동일할지라도 믿음 안에서는 언제나 우리의 탈출을 도와주는 나의 하나님이 계시니 힘이 불끈 솟는다는 것. 그러니 이제 하나님의 미세한 음성을 들으러 가자.

한적한 나의 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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