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말하는 법을 잊어버린 벙어리의 진짜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부모의 품에도, 친구의 곁에도.
연인의 가슴에도.
그리하여 나는
오로지 내 안에서만 존재한다.
단언컨대 나는 그런 식으로 살아 있다.
오후 세 시와 네 시 사이의 볕처럼.
그 와중에 진 그늘처럼.
일상적이나 불안하며 하나이나 둘이다.
선명하나 사라지며 밝으나 어둡다.
눈물을 자꾸만 목으로 삼켜내면
종국에는 가슴에서 차고 넘친다.
그것은 스스로를 완전히 잠기게 하고
그때의 고요함은 너무 연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