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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 붉은 끝동' 강훈을 만나다

홍덕로 못지 않은 '야심찬' 그의 이야기 

by 후니훈 Dec 31. 2021

배우 강훈의 야망은 단단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 속 냉철한 야망가 홍덕로로 존재감을 널리 알린 강훈. 그는 이제 홍덕로가 아닌 배우 강훈으로서 새로운 야망을 꿈꾼다.


사진제공=앤피오엔터테인먼트사진제공=앤피오엔터테인먼트


27일 강훈과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극본 정해리·연출 정지인)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5%대 시청률로 출발한 '옷소매 붉은 끝동', 7회 무렵 10%를 돌파하더니 이윽고 15회에 자체 최고 시청률 14.3%를 기록하며 화제의 드라마로 우뚝 섰다.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강훈은 주연 배우 이준호, 이세영 다음 가는 화제성 견인의 주역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그는 이산(이준호 분)을 보위에 올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홍덕로 역을 맡았다. 이산의 총애를 독차지하고 싶어 하며 궁녀 성덕임(이세영 분)을 극도로 경계하는 인물이다. 선한 얼굴 아래 차가운 내면을 감추고 있다가 끝내 폭주하는 그의 반전 연기에 '과몰입'했다는 시청자가 적지 않았다.


강훈은 자신이 홍덕로 역으로 캐스팅된 이유 또한 이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는 "PD가 '(나는) 굉장히 선한 느낌인데 눈빛이 서늘하다'고 말했다. 이게 가장 큰 이유 아닐까"라며 웃었다.


'옷소매 붉은 끝동' 오디션 합격 이후 많은 준비를 했다고 밝힌 강훈. 그에게 있어 이 작품은 노력의 산물이었다. 강훈은 "홍덕로는 실제 인물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조사를 많이 했다. 이미 이 인물을 연기했던 선배들도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제공=앤피오엔터테인먼트사진제공=앤피오엔터테인먼트


그는 홍덕로의 감정을 이해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극 중 목숨을 거는 일을 마다하며 이산을 왕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 홍덕로. 이후 자신의 누이인 원빈 홍씨(박서경 분)를 이준호의 후궁으로 들여 왕실의 외척이 되겠다는 더 큰 야망을 꿈꿨다. 그러나 그의 꿈은 원빈의 급사로 좌절되고 말았다.


강훈은 "한 사람을 위해 내 목숨을 바칠 정도로 살아본 적이 없어서 캐릭터를 이해하는 게 힘들었다. 대본을 읽었을 때 '홍덕로는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 의문이 있었다. PD, 이준호와 계속 대화를 나누며 '이런 감정도 있겠구나' 생각하며 연기에 임했다"고 밝혔다.


이준호를 향한 강훈의 진심 어린 연기는 그에게 '홍섭녀'(홍덕로 서브녀)라는 새로운 별명도 안겼다. 이준호를 두고 이세영과 로맨스 경쟁을 펼치는 것처럼 보여 생긴 별명이다. "촬영장에서 PD와 스태프들이 말해줘서 ('홍섭녀'라는 별명을) 알게 됐다"고 밝힌 강훈. 그는 "생각도 못 했다"며 '이렇게 작품을 통해서 별명도 생기는구나' 생각했다고.


별명이 붙었다는 것은 그만큼 인기도 적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강훈은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으로 '홍덕로는 미웠으나 강훈이라는 배우를 발견해서 좋았다'를 꼽았다. 그는 "내 얼굴보다 연기 칭찬을 들어서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특히 악역으로서 시청자들의 원성을 들었던 것에 대해서는 "내가 연기를 나쁘지 않게 잘하고 있구나 생각해서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준호와 이세영에게 연기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밝힌 강훈. 그는 "이준호에게 매 장면을 촬영하기 전 궁금한 것들을 항상 물어봤다. (이준호는) 굉장히 디테일하게 얘기해준다. 이세영은 촬영장에서 에너지가 넘친다. 촬영하다 보면 긴장하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런 긴장들을 잘 풀어준다"고 두 사람에 감사를 전했다.


사진제공=앤피오엔터테인먼트사진제공=앤피오엔터테인먼트


'옷소매 붉은 끝동' 시작 전, 강훈은 대중에게 다소 생소한 배우였다. 그러나 사실 그의 연기 경력은 그리 짧지 않다. 강훈의 데뷔작은 2009년 개봉한 단편영화 '고리'다. 이후에도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 '어서와', '너는 나의 봄' 등에 연달아 조연으로 출연했다. 반향은 크지 않았다.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이름을 제대로 알리기까지 자그마치 12년이 걸렸다.


비로소 주변에서 인기를 체감한다는 강훈은 "부모님이 제일 좋아하신다. 친척들도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집 주변에 돌아다니는 곳들이 있는데, 만나는 분들이 '옷소매 붉은 끝동'을 봤다고 말씀한다"고 덧붙였다.


강훈은 그간 불안과 조급함도 컸다고 언급했다. 특히 1년 반 정도의 공백기를 겪기도 했다는 강훈은 "오디션에 떨어질 때마다 엄청나게 좌절했다"며 "언젠간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 안 좋은 생각을 하지 않으려 애썼다.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았다"고 말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 종영을 앞둔 지금, "배우로서 보여줄 것이 너무 많다"는 강훈의 포부는 단단했다. 그는 "항상 연기에 목말라 있었다. 무대와 카메라 앞에서 '살아있다'고 느낀다. 집에 마냥 있으면 머리가 아프다. 그래서 '나는 평생 연기를 해야 될 사람이구나', '이 일을 즐거워하는구나' 생각했다. 항상 진심을 다해 연기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홍덕로의 원대한 야망만큼 빛나는 야망을 품고 있다는 강훈. "가늘고 길게 배우 생활을 하고 싶다"는 것이 그가 밝힌 소중한 야망이다. 강훈은 "계속 쉬지 않고 연기를 하고 싶다"며 "갑자기 확 올라가서 스타가 되기보다는 산을 천천히 오르듯 정상을 향해 가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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