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9.16 21:40 씀
먼지 앉은 사진첩 하나 꺼냈더니 오래된 기억을 선뜻 소환되는 곳
짧든 길든 여행 후 밀린 빨랫감을 욱여넣을 세탁기가 있는 곳
택배 상자 위 네임펜으로 지울 내 이름 몇 자가 속한 곳
나의 질서 - 이를테면 빨래통이 "흰색-진한 색-수건" 세 개로 나뉘어 있는, 작은 무드등 하나 정도 켜 놓고 자는, 밤 아홉 시가 넘어서도 모카커피를 추출해 마시는, 텔레비전보다는 책을 모시고 사는 거실이 있는, 아빠의 서울살이 짐과 엄마 아빠의 신혼살림과 나의 서울살이 짐과 신혼살림이 혼재해도 아무렇지 않은 풍경 따위-가 옹호받고 통용되는 곳
그런 곳을 집이라 여기며 삽니다